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이 지나서 올리는 2016 여름 휴가. 역대급 추운 날씨라고 연신 뉴스가 나오는 이제서야 여름 휴가를 올리는 이유는 일단 기록을 안 하면 또 까먹을 것이고, 결정적으로 이번 겨울 휴가가 병원 사정(-_-)으로 날라간 관계로 아쉬운 마음에 이렇게라도 위안을...3월에 휴가 보내준다고 했으니 일단 믿고 기다려봐야지.
해외 여행도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주치의에 허덕이며 몸과 마음의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비행기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절약을 대의 명분으로 삼아 주치의 할 떄까지는 먹방을 지향한 국내 여행이나 실컷 다니자며 동해 투어를 계획.
동해 가기 전 서울 맛집 투어
처갓집 백숙은 사랑..저 삶은 부추랑 양념 찍어서 먹으면............
점심 먹고 백화점 투어. 짝궁 버켄스탁만 건짐. 왜 내 맘에 드는 신발은 죄다 비싼지 -_-
낮에 닭 먹고 밤에 돼지 먹으러 2차 마실 나감. 친정 근처에 새로 생긴 핫플레이스 삼겹살집 금돼지 식당. 대파구이가 신세계.
출발일 오전의 브런치. 평일 오전 브런치의 로망을 실현함.
경주는 참 멀었다. 가다가 엄청난 폭우를 만나서 당황했고, 실시간으로 찾아본 뉴스에서는 경남 일대 역대급 뇌우 기사가. 덕분에 도로 한복판에서 평생 가장 큰 무지개를 만남.
탈진 직전에 경주 도착. 기와를 보니 새삼 경주에 도착한 것이 실감난다. 우선 먹으러 가자며 짐 넣어두고 잠시 늘어져있다가 걸어서 갈 수 있는 맛집 발견해서 출발.
도축장이 가까운 곳에서만 먹어볼 수 있다는 부위, 뭉티기. 육회는 아닌데 생으로 먹을 수 있는 소고기. 처음 먹어봤는데 완전 고소해서 감동. 얘만 한 3접시 시켜 먹었던 것 같다. 우리가 갔던 곳은 의곡숯불. 서울에서는 절대 먹을 수 없는 가격으로 소고기로 배를 채우는 것이 가능하다.
식후 경주 투어 시작.
어느 것이 꽃인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사진......능소화였나 여튼..
초점이 안 맞았지만 웬지 느낌이 좋아서
경주에 왔으니 왕릉 투어부터. 초등학교 6학년 때 수학여행으로 경주에 처음 오고, 고1때도 왔었으니 생각해보니 경주를 3번째로 오는 거였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큰 감흥은 없었다만 다시 와본 경주는 내 기억보다 조용하고 깨끗한 도시였다. 더불어 이렇게 무덤이 많았나 싶을 정도로 지천에 왕릉이며 유적지 천지였다. 높은 건물도 없고 그래서 사방이, 하늘이 확 트인 느낌이 참 좋았다. 데이비스 같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고. 조금만 눈을 들면 하늘이 보인다는 것이 좋다는 것을 여행에서 늘 깨닫는다.
걷다보니 첨성대. 안개 마냥 비가 조금씩 흩뿌렸다. 관광도시인데 사람이 왜 이렇게 없지, 라고 느낀 게 무색할 정도로 사람들은 모두 첨성대 주변에 모여있었다. 근 10년 만에 다시 본 첨성대는 생각보다 크고, 생각보다는 또 작았다. 밤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숙소로 바로 돌아가기에는 아쉬운 마음에 안압지를 가기로 했다. 안압지는 이제 구명칭이 되어있었고, 지금은 동궁과 월지로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첨성대에서 봤던 인파의 15배쯤이 동궁과 월지를 보기 위해 대기 중. 경주 시내에 있는 사람의 30%는 첨성대, 나머지는 모두 여기 모여있는 것 같았다. 줄보고 식겁했으나 오기로 줄을 섰는데 모두가 반 오기(?)로 줄을 서는 분위기-_- 그래도 생각보다 줄이 빨리 빠져서 대기시간은 20분도 걸리지 않았던 것 같았다.
그래도 보고나니, 줄 서서 볼만한 곳이긴 했다. 낮에는 오히려 별로일 것 같고, 꼭 밤에 와야하는 곳. 거의 2시간을 걸은 덕분에 숙소는 결국 콜택시로. 씻고 바로 기절.
한옥 게스트하우스에서 떠나는 날 아침 조식. 집밥 같아서 좋았다. 맛있게 잘 먹고 갑니다.
아침 불국사 투어. 다보탑, 석가탑은 오히려 어렸을 때 봤던 것보다 더 커보였다.
경주에 처음 와보는 남펴니 덕분에 석굴암을 가볼까 말까 고민했지만, 일정도 그렇고 결정적으로 더워서 그냥 다음 기회에 가보자며 불국사를 끝으로 경주를 떠났다. 경주 안녕- 우리는 울진으로 갑니다.
(그리고 몇달 후 지진이 났더랬지. 다시 경주를 가볼 수 있을까. 지진 이전의 모습이 온전히 남아있을까. 뭘 몰랐던 어렸을 때도 석굴암을 봤을 때 묘한 감동이 있었는데. 고등학교 때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현진건의 글이 새삼 떠올라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울진에서의 첫 식사 대게 정식.
결론부터 말하면 맛있었지만 1번 체험으로 족한 듯. 손이 너무 많이 가서 먹다가 지침. 2번은 못 먹을 것 같다. 그래도 게딱지 비빔밥은 훌륭하다. 다시 보니 아이폰 카메라가 좋기는 좋구먼. 잘 먹고, 우리나라에서 드라이브하기 가장 좋다는 길 중 하나라는 강원도의 7번 국도 드라이브 시작. 이미 해가 질랑말랑.
망양 휴게소에 있던 숙소. 그림 같은 수영장이었다.
전망대 아래는 완전 절벽.
망향 휴게소 포토스팟.
나의 사랑 너의 사랑 물회. 다시 봐도 먹고 싶다. 내 이번 여행의 최대 목표는 1일 1물회였던 것 같다.
여름이니 물장구 잼. 수위상 사진은 이 정도만...(-_-) 결정적으로 비가 오기 시작해서 2시간도 못 놀고 방으로 돌아갔다.
떠나는 날 얄밉게도 환상적으로 쨍쨍한 날씨. 바다 보면서 수영하는 묘한 풍경. 어제 물놀이 할 때 이랬어야 되는데라는 아쉬움 한 가득 안고 체크아웃.
숙소 나가는 길에서 바다 색이 너무 예뻐서 한 컷. 이제 울진을 떠나서 강릉으로 올라갑니다.
가는 길이 신남
도착하자마자 오징어 물회 흡입
오랜만이야 바다 옆 솔밭
얼쑤
바다도 봤으니 커피 한잔 위해 숲 속의 테라로사를 향해 떠납니다 .
분위기는 이렇고, 우리는 테라스석에 앉았다. 주차 공간이 여유가 많지는 않아서 타이밍 잘못 맞춰 오면 고생할 것 같다.
덩굴 속에서 이질감 없던 에어컨.
커피는 맛있었다. 단, 집 근처에 있는 테라로사(코엑스점)랑 커피 맛이 너무 똑같아서 당황스러울 정도.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본점 의문의 1패 -_-; 숲을 헤치고 간 보람이 좀 없어서 슬펐다.
요기는 테라로사 신관. 우리가 갔을 때가 증축한지 얼마 안 되서 이제 막 오픈한 분위기였다. 신관 넘어가는 길은 정원처럼 되어있다. 지금은 더 잘 단장되었겠지.
잘 마시고 갑니다.
이번 여름휴가의 마지막 숙소. 밤에 샤워를 하는데 온수가 나오지 않아 식겁했었는데 산속이라 밤에 온수가 하루 30분 밖에 안 나온단다. 이게 2016년에 가능한 말인가요.. 정작 우리는 예약할 때도, 그리고 숙소 입실할 때도 듣지 못한 말이었는데, 너무 황당했음. 심지어 내가 별로 내키지 않는다고 했던 숙소여서 짜증이 폭발. 덕분에 숙소를 예약한 남펴니와 여행 마지막날 대판 싸울 뻔함. 사실 이 곳을 예약한 가장 큰 목적은 바베큐 요리와 (숙소 바로 앞 계곡에서 의) 물놀이였는데, 어쩌다 보니 둘다 하지 못함. 그래도 체크아웃하면서 나팔꽃 배경으로 가증스러운 사진을 끝나며 잘 마무리됨. 하지만 그 곳은 다시는 가지 않을 것이야 -_-
서울 가기 전 마지막 카페 투어 크레마 코스타.
서울 가기 전 횡성 들러 한우 get
이리하여 어김없이 먹부림으로 휴가 마무리. 고기는 산지에서 사야 제맛입니다. ICU에서 골골대다 간 덕에 휴가 끝물에는 입병까지 얻었지만 그래도 휴가는 참 좋은 것 같다. 돌아온 뒤 짝턴이 휴가 가서 죽을 맛이었지만........ 그래도 휴가는 좋다.
다음 여름 휴가는 어디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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