'Diary'에 해당되는 글 72건

  1. 2019.09.23 쓸데 없는 이야기
  2. 2019.08.31 (곧 지를 것 같은) 미니백 위시리스트
  3. 2019.08.03 Jul 2019
  4. 2019.06.30 June 2019
  5. 2019.06.06 May 2019
  6. 2019.05.01 Mar+Apr 2019
  7. 2019.03.02 Feb 2019
  8. 2019.02.03 Jan 2019
  9. 2019.01.18 Dec(2) 2018
  10. 2019.01.01 2018 결산
Diary2019. 9. 23. 12:07


#1.
요즘 최대 고민 중 하나는 점심에 뭘 어떻게 먹을 것인가다. 그 전에야 으레 구내식당을 가거나 근처에서 사먹고 다시 들어가면 그만이었지만 지금은 오후 1시면 일이 끝나다보니 점심 챙겨먹는 게 생각보다 큰 일이다. 집에 와서 챙겨먹는 것도 일이지만 치울 생각만 하면 더 귀찮고 매번 사먹자니 아깝기도 하고. 엄마들이 집에서 점심 대충 챙겨먹는 마음이 이런 건가. 한 알만 먹어도 배가 차는 점심용 알약 같은 게 좀 나왔으면.


#2.
호텔 델루나,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가 그나마 챙겨보는 프로였는데 줄줄이 종영. ‘타인은 지옥이다’는 웹툰은 재미있게 봤는데 요즘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는 잘 만들긴 했는데 뭐랄까, 다들 연기를 너무 잘 해서인지(개인적으로는 특히 주인공 및 주인공 여친의 직장사람들) 드라마로만 보기에는 섬뜩하고 찝찝해서 막상 잘 안 보게 된다. 그러던 와중 반갑게도 백종원의 스트리트푸드파이터2가 어제 새로 시작되서 보는 중. 작년 시즌1을 보고 너무 괜찮은 프로라고 주변에 추천도 하고 그랬는데, 사람들 생각은 역시 다 비슷한 가 보다. 만화가 허영만 씨가 나오는 백반기행도 나의 취향 저격이고. 그나저나 백종원 아저씨는 볼 때마다 참 부럽다. 자기 좋아하는 일로 성공한 것도 부럽고 풍부한 지식, 여유로워 보이는 성격이며 센스 이런 거 모두 다.


#3.
요즘 여유가 있어서인지 동창이나 다리 건너 알던 사람들, 심지어 구남친 등등 옛날에 알던 온갖 사람을이 갑자기 뜬금없이 떠오를 때가 있어서 뭐하고 사나 싶어 가끔 찾아보는 데 대체적으로 그럭저럭 다들 잘 사는 것 같다. 똑똑한 친구들은 대부분 다들 어디선가 연구를 하든 교수를 하든 아니면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고, 나이가 나이다 보니 부모가 된 이들도 많고 빨리 결혼한 사람들은 심지어 학부형(!)이 되어있다. 남편은 우리가 연애 초에 애 낳았으면 걔가 지금 프로듀스101에 나와도 되는 나이가 되었다며 소름 끼치는 농담까지 함. (-_-) 어쨌거나 그럭저럭 잘 지내는 이들은 어떤 식으로든지 추적(?)이 된다. 전에 어디선가 그러더라. 당신이 모니터 상에서 읽는 이야기들은 그럴 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말이고 당신도 그 중 하나일 뿐인데 그걸 대중의 의견이라도 생각하면 안 된다고. 먹고 살기 바쁜 사람들은 읽을 시간조차 없다고.

애초에 인터넷에 흔적을 전혀 안 남기는 사람들도 꽤 있지만, 뭔가 시원찮게 풀리거나 안 좋은 일들을 겪거나 하면 유지해오던 sns마저 중단하거나 아예 탈퇴해버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 오래 알았거나 나름 친분이 있었던, 하지만 자주 보지 못 했던 사람들이 온라인 상의 자취마저 희미해지면 뭐랄까, 마치 증발이라도 해버린 것 같다. 살아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실체를 잘 못 느끼니 유령이 되어버린 것 같은 기분. 먼저 연락을 선뜻 하기도 망설여진다. 나는 잘 사는데 너는 어떠냐고 괜히 들쑤시는 게 아닌가 싶어서. 동성이 아닌 이성친구면 괜히 더 조심스럽다. 흔적을 지우고 지내오던 오랜 친구 하나가 얼마 전 카톡 사진이 올라오기 시작한 걸 보니 안도감이 들 정도였다. 어디서든 잘 지내고 있구나 싶어서.


#4.
여중 여고를 나오긴 했지만 남녀공학인 초등학교, 대학교에서 보면 정말 똑똑하고 괜찮다고 느낀 이들 중에는 (개인적으로) 남자보다는 여자 비율이 조금 더 높았다. 아무리 못 해도 최소 교수는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그런 친구들. 그런데 그 공부 잘 하는 언니들 동생들 생각보다 다들 어디서 뭐하는지 사라진 사람도 많고 평범한 가정주부로만 사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서 좀 충격이었다. 나는 개인의 행복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세계를 구원하거나 우주를 정복할 능력이 있어도 평범한 주부로 사는 게 더 행복하다면 그걸 뭐라고 비난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을 알고 있는 입장으로 옆에서 보면 재능이 아까운 건 어쩔 수 없다. 비교적 가까운 데 있었던, 똑똑한 그녀들은 왜 더 안 하냐는 질문에 공부하기 지겹다고 더 못 하겠다고 지쳤다고 모두 얘기했다. 공교롭게도 다 아기 엄마다. 희안하게 남자들은 그런 경우가 잘 없더라. 더 웃긴 건 그렇게 직장이나 자기 분야에서 그럴 듯한 위치에 올라서 있는 여자는 미혼 비율이 높았고 성격이 유별난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하다못해 같은 여자 입장으로 이해해 보려고 해도 또라이 소리가 절로 나오는 성격도 있었다. 그래서 성공(?)한 (소수의) 여자는 독한 년 소리를 듣나 싶었다니까. 평범하면 못 버티는 걸까. 남자들도 이상한 사람 많지만 이상한 여자는 더 튀어보인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다 싸잡아서 볼 수는 없지만 뻔한 카테고리에 묶여 능력자들이 은둔고수처럼 사는 걸 보면 마음이 복잡할 데가 많다.


#5.
다음 주 부터 드디어 운전연수를 시작하기로 했다. 운전은 겁나지만 스케쥴 상 연수 기간에는 점심을 사먹어야되는 스케쥴이 되는 게 안심이 된다. 제발 무사운전연수가 되게 해주세요.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유) 배움의 이유  (0) 2019.11.03
191014  (0) 2019.10.16
(곧 지를 것 같은) 미니백 위시리스트  (0) 2019.08.31
Jul 2019  (0) 2019.08.03
June 2019  (0) 2019.06.30
Posted by kirindari
Diary2019. 8. 31. 12:02

평소 자주 들고 다니던 가방이 망가진 지 어언 반년. 수리비가 꽤 나올 것 같다는 말에 핑계 삼아 새로 들고 다닐만한 미니백을 검색해보고 있다. 멋 모르고 디자인만 보다 가격을 봤더니 비싼 건 한달치 월급을 훌쩍 뛰어 넘기에 정신을 차리고 돈이 아깝지 않을 조건을 정리해봤다.

1. 핸드폰, 지갑 포함 립스틱이나 생리대 몇 개 정도는 비교적 적당한 여유를 갖고 들어가면서도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크기. (가로/세로도 중요하지만 두께가 5cm 내외)
2.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한 디자인
3. (가죽이) 싼 티나지 않음
4. 최대 150만원 내외

이런 나만의 기준을 전제하로 찾아보니, 생각보다 많고, 가격도 괜찮은 게 많더라. 정말 마음에 들면 더 비싼 비용을 치를 용의도 있었지만 일단 크지 않으니 굳이 그 돈까지 주고? 라는 나름의 가격 마지노선이 생겼다. 드레스 입고 다니면서 립스틱 하나만 들고 다니며 기사님이 모시러 오는 차를 타는 팔자가 아닌 이상에야 내가 필요한 물건을 담아 들고 다닌다는 목적을 생각하면 크기에 비해 터무니 없이 비싼 가방은 좀 아닌 것 같다는 결론. 물론 그런 가방이 어울리려면 옷도 맞춰줘야 하는 것도 사실. 그래서 후보들을 찾아서 정리해보았다.

후보1) RSVP-paris


참석여부 묻는 거 아니고 브랜드 이름. 작년말엔가 올초에는 팝업 스토어도 열렸더라. 반 년만 일찍 알았더라면!!! 실물을 보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정식으로 오픈한 매장이 없고, 사이트에서 직접 구입하거나 구매대행이나 각종 (그 놈의 블로그) 공구로만 구매 가능.
*루이비통의 디자이너들이 나와 만든 신진 브랜드. 샤넬/에르메스와 같은 가죽을 쓴다나 뭐라나..
* 최근 한국어로 사이트 이용이 가능해졌다.



일단 예전의 위시리시트였던 셀린느의 클래식 박스와도 비슷. 클러치 및 크로스백으로 들 수 있다. 끈이 가방 커버의 고리에 걸어 매면 크로스백이 되긴 하는데, 오래 쓰다 보면 그 쪽으로 주름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게 좀 마음에 걸리긴 한다. 하지만 그것만 빼면 깔끔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고 20유로를 추가하면 이니셜 각인도 되고 무엇보다도 마음에 드는 것은 (내가 생각하는 수준의 퀄리티를 충족한다는 전제 하)합리적인 가격!! 가장 인기있는 색상은 꼬냑 카프스킨이라고. 처음에는 버건디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디든 무난하게 어울리는 건 꼬냑이긴 할듯. 카프스킨은의 단점은 기스에 취약하다는 것. 비교적 기스에 강한 그레인카프스킨에 혹하기는 했지만 매끈한 카프스킨에 아무래도 마음이 더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오렌지칠리스킨도 예쁜데 계속 품절 상태. 무슨 색이 되었던, 현재로서는 위시리스트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계시다. 최근 유로환율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가 떨어지는 추세라 가격도 같이 떨어지길 바라며 가장 유심히 보고 있다.





후보2) 멀버리 베이스워터 - 미니




그야말로 무난한 디자인과 적당한 브랜드. 핸들이 있어 끈을 빼고 들고 다니기도 좋고. 역시나 버건디색(공홈에서는 옥스블러드라는 험악한 네이밍을 붙여놔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과 카멜색에서 고민 중. 마이크로가 좀 더 좋긴 하지만, 키 170이 넘는 나로서는 마이크로 잘못 들었다가는 조카의 시크릿주주 가방 빼앗아 든 느낌이 날 까봐 부득이하게(-_-) 미니로 간다.



​​

후보3) 구찌



디자이너가 바뀐 후 말 그대로 부활한 구찌. 예전에는 몰랐는데 구찌도 시즌리스한 디자인들 보면 참 예쁜 것 많다. 브랜드파워에 비해 생각보다 가격도 리즈너블하고. (물론 샤넬이 너무 미친 값이 되긴 했지만) 단점은 이 가방/비슷한 디자인 들고 다니는 사람 너무 많아. 아무리 못 해도 하루 한 번은 꼭 본다.



후보4) 보테가 베네타



원래 들던 백과 가장 비슷한 디자인과 크기. 문제는 신상이라 가격이.... 보테가 베네타는 어디에도 무난하고, 깔끔한 디자인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아는 사람이야 알아보겠지만 모르는 사람이 봐도 깔끔하고 이쁘네 라는 느낌을 준다는 게 가장 좋다. 일부 브랜드에서 보이는 나는 !@#%% 가방이다!!! 내가 바로!! 명품이다!!! 비싼 거 알아줘!!! 이런 느낌으로 로고로 도배를 안 한다는 점도 마음에 들고. 정장에도 캐주얼에도 잘 어울리는 무난한 데일리백으로는 가장 최적인 듯.


후보5) 루이비통



문제의 로고로 도배를 하는 내가 바로 명품이다를 외치는 전형적인 그런 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후보에 올려놓은 이유는 (생각보다) 적당한 가격과 브랜드 파워. 그리고 어디든 들고 다니기에 무난한 디자인이라는 거. 뻔한 디자인의 장점은 다들 알아봐주고 여부를 떠나서 크게 질리지 않는다는 것. 어차피 비싼 값을 주고 살거면 신진 브랜드보다 남들이 보기에도 괜찮은 브랜드를 살 필요가 있다는 남펴니의 말도 일리가 있다. 여튼 순위는 좀 낮다. 참고차 일단 올려놓음.



후보6) 발렌티노



처음에 스터드가 나왔을 때 그렇게 욕을 먹었다고 했는데 이제는 브랜드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것 같다. 김태희가 공항에서 이 백을 들고 나와서 한 번 확 떴다고 하더라. 친구가 맘에 들어서 사러 갔는데 정작 본인한테는 너무 안 어울려 못 샀다는 말을 들었던 터라 나도 그럴까봐 고민 중. 김태희야 전신에 스터드 감고 나와도 이쁘겄지. 여튼 크기만 놓고 보면 가장 내가 원하는 조건에 근접하는데, 스터드 자체가 주는 느낌도 그렇고 실제로 봤을 때도 모델화보 마냥 정장에 잘 어울릴지는 사실 미지수.



후보 7) 에트로



내가 나이가 들었다고 느낀 게 언젠가부터 페이즐리로 도배된 에트로백이 예뻐보이기 시작했다는 것 (-_-). 올 초 시고모님 선물 때문에 매장에 들렀다가 내 가방 지를 뻔....여튼 며칠 전 코스트코 갔다가 파는 걸 봤는데 40만원 대라 그 때도 이성 잃고 지를 뻔. 가격, 크기 모두 마음에 들지만 무늬가 있어서 갑자기 질릴 까봐 고민 중이다.



-----------------------



일단 이 정도 후보들로 추려놨다. 남은 건 합리적 선택 후 지름 뿐 -_-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1014  (0) 2019.10.16
쓸데 없는 이야기  (0) 2019.09.23
Jul 2019  (0) 2019.08.03
June 2019  (0) 2019.06.30
May 2019  (0) 2019.06.06
Posted by kirindari
Diary2019. 8. 3. 13:53

​흰바지(?) 기념샷.

 

한가했던 어느 날 점심, 카페 가서 노닥거리기도 해보고.

 

7월의 호캉스 첫번째 여의도 콘래드. 3년차 때 학회로 왔던 게 거진 1년 반 전이다. 퇴근하고 집에서 정리하다보니 9시 넘어서 도착. 저녁도 해결하고 간 터라 방에서 좀 쉬다가 루프탑 바인 vertigo로.  

 

논알콜 시그니처 칵테일이 있길래 주문했는데 피나콜라다 느낌으로 생각보다 괜찮았다. 사이드로 시킨 감튀도 강추. 비싸긴 했지만 비싼 값은 하더이다. 금요일 밤인데다 주변이 온통 회사이다보니 멋있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 방에서 쉬다 나온 터라 편하게 옷을 입었더니 약간 뻘쭘했지만, 뭐 좋은 곳에 잘 꾸미고 온 사람들 본 재미도 쏠쏠. 바깥쪽은 쇼파로 된 곳도 있는데 거기는 10만원인가 더 줘야 앉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하더라. 단체로 여름밤에 올 때 괜찮을 듯 했다.

 

​이름에서 주는 이미지 탓인지 초고층에 있을 줄 알았건만 기대와 달리 9층에 있었고, 바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고층 건물들에서 내려다보고 있을 것 같은 아찔한 느낌을 준다. 바람 맞아가면서 노닥거리다 보니 어느 덧 주변 건물들도 하나씩 불이 꺼지고 잔을 비우고 방으로 컴백.

 

​호캉스의 최대매력은 쾌적한 방 커다란 침대에서 보는 TV

 

 

​인터넷을 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앱 flightrader24. 하늘에 지나가는 비행기가 보일 때 앱을 실행한 뒤 비행기를 카메라 렌즈로 담으면 실시간으로 해당 비행기의 항공사와 기종, 출발지와 목적지가 뜬다. 쓸모라고는 1도 없는 앱이지만 재미삼아 다운 받아봤는데, 신기하면서도 조금은 오싹한 느낌. GPS를 이용한 원리라고.

 

 

기이한 하늘.

​생일 선물로 안경을 새로 해드림. 백화점을 갔다가 너무 비싼 것(테만 거의 백만원대)들만 있길래 코엑스로 넘어왔다가 발견한 매장 파피루스. 지나가다 보기만 했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디자인도, 가격대도 괜찮았다. 무엇보다도 신기했던 게 각종 신기한 기계들로 시력 측정 및 안경렌즈와 실제 안구의 각도를 맞춰주는 시스템이 신기해서 옆에서 구경하는 재미도 상당했다. 라식을 하고 나서 안경 쓸 일이 없어서 다행인 건지.

 

​특급치즈계란말이. 남은 계란 다 쓴다고 6개를 넣었다가 양이 너무 많아서 꾸역꾸역 먹어버림..

 

 

​어느 날의 미친 ESD 기록. 오후 4시쯤 시작했는데 9시 반이 넘어 끝났다. -_- 웬만하면 사진 안 남기는데 이건 정말...남길 수 밖에 없는 사진. 핀 꽂는데 정신이 나갈 지경. 옆에서 보고 있는 나도 힘이 빠지는데 기저질환 때문에 sedation 이 완전히 되지도 않아 시술 중간중간 환자 분이 발작적으로 일어나려고 하는 게 충분히 이해가 됨. 하지만 더 슬픈 건 병리 결과에서 margin positive가 나와 추가시술을 얼마 전에 다시 했다는 이야기...이번에도 양성 나오면 수술 확정인 거고, 그 몇 시간이 헛수고가 되는 느낌이랄까. -_- 같이 스크럽 섰던 간호사 선생님 왈 이런 시간을 들여 하는 술기라기에 인건비도 안 나오는 짓이라며 몇 번을 개탄함. 그래도 4시간 넘게 서서 짜증 한 번 안 내고 묵묵히 시술하시던 교수님이 새삼 존경스러워 보이던 날. 인내심이라는 것도 분명 타고난 성품 중 하나인 듯 하다. 나는이런 시술을 할 성격이 절대 못 된다는 것을 그날 하루에도 몇 번이고 확인하게 됨. 

 

 

 

​집에서 라인 잡는다고 난리 친 날. 제가 c line하고 a line만 잡아봐서 서툴어서 미안합니다......

 

 

 

​병원 근처 새로 생긴 마라탕집 라공방. 깔끔하고 괜찮았다. 하지만 얼마 뒤 마라탕 위생문제가 기사가 터졌지

 

 

​병원 카페. 자주 가서 늘 반가워하시는 주인 분께서 복날이라고 닭다리(ㅋㅋ)를 주심

 

 

 

​7월 호캉스 2탄 용산드래곤시티서울.

부페 가격이 4-5만원 대라 별 기대를 안 했는데, 가성비 가장 괜찮은 부페 중 하나였다. 블로그후기도 괜찮고. 여름에 방어를 먹게 될 줄은 몰랐는데, 방어 매우 훌륭했다.

​한강뷰. 그나저나 이 넓은 빈 녹지는 무엇이 되려나. 서울도 뉴욕의 센트럴 파크처럼 아예 큰 녹지를 만들어도 좋을 텐데 여기마저 아파트가 들어서려나 싶어 뭔가 안타깝다.

 

​조식은 오믈렛이죠. 프렌치 토스트 완전 맛있었고, 하지만 치즈랑 햄은.....쉽지 않다. 햄과 치즈에 부딪힐 때마다 유럽장기여행은 나에게 무리일 것 같다.

 

 

​집에서 블루베리 몽땅 털어놓고 꿀 뿌려 먹는 요거트.

 

그리고 월급날이 지나고 이렇게 되었습니다.

 

 

 

이번 달은 예상치 못하게 바쁜 달이었다. 7월에 턴이 바뀌면서 새로 파트를 짜는데, 가장 빡센 파트를 맡은 친구가 다리를 다치고 수술을 하는 바람에 교수님이 배려(?) 차원으로 한 달만 너가 해라 라고 해서 졸지에 받게 된 것. 옆에서 보고 힘들 거라는 걸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심한 파트였던 것 ㅠㅠ 데일리 시술에 온갖 뻘협진은 물론이고 8시면 거진 칼 같이 회진 도시는 과장님 덕분에 매일매일 아침 6시반 기상에 저녁은 탈진해서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게다가 위에 사진 올렸던 그 문제의 시술 날. 아침 7시에 출근해서 밤 10시에 온 그 날 이후 주말에 감기까지 걸려 겔겔거렸지만, 그래도 나름 무사히 한 달 잘 넘어갔고, 교수님 옆에서 이런 저런 것들을 많이 배워 나름 유익했더랬다. 이제는 정말로 턴이 바뀌어 1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남은 기간동안 많이많이 얻어가야지. 남은 여름 아깝지 않게.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쓸데 없는 이야기  (0) 2019.09.23
(곧 지를 것 같은) 미니백 위시리스트  (0) 2019.08.31
June 2019  (0) 2019.06.30
May 2019  (0) 2019.06.06
Mar+Apr 2019  (0) 2019.05.01
Posted by kirindari
Diary2019. 6. 30. 20:48



올해는 학회 덕에 2-3달마다 의도치 않게 호텔 부페 도장깨기를 하고 있다. 6월의 첫 날을 고속터미널 메리어트 부페에서. 좋다는 평이 많아 은근 기대했는데 기대 이상 괜찮았다. 스테이크나 구운 야채류 등이 매우 훌륭하다. 다만 스시킬러인 나로서는 스시가 많지 않아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리틀 포레스트에서 보고 어떤 맛일지 궁금했던 크림브륄레를 만난 게 최대의 수확이었달까. 영화에서 사과할 때 주는 선물로 나오는데 한 입 떠 먹는 순간 모든 우울함도 서운함도 단 번에 녹아버리는 달달함이 최고.


장미가 흐드러지는 걸 보니 곧 여름.



네 저도 그렇습니다 물론 열 받게 하면 최대 안티로 돌아섬....(출처: instagram @g_zaying. 감자님 짱짱맨)



집 근처에 있는 무려 미슐랭 레스토랑 쿤솜차이. 기존에 먹어봤던 쌀국수와 수준이 다르다. 강한 향신료를 다채롭게 충돌없이 잘 쓰다니 놀라울 따름. 나도 요리를 그럭저럭 하는 편이지만 가끔 타고난 감각이랄까, 그런 게 느껴지는 음식들이 있고, 그런 것들을 먹을 수 있는 곳을 발견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다음 번에는 코스 요리에 도전해볼 예정.



미루다미루다 드디어 다녀온 호크니 전. 현존하는 가장 비싼(!) 작가라던가. 초창기 작품에서는 나도 적당히 끄적거리면 될 것 저 정도는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역시나 전시가 진행될 수록 나는 절대 저런 생각을 할 수 없다는 걸 느낀 전시였다. 본질에 대한 고민을 지속할 수 있는 사람들만이 무언가를 성취해 내는 법이다. 그런 고민을 지속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부럽고. 더불어 도촬하는 사람들이 예전처럼 없다는 것도 새삼 신기.


회식으로 끌려간 야구장-.,- 자랑은 아니다만 난 야구 룰을 잘 모른다. 고연전 때도 야구는 안 갔는데.... 기를 쓰고 안 가고 싶었지만 난 더 이상 학생이 아니기 때무네..... LG팬인 교수님 덕에 좋은 자리에서 피자 치킨 먹어가면서 9회말까지 잘 앉아있다 나왔다. 나만큼이나 야알못인 친구와 제일 앞자리에서 야구 보면서 집에 가고 싶어서 응원봉 흔들며 응원하는 모습이 교수님에게는 나름의 소소한 즐거움을 드렸던 듯 ㅋㅋㅋ





정말 정신 없이 지나간 6월이었다. 새로 시작한 논문은 아직도 헤매는 중이지만 뭐든 되어가는 것 같다. 공식적인 직장인으로서는 2달만 남았다. 후회가 안 남게 잘 마무리하자.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곧 지를 것 같은) 미니백 위시리스트  (0) 2019.08.31
Jul 2019  (0) 2019.08.03
May 2019  (0) 2019.06.06
Mar+Apr 2019  (0) 2019.05.01
Feb 2019  (0) 2019.03.02
Posted by kirindari
Diary2019. 6. 6. 14:00

근로자의 날이라는 명목 하 치킨으로 시작한 5월의 첫날. 1-2년 전까지만 해도 툭하면 치킨을 시켜먹었는데, 어쩐 일인지 요즘은 잘 그렇지가 못 하다.

매일 음식 사진이나 올리고 있지만 나름 열일하면서 살고 있답니다. 언젠가 환자가 폭발했던 아침의 기록. 오전 3시간 동안 22명 내시경의 대기록............

 

 

집에서 3분 거리에 있는 우동집. 가게 입구의 '아직도 우동 먹으러 일본 가십니까' 라는 당당한 문구에 호기심이 일긴 했지만 이래저래 못 가다 주말의 어느 날 가봤는데, 이 곳은 인생 우동집이 될 예정. 쫄깃한 면발하며 조미료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 깔끔한 국물, 깨끗한 기름으로 방금 튀긴 듯한 저 새우튀김하며. 이런 맛 집이 생각치도 않게 가까운 곳에 뿅 있으면 큰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다. 교대역의 수타우동 겐. (분당이 본점이라고 한다)

 

엄마가 노량진시장을 들르실 일이 있어 회 사다줄까? 라고 해서 yes를 말했는데, 양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_- 탕까지 끓여먹었더니 바다에 온 기분

 

올해의 첫 냉면. 작년에 평양냉면을 처음 시도했다가 밍밍한 맛에 이건 아닌갑다 했는데, 여기는 적응을 한 탓인지 아니면 내가 너무 배가 고팠던 탓인지 꽤 맛있게 먹었더랬다. 나에게도 평냉파의 자질이 생긴 것인가.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몸보신에 열을 올렸던 듯. 남펴니가 찾아낸 장어집. 가격은 비쌌지만 가격이 아깝지 않은 구성이었다.

 

청소기 돌리면서 거실탁자 좀 치우랬더니 저기요?

 

 

 

 

간만에 병원 근처 국수집. 엄마가 진료 때문에 오셔서 간만에 갔는데, 입맛 까다로운 엄마도 인정하신 국수집. 여전히 손님들이 바글바글했다. 멸치국수+김밥의 콜라보.

 

​집 근처 파리크로와상. 서초동 핫플레이스였다. 오전 10시에 빈 자리가 없어서 진짜 깜짝 놀람.

 


 

지금 사는 집이 연식이 있는 집이다보니 이사온지 반년이 채 안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잘자잘한 문제가 1-2달 간격으로 발견된다. 갑자기 싱크대 호스가 샌 상황. 정말 운 좋게도 평소에 잘 안 여는 서랍에서 먼가를 꺼내려고 열었다가 바닥에 깔아둔 신문지가 젖은 걸 발견하고 ????? 가 되었다가 호스가 새는 걸 발견한 상황이었다. 신문지 덕에 물이 밖으로 더 새지는 못 한 게 그 와중에 정말 다행. 일요일 오후에 맘 편하게 쉬려다 이걸 알고 좌절한 남편.....돈 벌어서 우리집 사서 갑시다....

 

한 달마다 꼬박꼬박 돌아오는 ESD 컨퍼런스 회식. 오늘도 병리과에서 제안한 스파게티 집이었는데, 우리 일행 빼고 모두 커플 분위기. 높은 천장과 흰 대리석 식탁, 벨벳 쇼파, 그리고 편집샵에서 나오는 듯한 음악을 들으며 회식을 했더랬다. 교수님 테이블과 아예 분리되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될지. 어쨌거나 잘 먹고, 생각지도 못 하게(=집에 가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2차를 갔는데, 커먼 그라운드 바로 옆에 맥주 브루어리가 있었던 것. 길가에 있지만 겉으로 보이는 큰 입구가 아니라 아는 사람만 찾아가서 들어갈 수 있는 모양새다. 손님마다 스마트워치 같은 걸 제공하고 요걸로 마시고 싶은 맥주 앞에서 찍은 뒤 직접 맥주를 마시는 신박한 시스템에 다들 오오오~~이러면서 마셨더랬다. 평일 회식이라 거의 마시는 둥 마는 둥 했지만, 꽤나 신선한 경험. 한가한 여름날 친구들과 함께 또 가야지.

 

#1.

3월부터 논문을 쓴다고 데이터를 정리하는 중이었는데 교수님께 중간자료를 보냈더니 예상했던(원하는) 결과가 안 나올 것 같다고 논문이 엎어지는 바람에 짜증과 분노로 점철된 무기력한 2주를 보냈다. 오전에 내시경을 하고 나면 더욱 지친 탓에 오후는 멍 때리면서 시간만 어떻게든 보내고, 그러다보니 5월이 끝나고 벌써 6월이다. 다른 주제를 받았지만, 어쩐지 숟가락만 얹는 기분이라 내키지도 않기도 하고. 슈퍼을의 입장으로서는 감사합니다 해야할 따름이지만 어쩐지 슬프다. 그래도 뭐라도 시작했으니 퇴사 전까지 정리해야지.

#2.

갈수록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퇴사가 점점 다가오니 좋긴 하지만 내년 초에 있을 시험도 훅 다가온다는 이야기니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소속이 없다는 것은 생각보다 꽤 불안한 일이다.

 

 

#3.

지난 주에 통족이 왔다. 통족만으로도 부담스럽지만 박스 가득한 책들이 이제 겨우 시작이라고 생각하니 한숨이 앞선다. 조만간 시험 때문에 자료를 담을 아이패드도 사야되고 앞으로 살 책값이며 각종 강의료가 우수수 나갈 예정인데 나는 공식적으로 수입이 없는 백수. 뭐 합격하는 게 전부니 어쩔 수 없다. 최선을 다해보자. 언제나 그래왔듯이, 뭐라도 되겠지.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Jul 2019  (0) 2019.08.03
June 2019  (0) 2019.06.30
Mar+Apr 2019  (0) 2019.05.01
Feb 2019  (0) 2019.03.02
Jan 2019  (0) 2019.02.03
Posted by kirindari
Diary2019. 5. 1. 16:31

​3,4월 합쳐서 정리하는 한달 묵은지 포스팅.

 

 

​​3월을 시작하는 집밥 사진들

 

​작년에 병원에서 받은 에어프라이어. 개원 기념인지 명절인지 암튼 분기마다 주는 선물 중에서 골랐는데 이사 오기 전에는 한 번도 안 쓰고 박스째 넣어두다가 이사와서 써봤는데, 이거슨 혁명. 최소 주 1회는 쓰는 것 같다. 이제 마트에서 왜 그렇게 온갖 만두가 출시 되는지도 이해가 간다. 만두요리에 최적화되어있음. 김치만두 물만두 다 가능. 너모너모 맛있다.

 

​놀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아마 첫 주엔가 롯데호텔에 학회도 가고

 

​백화점 오픈과 동시에 입장에서 전골. 국수 짱맛.

 

 

​내시경실의 고단함은 마라샹궈와 계란볶음밥으로 푼다. 건대 앞 양꼬치 거리 덕에 집에 오면서 테이크아웃해오는데 매우 만족스럽다.

 

 

과외돌이가 무려 결혼을 하고, 전직 과외선생인 나와 내 친구를 소환. 과외 할때나 잠깐 보고 말겠지 였는데, 인연이라는 게 참 알 수 없다. 나랑 내 친구는 대학교 3학년이었고 과외돌이는 아마 고 3 올라갈 즈음이었을 것이다. 나는 화학을, 친구는 물리를 가르쳤고, 과외돌이는 수시론가 고대에 덜컥 붙어 동문까지 되어버림. 그 때부터 시작된 인연의 길이는 과외돌이 나이의 앞자리가 무려 2번이나 바뀐 시간이 되었다. 

​춘계학회 @ KINTEX. 사람 정말 많았다. 전국에 내시경하는 의사/간호사는 다 모인 듯.

 

​일산 간 김에 쇼파 보러 오고.

​얼떨결에 일산 IKEA 까지 구경. 별 생각 없이 간 카페테리아 음식들 기대 이상 괜찮았고.

 

​강남역 치폴리

 

​간만에 하늘이 파랗던 날

 

 

에어프라이어로 통 베이컨 요리.  ​

짜파게티와 김치만두by 에어프라이어와 훌륭한 조합.

 




​ANMA & KSNM 2019 @ Walkerhill. 교수님이 안마 학회라고 해서 순간 귀를 의심했는데, 잘못 들은 것이 아니었다. -_-

 

 

월 출퇴근 내내 추워추워를 외치다 어느 덧 갑자기 봄. 집 뒤 주차장에 노란 개나리가 꽃비처럼 흐드러지다가어느덧 봄. 집 뒤 주차장에 노란 개나리가 꽃비처럼 흐드러지다가

벚꽃이 사방에 피기 시작하고, 어느 주말, 벚꽃이 지기 전 양재천 외출.


​꽃비가 내리는 풍경

 

​이른 봄에만 볼 수 있는 연초록. 이렇게 이사온 곳에서 처음 맞이한 봄.

 

 

​에어프라이어 닭봉. 간장에 다진 마늘 몇 숟갈 넣어서 씻은 닭봉에 15분 담궈놨다가 에어프라이어에 돌리면 훌륭한 음식이 됩니다.

 

 

조기조림도 해 먹고.

​봄 미나리에 꽂혀 만든 미나리무침과 삼겹살, 그리고 스노우캣을 통해 알게 된 양배추 간짬뽕의 바람직한 조합.

 

 

 

​통계강의 들으러갔는데 아주 훌륭한 도시락이 나와 대만족.

 

2차에 걸쳐 드디어 꼬불꼬불 머리 완성.

​두릅베이컨말이 & 까르보나라. 베이컨 처리하려고 만들다 보니 온통 베이컨 천지...

 

코스트코 가서 고기만 왕창 사온 날. 역시 미국소고기가 싸고 맛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구나. -_- 미나리무침과 함께

​ESD 컨퍼런스 끝나고 감성타코에서 회식. 병리과 교수님의 취향 덕분에 이왕 하는 회식이 틀에 박히지 않아서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든다. 엄청 시끄러워서 옆에서 말하는 소리 전혀 안 들리는 게 아주 바람직한 회식 자리였다. 음식만 맛있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

 

 

​내과춘계학회 @ 부산. 첫 날 종일 흐리고 춥고 비온 덕에 강제 강의참석. 얇은 패딩 입고 갔는데 오바인가 싶었는데 안 갖고 갔으면 큰일 날뻔.

 

 

그래도 학회 마지막날은 기가 막히게 날씨가 좋았다. 그래도 여전히 쌀쌀했음. 확실히 놀 생각을 버리고 오니 (그러기에는 오전에 자느라 ITX를 날려먹었지만) 작년 경주만큼 즐겁지 않았다.

​그래도 부산까지 왔는데 회는 먹고 가야지

 

바다도 보고.

 

 

3,4월은 내시경실과 학회, 에어프라이어로 점철된 시간이었다. 꽃샘추위라지만 유달리 길었던 추위, 변덕스러운 날씨 탓인지,  내시경 시술 및 논문에 대한 부담 등으로 한 건 없는 것 같은데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봄을 제대로 맞이하지도 못 했는데, 이러다 곧 여름일 것만 같은데 아직 겨울 옷도 정리하지 못했다. 2019년의 삼분의 일이 벌써 지난 시간. 나이만큼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간다. 다시 열심히 달려보자. 논문도, 내시경도, 그리고 갑자기 훅 닥쳐올 시험도.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June 2019  (0) 2019.06.30
May 2019  (0) 2019.06.06
Feb 2019  (0) 2019.03.02
Jan 2019  (0) 2019.02.03
Dec(2) 2018  (0) 2019.01.18
Posted by kirindari
Diary2019. 3. 2. 22:53



미녀마취과전문의선생님과의 식사. 합격턱 얻어먹고...성수동에 있는 오스테리아 쟌니 방문. 음식도 깔끔하고 가격도 큰 부담 없는 편.



오랜만에 홈메이드 까르보나라



입맛 없는 날에는 비빔국수+삼겹살



GI winter school @ SMC. 홍루이젠을 여기서 다 먹어보네. 끊임없은 강의 속 기억에 남은 건 midazolam과 pethidine의 antidote 뿐...ㅋㅋㅋ



겨울휴가 및 남펴니 시험 종료 기념으로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연극 오이디푸스 관람. 황정민 배우님은 역시 옳다. 원래 알고 있었지만 오이디푸스가 부은 발에서 유래되었다는 대사가 반복되서 생각해보니 영어로는 edematous foot 이잖아?? 라는 걸 깨닫고 절레절레. 자식 이름을 무슨 이런 식으로 짓냐며. 이름은 부모가 자식에게 내리는 첫번째 저주라는 대사가 유달리도 와 닿았다.


어릴 때는 옛날깐날 이야기 정도로만 들었던 신화를 이 나이가 되서 다시 보니 느낌이 영 다르다. 예전에 영화 <사도>를 봤을 때도 이런 기분이었던 것 같다. 살아온 날들이 어느 덧 적지 않은 시간으로 쌓이고, 병원에서 지내며 생과 사가 오가는 극단적인 순간들을 많이 본 탓일까.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비극 속 이야기가 더 이상 피상적으로만 느껴지지 않고 마음이 먹먹해진다. 오이디푸스는 그저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았을 뿐인데.




가보고 싶었던 오프레. 연극이 끝나고 방문했다. 아쉽게도 예약제에 코스로만 운영하는 것으로 바뀌어 먹어보고 싶었던 모렐 파스타는 먹을 수 없었다. 하지만 전채에서 후식까지 뭐 하나 빠짐없이 모두 마음에 쏙 들었다. 메인인 스테이크는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고. 재방문 의사 매우 있음.



가로수길 도렐. 제주도에서 서울로 진출한 커피집이다. 시그니처인 너티클라우드는 고소하고 맛있었다.




드디어 가본 카페 키츠네. 가로수길이 많이 죽었다지만 여긴 아직 핫플레이스다.


최자맛집이라는 까치둥지. 원없이 알과 곤이 먹고




눈 쌓인 뮤지엄 산에 다녀오고


간만에 풀세팅 집밥이라 기념샷을 남겨보았음.


동네카페 @ entrance. 다음에는 책을 들고 와야겠다.



부타동&가쓰오부시 국물.







내시경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어느 덧 2달이 다 되어간다. 지루하고 힘든 순간들의 연속이지만 배우고 참고 삼키는 것들이 있어 의미 있는 시간들이라고 믿고 있다. 운 좋게 휴가를 얻은 탓에 짧게나마 여행도 다녀오고 필라테스도 다시 시작했다. 2019년의 봄을 즐겁고 건강하게 시작하길 바라며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May 2019  (0) 2019.06.06
Mar+Apr 2019  (0) 2019.05.01
Jan 2019  (0) 2019.02.03
Dec(2) 2018  (0) 2019.01.18
2018 결산  (0) 2019.01.01
Posted by kirindari
Diary2019. 2. 3. 19:57


이사온 집에서 맞이하는 새해 첫날 아침. (누워서 보면) 안방 창문에서 하늘만 보이는 게 좋다.


집이 연식이 있다보니 창틀 곰팡이라던지 각종 녹 제거할 것들이 소소하게 있었는데 주말마다 미션 하나씩 처리하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치워나갔다.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려서 하는 중에는 전세입자는 청소를 안 하고 살았나 연신 궁시렁거렸지만 막상 청소하고 나서 눈에 띄게 확 깨끗해지는 집을 보면서 묘한 쾌감에 휩싸였더랬다 ㅋㅁㅋ 집 근처에 큰 규모의 다이소가 있어서 각종 신기한 청소제품 써보는 재미도 쏠쏠했음. 젤 타입의 곰팡이 제거제와 녹제거제는 강력추천하는 바임. 아울러 청소가 적성에 맞아 전문청소업체나 차릴까하는 망상을 잠시 했었음 ㅋㅋ



이사하고 나서 단점은 출근길이 길어졌다는 것. 이사 전에는 전철로 두 정거장이었는데 지금은 11정거장이 되어버림. 간만에 출근하는데 간만에 새벽기상에 장거리(?) 출근이라 죽을 맛. 더 큰 문제는 택시비. 늦어서 택시를 타면 요금이 예전에 2배가 넘어서 지각 안 하려고 필사적이 된다만서도 6시반 기상은 너무 괴롭다고 ㅠㅠ 그래도 남펴니가 출퇴근 시간이 줄어 덜 피곤해하니 나름 위안이 된다. 문제는 퇴근하면 내가 너무 좀비가 되지만 ㅜㅜ



집에 파티션이 필요해서 찾고 있는 중인데 죄다 사무실 혹은 카페스러운 디자인뿐이다. 고급스럽고 쓸 만한 목공품을 인터넷으로 찾는 건 무리였나 싶다. 어디 장인이라고 찾아가야 할판. 구글로 찾으니 좀 괜찮은 게 나오긴하는데 쓸 만한 디자인은 찾아서 들어가보면 가격도 가격이지만 죄다 구매처가 해외. 이러다 내가 배울 판.....


요즘 알배추의 시즌. 리틀 포레스트에서 김태리가 배추전 해먹던 게 생각이 나서 따라해 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맛있는 것. 역시 제철 음식이 중요해. 참고로 부침가루에 녹말 1스푼, 국간장,액젓 조금씩 넣으면 간도 살짝 들어가고 바삭바삭해서 훨씬 맛있다.


해 지기 전 퇴근이라 감격스러운 마음에 기록.

​​



거진 10년만에 동대문 뒷골목 방문. 닭한마리는 최고.



어쩌다보니 신라에 투숙할 기회가 생겨 방문. 저녁에 시간 남아 라이브러리 방문. 겨울이다보니 벌집 빙수. 감만에 먹으니 맛있었다. 주말이라 그랬겠지만 라이브러리에는 빈 자리가 별로 없었고 각종 한정판 내지 명품으로 휘감은 언니(?)들도 꽤 있었다. 이런 곳에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불경기는 그저 남의 이야기 같다는 생각.


아침에 파크뷰. 진짜 사람 많더라. 그래도 조식은 기대 이상으로 다양하고 좋았다. 직원들도 너무너무 친절. 하지만 내 돈으로 제값 다 내고 올지는 미지수.



졸지에 5성급 호텔 다 돌은 하루. 아침에 신라 저녁에 명월관 -.,- 학회 뒷풀이에 끌려간 덕에 저녁까지 잘 먹고 왔다.



인생 첫 훠궈! 홍탕은 국물이 졸기 전까지 괜찮았다. 나중에는 넘 매워져서 백탕만 계속 먹은 듯. 파이황과도 이 날 처음 먹어봤는데 취향저격의 메뉴였음. 조만간 레시피 찾아 도전예정.


6주년 기념 남펴니표 요리. 한 시간 걸려 어니언슾 만들어주셨음 ㅋㅋ 암튼 늘 감사합니다.







1) 3달간 장기파견(?) 턴이 끝나고 다시 병원 출근 시작. 요즘은 내시경실에서 하루를 보낸다. 아마 퇴사 전까지는 계속 이렇게 지낼 듯. 사실 1년차 때만 해도 소화기가 너무 싫어서 소화기는 절대 안 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참 사람일 알 수 없구나 싶다. 왜 그랬나 생각해봤는데 소화기에서 주치의 할 때 진상이 제일 많았고 일이 넘 늦게 끝나서 그랬던 것 같다. 오프시간 넘겨서 겨우 일 끝내고 나가는데 그 때 교수님 마주쳐서 회진 돌고 그랬던 쓰라린 기억 ㅡ_ㅡ



그래도 막상 들어가서 보니 생각보다 재밌고 그렇더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이나 취향, 일에 대한 적성이란 건 의외로 스스로 알기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2) TV를 거의 안 보는 내가 최근 챙겨봤던 드라마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그리고 스카이캐슬. 스카이캐슬은 그나마 17회? 부터인가봐서 괜찮다만 알함브라 마지막회 정말 한숨 나오는 결말이었다. 그나마 슬렁슬렁 적당히 봐서 망정이지 본방사수해가면서 빠짐없이 챙겨봤다면 더 억울했겠지. AR을 소재로 다뤘다던지, 초반의 그 예측불가 분위기는 정말 좋았는데 8회쯤인가부터는 긴장감도 없고...용두사미의 끝판왕이었던 것 같다. 아니 왜 그 좋은 소재와 인물 좋고 연기 잘 하는 배우들 갖다놓고 왜 그랬어요 작가님. 그 와중에 하고 싶은 말은 많았던 건지 막판에 AR 게임으로 인해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사건사고들이 나오는데 게임부작용에 대한 안내화면 깉아 보면서 뭐지 싶었음. 박신혜가 입었던 긴 셔츠 원피스 몇 벌과 라네즈 립크레용만 봄 대비 위시리스트에 추가되었다.



스카이캐슬은 기사도 그렇고 사람들이 하도 얘기를 많이 해서 볼까 싶었는데 기사가 요즘 워낙 디테일해서 굳이 찾아보지는 않았더랬지. 그러다 17회보고 오~~싶어서 봤는데 이후로 쭉 봤는데 19회에 살짝 쎄한 느낌 들다가 마지막회 본방 보다가 차파국 아저씨 춤 추려는 장면에서 못 참고 채널 돌림. 다음날 기사랑 댓글들 보면서 끝까지 안 보고 채널 돌린 내가 승자 ㅋㅋ 역시 내 인생 드라마였던 <비밀의 숲>을 능가하는 드라마는 앞으로도 없을 듯.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Mar+Apr 2019  (0) 2019.05.01
Feb 2019  (0) 2019.03.02
Dec(2) 2018  (0) 2019.01.18
2018 결산  (0) 2019.01.01
Dec (1) 2018  (0) 2018.12.13
Posted by kirindari
Diary2019. 1. 18. 19:06

​뒤늦은 12월 막판 사진. 요즘 갈수록 사진을 안 찍는다.

 

​요가 마지막 날, 아쉬운 맘에 사진 한장.

 

​내 기준 (가격대비)최고 군만두 맛집이었던 이태원 쟈니덤플링. 맛은 좋지만 만두피가 예전보다 두툼해진 느낌이라 뭔가 아쉬웠다. 그래도 홍합탕은 최고.

 

 

벼르다 간 이태원 코니크. 라떼 맛있구요.

 

 

​닭고기육전 + 청경채볶음

 

​이사 갈 날이 다가오니 새삼 아쉬운 마음에...

 

​크리스마스니 집에서 스테이크 + 가니쉬 + 알리오올리오

 

 


​3년간 잘 지내다 갑니다.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Feb 2019  (0) 2019.03.02
Jan 2019  (0) 2019.02.03
2018 결산  (0) 2019.01.01
Dec (1) 2018  (0) 2018.12.13
Nov 2018  (0) 2018.12.03
Posted by kirindari
Diary2019. 1. 1. 22:15



2018년의 시작은 주부모드. 남펴니가 수험생이라 시험 전 식사 및 자잘한 집안일은 내가 주로 했던 듯...


사진만 봐도 짜증이 스물스물 올라오는 ER 콜 화면. 3년차 소화기 때 36시간동안 18명 콜 받았던 대기록 이후 그 기록을 깨는 일은 없었지만 굳이 사진을 남겨둔 걸 보니 뭔가 빡쳐서 남겼던 사진인 듯..^^ 4년차 되면서 밤 당직 안 서고 응급실 콜 거의 없는 것은 정말 최고의 행복이었다. 역시 사람은 매일 출/퇴근하고 집에서 자야된다. 잠자리가 자꾸 바뀌면(=당직) 성격이 더러워지고 노화가 촉진된다.


신장내과 때 PA 선생님 퇴사 환송회 겸 신년회로 갔던 워커힐. 원래 저질체력이긴 했지만 네프로 턴 때는 평생역대급으로 기억날 만큼 몸이 안 좋았던 시기였다. 겨울휴가 다녀온 직후부터 2월까지였으니 거의 두 달간 최악 OF 최악. 솔직히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무슨 정신으로 출근하고 회진 돌고 당직까지 섰는지 미스테리. 어릴 때도 안 걸려본 중이염이 심하게 오면서 단 하루만에 귀에 물이 차서 안 들리는 사태까지 갔었다. 나중에 진료 보고 알았지만 평소에 목욕하고 귀 닦는 습관, 수시로 귀 만지던 습관 탓에 만성적으로 중이염이 있었는데, 휴가때 있었던 감기기운이 확 심해지면서 (여행이랍시고 돌아다니고, 비행기 타고 이랬던 것도 연관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음) 급성이 overlap 되었던 게 아닌가...추측 중. 급성기를 넘긴 뒤에는 (주관적인) 청력에 문제는 없었지만, 2-3주간 외래 진료 후 고막손상이 진행 될 수 있어 수술해야 된다는 말을 듣는 순간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인생에 회의가 들 지경이었다. 하지만 가장 거지 같았던 건 몸이 이 지경임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아픈 티가 나도 누구도 쉬라고 말해주지 않았던 것이다. 잘못 살았나 싶다가도 투석 돌리다 갑자기 넘어가는 환자들 속에 섞여있으면 난 경환이었던 게지 HAHAHA -_- 사실 내가 쉬면 누군가 이 일을 떠맡아야하는데 대학병원 시스템이 이미 맥시멈으로 돌아가고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어디선가 대체 인력이 나타날 수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지금 생각하면 좀 죄송하긴 하지만 정말 죽을 것 같아서 교수님이고 펠로우 선생님이고 간호사 선생님들 앞에서 있는 대로 아픈 티를 일부러 더 내고 다녔다. 주머니에는 항상 타이레놀. 그나마 투석실에서는 좀 도와주셨던 듯. 너무 거지 같았지만 사진은 아름답게 남겨놔야지....


중이염 고비 넘겼더니 며칠 뒤에는 계속 오한이 있어 쎄한 느낌에 셀프로 검사했는데 인플루엔자 확정. 교수님도 이때 인플루엔자셨는데 본인은 A형이라고 나한테 옮은 건 아니네 하하하 이러시는데 나도 모르게 개정색(-_-) 하고, 교수님도 순간 실수했다고 느끼셨는지 웃다가 갑자기 딴 데 보심. 하지만 쉬라는 말은 없었다. (교수님도 못 쉬니 -_- 병가가 권고일 뿐 강제가 아니라서 진짜 거지 같았음) 마스크 끼고 온 몸 싸매고 타미플루 먹으면서 일했다. 지금 생각하니 그냥 병가 낼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버틴 내 자신을 칭찬해야할지 한심하다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이 난리통을 거치고 결국 3년차가 끝났다.



그래도 베스트 전공의로 뽑아주심. 나름 3년내내 베스트 전공의....(이유는 알수 없지만)


살 만 해지니 연극도 보러 가고.



4년차 레벨업. 난장판 당직실 치우는 중.



거진 17년만에 PSVT가 재발해준 덕에 입원. 모교에 환자로 오다니....^^ RFCA는 잘 되서 2박 3일만에 퇴원. 이 때 주 80시간의 폐해(라고 생각하고 싶다)를 온 몸으로 겪었다. 입원기간 내내 주치의가 회진 한 번을 안 오시더라고...스테이션 가서 소리 지를 뻔. 이 글을 볼 리는 없겠지만 그 때 내 주치의했던 너 반성해라 진짜... 친절한 것까지는 안 바라더래도 환자가 의사니까 주치의 바쁜 거 다 이해해서 회진 안 오는 것도 알아줄 거라고 생각하는 건지....^^ 고객의소리 남기려다 참았다. 혹시 랜덤으로 이 글을 보는 전공의가 있다면 주치의는 하루 한 번은 회진 돌면서 환자 살아있는지는 좀 들여다봐라. 연초에 몸이 너덜너덜 진창이 되니 3월말까지 꼰대 분위기 물씬 풍기는 부정적 인간으로 살게 되었음.

4월 되니 4년차랍시고 야심차게 학회도 다녀오고. 웬만한 학회는 코엑스처럼 교통 좋은 곳에서 하면 참 좋을 텐데 주요 학회는 왜 죄다 홍은동 같은 오지에서 하는지 괴롭다. 학회 갈 때마다 느끼는 건 공부해야겠다는 의지만 불끈했다가 집에 가면서 바로 사라지고...


춘계학회 @ 경주. 동기들과 4월의 경주를 다녀오다.


1-3년차에 비해 말도 안 될 정도로 여유로워져서 당직실에서 이런 셀카를 다 찍고...본4, 전공의 4년차가 인생의 황금기라더니 틀린 말은 아닌 듯. 병치레만 없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환자로 지낸 기간만 2달이었던 게 아쉽다.

그리고 올해의 마지막 입원. 중이염으로 꼬박 1주 입원했다. 간단한 수술이지만 두경부 수술인데다 전신마취로 항생제를 IV로 하루 2번씩 맞아대니 무조건 1주 입원. 수술 후 딱히 통증도 없어 큰 불편은 없었지만 일주일간 머리를 못 감으니 환장할 지경. 퇴원하고는 반 고흐 마냥 귀에 붕대 감고 1달 정도 지냈다. 물론 그러고 출근하고 회진 돌았고...교수님은 병가 내야되는 거 아니냐면서 막상 계속 일 시키심. 하^^ ( 뒤끝도 길어지고...)


입원 기간 중 촬영구경. 일할 때는 못 봐도 아프니까(?) 이런 것도 보는구나...

 

볼쇼이 버전 <백조의 호수>. 나홀로 관람이었지만 오길 잘했다. 귀에 붕대감고 있을 때라 갈까말까 했는데 가기 잘 한 것....인턴 때부터 거의 4년간 감성은 몽땅 메말라 없어진 줄 알았는데, 이런 걸 보니 다시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느낌. 역시 사람은 좋은 걸 보고 듣고 지내야돼.

동기언니 소개로 광풍처럼 불어닥쳤던 잼라이브. 4-6월은 점심시간마다 당직실에 모여 퀴즈하고 난리. 생각해보면 이렇게 모여서 퀴즈를 푸는 것도 시니어연차니까 가능했던 것. 서로의 빈약한 상식에 감탄하며 거의 매번 탈락이었지만 운 좋게 통과해서 상금 받은 기념으로 스크린샷...


6월 암학회 @ 롯데호텔. 이틀간 명동 탐방했었고...

날씨가 좋아서 롯데타워도 가 보고. 동기가 한 번은 가볼만하다고 강력 추천해서 가봤는데 말 그대로 한 번은 가볼 만한 곳이다. (일단 비싸고, 확 트인 뷰가 아니라서...) 나름 여기저기 여행 다니면서 보았던 멋지다는 야경은 웬만큼 봤다면 그래도 (남산에서 보는) 서울 야경이 최고인 듯.

미세먼지로 마스크를 달고 살았지만 이런 날도 있었고


정말 올해 여름은 역대급이었던 것 같다. 체감온도 43도가 말이 되냐...

그 와중에 엄마랑 한가람미술관에서 전시도 보고.


늦은 여름 휴가로 북해도. 1주일만 늦어도 태풍+지진으로 갇힐 뻔 했는데 여러 모로 운 좋았다.


류이치 사카모토 展 @ piknic. 정리하고 보니 올해 나름 문화생활 활발했었다 싶다. 나이 들면 책 많이 못 읽는다고 어릴 때 많이 읽으라는 말이 단순히 시간도 없고, 시력도 안 좋아져서일 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 나이가 되어보니 이제 알 것 같다. 직장에서의 위치, 나이 등등으로 도달한 현재는 하루하루가 퀘스트 마냥 해치워나가는 시간들로 점철되는 느낌이랄까. 뭔가 생각할 게 많고 뭔가를 하면서도 다음을 자꾸 생각하는 상황이 되니 업무 외적인 것- 특히 독서-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 이제는 어렵다. 책에 집중하는 것조차 이제는 노력을 해야 얻어지는 것들이란 걸 깨닫고 쪼-금 우울하기도 했지만, 공연이나 전시가 이런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주는 것 같다.

남편 학회가 주말에 낀 덕에 갑작스럽게 부산도 다녀오고


학회 테크로 역시 미얀마도 얼떨결(?)에 다녀오고


급 가을이 되어버림. 살면서 가장 시간이 빨리 간 한 해.


올해 가장 잘 한 것중 하나가 요가를 비교적 꾸준히 했던 것. 이사로 더 다닐 수 없어 아쉬운 맘에 마지막 날 기념사진이라고 남기고자 남은 단 한 컷. 주 2회 꾸준히 했더니 한 달이 지나니 몸도 가볍고 뭔가 생기가 도는 느낌이랄까. 수술 등으로 더 일찍 시작하지 못 한 게 아쉬울 따름이다.


올해의 마지막 미션 이사!! 짐 다 빼고 아쉬운 맘에 빈 집에서 한 장. 이 집에서 쭈그리 주치의 생활을 잘 버텼다. 큰 정리는 끝나고 드디어 인터넷 연결.



1) 올해는 유달리 환자로 지낸 날이 많았던 해였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니 인턴 때나 1-3년차 때 크게 안 아프고 잘 버틴 게 새삼 다행이다 싶을 정도. 올해 몰아서 아프려고 몇 년간 그렇게 멀쩡했나 싶을 정도다.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지만 장기간 환자 모드로 겔겔거리다 보니 오래 아프면 우울증이 왜 오는지 이해도 가고, 만성환자들의 진상짓이 한편으로는 이해도 가서 반성도 되고 짠하기도 하고....마음이 복잡한 시간들이었다. 환자들에게 더 잘 해야겠다고 느낀 나름 유익한 시간들이었다.

2) 운동!! 30대 중반으로 접어들고 보니, 취미로 운동해야지가 아니라 건강하게 잘 살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하는 것. 3월에 받은 RFCA가 잘 된 덕인지 살이 6kg 이상 쪘는데, 먹는 양이 줄어도 살은 안 빠지는 참사가...체중계를 보면 만감이 교차하는 요즈음의 나. 집순이에 운동혐오자, 근력이라고는 1도 없는 주제에 뻔뻔한 얼굴로 환자에게 왜 운동 안 하시냐며 가증스럽게 굴었던 지난 날들을 반성한다. 원래 다니던 요가가 정말 좋았는데 이사와서 더 이상 다닐 수 없어 아쉽다. 유연성+근력 향상이 절실한 몸이라 가능한 2월이 되기 전 필라테스를 등록할 예정이다. 180도..는 무리고 150도 다리찢기를 해보자.

3) 아직 내 앞가림도 버겁지만 이제는 슬슬 엄마가 될 준비를 해야하는 시기인 듯 하다. 부모가 될 만큼 성숙한 사람이 될려면 아직도 멀었지만 별 다른 이유 없이 아이를 갖지 않는 건 어쩌면 남편 말 맞다나 영원히 아이로 살고 싶은 마음일지도.

4) 가을턴신분이라 공식적으로는 전문의시험이 동기들보다 1년 늦은 내후년이다. 8월이 지나면 공식적으로는 퇴사가 되어서 소속도 없어지게 된다. 어쨌거나 내년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니, 준비 잘 해서 좋은 결과 받아낼 수 있기를.

5) 마냥 재미있고 신나기만 하던 대학교 1-2년때를 지나고 나서는 뭔가 인생이 너무 평탄하고 심심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무난한 인생을 살 수 있었던 게 굉장한 축복이었다는 걸 새삼 느낀다. 병원에서 생과 사를 넘나드는 무수한 순간들을 보면서 건강하게 일상을 누리는 것이 얼마나 굉장한 행운인지를 직접 보니 더욱 그렇다. 나와 가족, 내가 아는 모든 이들, 그리고 혹시 이 글을 읽을 당신에게도 무탈하고 건강한 새해가 되길 기도한다.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Jan 2019  (0) 2019.02.03
Dec(2) 2018  (0) 2019.01.18
Dec (1) 2018  (0) 2018.12.13
Nov 2018  (0) 2018.12.03
이래서 사길(받길) 잘 했지  (0) 2018.11.20
Posted by kirind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