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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17.01.15 2016 Summer vacation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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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15.07.31 Summer 2015
  9. 2014.02.17 the first Jeju
Stranger/Vacation moment 2020. 2. 23. 12:17

수험생 라이프가 마침내 끝이 났다. 2차 시험이 끝난 다음 주에 남편도 미리 휴가를 내 두었던 터라 시험 끝난 기념으로 짧게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처음에는 대만이나 후쿠오카를 갈까했는데, 뜻밖의 코로나 사태로 해외는 깔끔하게 포기. 겨울바다나 보자며 동해 쪽으로 결정했다. 10월에 도로연수 마치고 장거리를 제대로 주행한 적이 없어 여행 겸 고속도로 주행 연수차 잘 됐다 싶었는데 전날부터 엄청난 눈이 내리기 시작...결국 ktx 를 예매하고 말았다 ㅜㅜㅋㅋㅋ

대학교 1학년 MT 이후 거진 십 몇년만에 오는 듯한 청량리역. 옛날에는 뭔가 휑한 느낌이었는데 거대한 쇼핑몰이 있어 새삼 나이 실감하고...빈 속에 캐리어 끌고 오느라 어지러웠는데 잔치국수 흡입하니 조금 정신이 돌아오더라.

가는 길 절반은 터널 통과. 그래도

간만에 넓은 풍경을 보니 속이 다 시원했다. 설탕가루처럼 눈이 곱게 덮인 곳은 10년 전 보았던 눈 덮인 알프스만큼이나 예쁘고 아기자기한 풍경.

하늘이 흐리다 싶더니 갑자기 몰아치는 눈보라. 차 안 가져오기 잘 했다 싶을 정도로 엄청나게 쏟아지는 곳도 있었다. 원주와 평창까지만 해도 눈이 수북했지만 막상 강릉에 도착했을 때는 눈의 흔적조차 없어 당황하고. 호텔 도착해서 체크인까지 시간이 남아 로비에 짐 맡기고 바로 앞의 바다를 보러 나갔다.

손가락이 떨어져 나갈 것은 바람 부는 바닷가에서 합격 확인. 발표인 2시에 접속자가 순간적으로 몰려 버퍼링 걸리는데 불안해서 미치는 줄 ㅠㅠ 웬만하면 다 붙는 시험이라지만 내과는 올해 3년제가 첫 시험을 보는 해라 응시자가 평소의 2배수가 된데다 2차에 타블렛 시험이 도입된 첫 해라 온갖 루머는 돌고, 갑자기 코로나 사태로 원래 1차 시험 종료 후 며칠 간 진행하는 2차 시험 대비 슬라이드 강의가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있었더랬다. (다들 그 강의만 들으면 2차 시험 준비는 끝이라고 했는데 -.,-) 난 그 와중에 퇴사해서 혼자 공부하려니 얼마나 쫄리던지 ㅠㅠ 어쨌거나 수험생은 이제 끝!! 남펴니가 찍은 사진을 보면 발표 전후로 표정이 다르다. 사람마음이 이렇게나 간사하다. 나도 이제 전문의 ㅜㅜ

처음 보는 높이의 엄청난 파도. 게다가 쉬지 않고 불어대는 엄청난 바람에 입이 돌아갈 것 같았지만 시원한 풍경과 파도 부서지는 풍경이 멋있어서 한참을 구경했던 것 같다.



여기서 미니스커트 입고 온갖 셀카와 sns용 영상을 찍다 갑자기 훅 밀려온 파도를 뒤집어쓴 20대 아가씨 둘을 보았지.........바다로 안 휩쓸려가서 다행이다 싶을 정도였다. (수영금지구역임) 멀리서 보면서도 파도 오는데 저래도 되나? 싶어 뭔가 불안불안했는데 역시나..(이마짚) 남편이랑 멀리서 보고 경악하며 분명 저 모습조차 태그를 달고 인스타를 들어갈 거라고 했다 ㅋㅋ 덕분에 내가 찍은 영상에 그 분들의 비명소리와 남편의 어이구!! 소리도 녹음됨 -.,- 코트에 치마에 부츠 차림이었는데 추우면 이성이 마비되는 나로서는 멋 낸다고 입어본 적이 패션이라 존경심마저 들 정도였다 ㅋㅋ 그리고 실제로 다음 날 인스타하다가 생각나서 적당한 태그쳐서 들어가봤더니 그 아가씨들 인스타가 바로 떴음.....예상대로 물에 빠지는 것까지 올렸더라...당사자들이 행복하다면야....-.,-

체크인 시간이 되서 호텔 입성. 오션뷰는 훌륭한 선택입니다. 파도소리가 쉬지 않고 계속 들리는 게 너무 좋았다.

늘어져 쉬다 저녁을 먹으러 호텔 앞 해변 쪽으로 외출.

바다에 왔음 회부터 먹어야죠. 코로나 여파인지 뭔지 손님이 우리 뿐이라 웬지 뻘쭘. 같이 주신 찬이며 된장이 너무 맛있길래 주인분께 여쭤봤더니 예상대로 직접 담그신 된장이라고. 가게 연지 40년째라며, 장류를 다 직접 담근다고 하셨다. 된장에 들기름을 뿌려 나오는 게 특이했는데 풍미가 너무 좋았음.

파도가 높아 배가 못 나간 날이라 오늘은 낚시를 못 나가셨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양식으로. 아쉽지만 그래도 회는 역시 바닷가다.

매운탕도 맛있고. 잘 먹고 갑니다.

해 떨어지기 전 겨울바다. 해가 지니 더 추웠다.

호텔 돌아가는 길에 발견한 오징어 크기 무엇....

방에서 쉬다가 아쉬워 호텔 앞 펍에 햄버거 또 먹으러 옴. 한참 입맛이 바닥을 쳤는데 합격 확인하자마자 돼지모드 on인 나 자신 반성하자.....

소화시킬 겸 밤바다보러. 이날 유독 바람이 많이 불어 진짜 추웠다. 코 떨어지는 줄 ㅜㅜ

아침의 환상적인 일출. 하지만 사진 찍고 바로 다시 기절. 휴가는 늦잠이라며 ㅋㅋ 하지만 남편은 새벽에 아무도 없는 헬스클럽 가서 1시간을 뛰다 오심.

아침의 동해바다.

걸어걸어 근처 초당마을의 순두부 식당으로. 골목골목 옛 동네도 둘러 보고.

원래 가려던 곳이 문을 닫아 다른 곳으로 갔는데 생각보다 별로라 실망. 수요미식회에도 나온 집이라더니....다시 오면 안 갈 듯. 이번에 여행하면서 알았지만 강릉이 위치상 주말 여행객이 많은 곳이라 그런지 주말은 오픈하고 월,화,수 중 휴일이 많았다. (그 와중에 우리 여행 일정은 월~수) 강릉 여행을 주초에 간다면 영업일을 미리 잘 확인해야 할듯.

구글맵에서 평가가 좋아 들렀던 kaffe Kiwa. 구석구석 빈티지한 아이템으로 가득하다. 자칫하면 엄청 조잡스러워질 인테리어를 아기자기하게 잘 해놓았더라.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햇살 덕에 따끈따끈해서 좋았다. 남편은 새벽 운동 여파로 책 읽다 졸기 시작 ㅋㅋㅋ 여튼 커피 마시며 책 읽고 사진 찍고 하면서 시간 때우다가 택시 타고 시장 구경하러.

여행은 어디든 가장 재밌는 것 중 하나가 시장구경인 것 같다. 한 바퀴 쭉 둘러보고 살짝 허기져서 강릉 먹거리라는 장칼국수 집으로.

신라면? 같은 느낌인데 강릉까지 와서 챙겨먹을 정도로 대단한 별미는 아닌 것 같다만 요즘 같은 물가에 단돈 3천원이라는 매력적 가격에 맛도 개운하고 양도 푸짐하니 괜찮았다. 잘 먹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 한숨 자다가 저녁 먹으러 외출. 나이 들고 추우니 밖에서 3시간 돌아다니면 너무 지친다 ㅜㅜ

남펴니가 원해서 간 꼬막 비빔밥. 삼성 현백에 종종 팝업으로 들어와서 먹어봤는데 강릉 본점에 오게 될 줄이야 ㅋㅋ 인스타나 블로그에서 대기가 어마어마하다는 이야기를 워낙 많이 본 터라 일찍 가도 좀 기다리겠거니 싶었는데 바로 착석. 5시 좀 넘은 이른 시간이라 그랬나 싶다. 포장해서 먹었던 것도 맛있었지만 역시나 바로 해서 나온 밥이 훨씬 맛있었다. 비수기라 그런지 코로나 탓인지 다 먹고 나가는 시간까지도 빈 자리가 제법 있었다는.

중간중간 골목 구경도 하고.

소화도 시키고 선물 받은 쿠폰처리겸 스타벅스행. 바로 앞이 바다인데 밤이라 보이지가 않네 ㅠ 차 마시면서 쉬다가 호텔로 돌아와서 수영장에서 1시간 정도 물놀이하다 옴. 8시부터 성인만 입장 가능인데 온통 20대 젊은이들뿐이라 좌절했음.....애 데리고 낮 시간에 와야겠다며 ㅜㅜ

물놀이했더니 배고파져서 또 치킨 먹고....발표 전날까지 어거지로 하루 2끼 먹었는데 발표까지 꽤나 스트레스를 받았었나보다.

터미널 가기 전 마지막 해변산책. 세인트존스에서 숙박했는데 객실이 천 개가 넘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호텔이었다. 비수기에 오니 붐비지도 않고 오션뷰로 룸을 잡으니 방에서 책 읽으면서 바다만 봐도 너무 좋았다는. 잘 쉬다 갑니다.

강릉 명물 교동짬뽕. 짬뽕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그런지 감동적인 맛까지는 잘 모르겠다만서도 보기만큼 맵지 않아 부담 없이 잘 먹었다.

차 시간까지 여유 있어 앞에 카페도 잠시 들르고.

야무지게 책 한 무더기를 싸갔지만 제대로 읽은 책은 한 권뿐이다.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칼럼으로 유명해진 김영민 교수님 책인데 강추. 제목은 비장하지만 1-2부는 보는 내내 빵빵 터짐. 기회가 되면 꼭 강의를 들어보고 싶다.





2박 3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무계획으로 가서 맘 편하게 먹고 자고 잘 쉬다 와서 좋았다. 작년과 올 초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였던 전문의 시험을 무사히 넘겨서 참 다행스러운 시작이다. 다음 주부터 다시 노예로 끌려 들어가는 삶이지만 마지막을 즐겁게 보낼 수 있어서 감사하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잘 해낼 수 있게 또 최선을 다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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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rind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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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이 지나가기 전 운 좋게 받아낸 겨울휴가. 풀로 휴가를 쓸 수 없는 신랑님이랑 날짜를 조율하다 보니 월, 화요일이 함께 비는 일정이 되었다. 무얼 할까 고민하던 중 강원도 원주의 뮤지엄 산에 다녀왔다. 가기 전 날 저녁 대설주의보로 재난문자까지 오는 탓에 반 포기 상태였지만 막상 흩날리는 눈발에 비해 길은 깨끗해서 과감히 길을 나섰다. 나갔다 정 아니면 돌아오지 까짓 것 별거냐! 싶은 비장한(?) 마음으로.

집에서 원주시까지는 네비 상으로 약 2시간 정도 되는 거리. 비교적 부지런하게 나선 탓에 눈 내리는 날씨, 중간에 휴게소를 들른 걸 감안해도 원주시에 들어오니 11시가 좀 넘는 시간이었다. 휴게소에서 깨알 같이 알감자와 소떡소떡도 먹고, 나름 장거리(?)라 간단하게 먹기라도 잘 했다며. 뮤지엄과 원주시와도 거리가 어느 정도 있는 편이라 점심을 먼저 해결하고 가기로 했다. 식사는 전날 미리 검색하고 찾아둔 '까치둥지'로.

11시 오픈인데 주차하느라 한 번 길을 도느라고 11시 20분 넘어 도착, 대기번호 4번을 받았다. 10분 정도 기다리니 자리가 나고. 이 곳의 메뉴는 오직 하나, 알탕이다.


뚜껑을 열면 이런 비쥬얼. 알과 곤이가 냄비 가득하다. 사이사이 버섯, 오징어, 미더덕이 있고 위에 쑥갓이 듬뿍.

끓으면서 야채의 숨이 죽으면 부피가 확 줄어드는 느낌이지만 막상 먹다보면 양이 상당하다. 알과 곤이만 먹기에도 바빠서 다른 해산물은 다 먹기도 버거움. 국물이 칼칼하면서도 탁한 느낌이 없어 깔끔하니 좋았다. 든든하게 먹고 갑니다.

차로 다시 30여분을 달려 뮤지엄 산에 도착했다. 평일에 눈발까지 날린 덕에 주차장은 휑하기 그지 없었다. 기본 입장권 가격은 18,000원이지만 명상관 혹은 제임스 터렐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만원이 추가된다. 명상을 체험하고 싶다는 신랑의 의견을 따라 명상관 포함 28,000원짜리 티켓으로 구매.

티켓을 구매하고 명상관으로 이동하는 길.


작년에 새로 오픈했다는 STONE GARDEN의 명상관. 무덤 같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나중에 들은 설명에 따르면 뮤지엄 산을 만든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경주 왕릉에서 곡선에 대한 영감을 받아 만든 곳이라고 한다. 무덤이라고 표현했지만 막상 음침한 느낌은 없고, 돔 한 가운데의 틈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이 아늑하고 쉬고 싶은 요람 같은 느낌을 준다.


시간대 별로 명상의 종류가 다르고, 공간의 제한으로 인한 입장인원 제한이 있다. 타이밍을 잘 맞춘 덕에 입장객은 나와 남편 둘 뿐이었다. 쉼명상 이었는데, 복식호흡 및 전신의 이완/긴장을 직접 해보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 시작 전 손등에 페퍼민트 오일을 몇 방울 떨어뜨려주는데 안내에 따라 양 손바닥을 문지르고 귀뒤, 정수리 등에도 발라준다. 페퍼민트 특유의 화한 향이 자극적인 듯하면서도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안내에 따라 깊은 호흡과 운동을 몇 번 따라하니 추위와 장거리 이동에 긴장된 몸과 마음의 긴장도 풀리는 느낌.

밖에서 보는 명상관은 이런 구조.


눈 내리는 소리를 들으며 걷는 스톤가든. 참 좋았다.



안도 타다오의 향기를 느끼며 구석구석 뮤지엄 산을 둘러보고. 아마 나 같이 단순한 사람은 절대 떠올리지 못할 구조의 건물일 것 같다. 재료며 색깔, 질감 무엇 하나 튀는 것 없이 어우러져 평범해 보이지만 결코 뻔하지 않은 구조. 예상치 못한 곳에서 하늘을 만날 수 있고, 구석구석 바깥의 빛이 새어들어 별다른 조명 없이도 어둡지 않다. 무엇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면 이런 멋진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걸까. 약력을 보니 안도 타다오는 정식으로 건축을 배운 적이 없다고.

뮤지엄 산 안에는 일반 전시갤러리 3개, 종이 갤러리가 3개 있고, 백남준관이 있다. 6개월마다 전시가 바뀐다고. 한솔제지와 관련 있는 곳이라 그런지 종이갤러리도 인상적이었다.


흑과 백으로만 표현한 들불.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흰 색이 번져나가는 것만으로도 들판에 불이 번지는 느낌이 생생하다.


손에 잡힐 듯한 구름의 이미지.


말 그대로 설국. 산기슭 넘어 온통 하얀 빛은 하늘인지 눈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작년 북해도에서 안도 타다오의 물의 교회를 보지 못한 아쉬움이 채워진 시간들. 다만 안도 타다오의 건축에 있어서 주요한 구성인 물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 사진 속 자갈밭으로 보이는 곳이 원래는 물로 채워져 있는 곳인데, 겨울이다 보니 물을 다 빼놔버린 상태. 그나마 운 좋게도 눈으로 덮여 겨울에만 볼 수 있는 이색적인 풍경을 원없이 볼 수 있었다.



잘 보고 갑니다. 언젠가 하늘이 파란 가을날 다시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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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rindari
Stranger/Vacation moment 2018. 10. 17. 14:33

주말 2박 3일간 부산에 다녀왔다.   


시간대가 애매해서 SRT 역에서 혼자 벽 보면서 점심해결. 기차에서 병든 닭처럼 졸다가 정신 차려보니 부산에 도착해있었다. 부산을 2시간 반만에 오다니.....격세지감이다. 원래 기차로 4-5시간 걸리는 동네였는데....   





남편은 학회 후에 회식이 있어 자정 다 되서 온다고 연락이 왔다. 완전 무계획으로 온 터라 딱히 할 일도 없고 피곤했던 터라 방에서 널부러져서 티비 보면서 쉬다가 시계를 보니 밤 8시. 뭐라도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일단 방을 나왔다.  스무살 이후에는 부산에 가면 매번 해운대 쪽에만 있었던 터라 이번에는 다른 곳에 좀 가보자 해서 남포 쪽으로 잡았는데 음...다음에는 서면에나 해운대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됨. 근처 부산국제영화제거리나 국제시장, 깡통시장 등이 있어 밤에 슥 놀러나가기는 좋은데 숙소 바로 뒤가 유흥가 한복판이라 정신없다. 건대나 종로랑 비슷한 분위기인데 간판들이 워낙 적나라하셔서 당황스러웠다. -_- 애들 데리고 올 곳은 아니라며 절레절레. 20대거나, 밤에 부담없이 술 먹고 싶은 경우가 아니라면 별로 추천할 만한 곳은 아닌 것 같다. 번잡스런 유흥가 속 (혼자) 밥 먹을 데가 마땅치 않아보여 김밥 사들고 방에 들어가야하나...라는 찰나에 돼지국밥집을 발견해서 입장.

부추, 겉절이, 생양파랑 먹으니 꿀맛. 다 먹고 숙소가서 할 것도 없고 아쉬운 마음에 건너편 자갈치시장 투어. 


​부산 남항 풍경. 저 멀리 라온마를 촬영했을 것 같은 산동네가 보이고, 조용해보이지만 사진에 나오지 않은 바로 옆에는 자갈치축제라며 큰 무대 위에서 사람들 단체로 춤추고 아모르파티가 광광 울려퍼지는 정신없는 밤이었다. 혼자 이런데 있으니까 기분이 더 이상....숙소로 돌아와버림. -_-







아침에 호텔 근처 국제시장 가서 돼지국밥 2탄. 국밥은 전날보다 이 집이 더 맛있군요. 3대가 이어서 하는 집이라던데 젊은 사장님 친절하시고, 식당도 깔끔하다. 



부평깡통시장, 국제시장 둘러보고 





깔끔한 카페 가서 커피 한잔하고 뭐할까 고민하다 충동적으로 용궁사 가기로 결정. 






올해의 고난이 어디서 왔는지 용궁사에서 해답을 찾은 남펴니. 올해가 개띠에게는 삼재의 해였던 것....​




아침에는 날씨가 흐릿하더니, 날씨가 점차 개이기 시작했다. 날씨도 좋고, 주말까지 겹친 탓인지 용궁사는 사람이 말도 못하게 많았다. 몇 년 전 친구들이랑 왔을 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렇게 줄 서서 들어갈 일인가 싶을 정도. 정작 부산사람은 없어보이고 죄다 외지인 분위기...


그래도 높은 곳에 올라서 보니, 헛걸음은 아닌 풍경. 



​평생 단 하나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곳. 잘 보고 갑니다. 





걸어서 근처의 부산힐튼&아난티코브. 좋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와서 보니 기대 이상으로 잘 해놓았다. 서점인 Eternal journey도 괜찮았고. 다만 서울 유명 레스토랑(볼피노, 목란...) 등이 꽤 입점해있어서 굳이 여기까지...라는 생각이 들어 좀 아쉬웠다. 




다시 남포로 넘어가는 길. 환상적인 노을. ​




무계획 여행이었지만, 부산에 가면 하고 싶었던 일 중 하나가 부산 세정 방문. 한치모밀이 맛있다고 예-전에 어디선가 보고 꼭 가야지라고 기억해두었던 곳. 나름 오픈시간에 맞춰 도착했는데도 이미 식당은 만석이라, 대기를 했다. 북해도에서 양갈비 먹겠다고 2시간 가까이 기다렸던 덕에 역치가 올라가서 30분 대기는 이제 애교 느낌.


사진상에서는 마치 무채 같아 보이지만 저 하얀 것이 모두 한치를 얇게 썰어둔 거다. 이모님이 양념장 넣고 손수 비벼주심.

 

초장양념이 참 맛있었다. 달지도, 시지도 않으면서 참 잘 어울리는 느낌. 조금 남긴 뒤에 밥 비벼 먹으면 더 꿀맛.




숙소 들어와서 누워서 좀 쉬다가 다시 외출.

남포동 책방골목. 8시가 넘은 시간이라 거의 문은 닫고, 몇몇 가게만 열려있었다. 딱히 할 것도 없고, 심심해서 다시 자갈치 시장으로. 우리가 갔던 주가 자갈치축제니 BIFF, 영도다리축제 등 각종 축제가 겹친 주간이라 남포 구석구석 정말 사람이 정말 많았다. 자갈치시장 한 켠은 아예 커다란 포장마차로 만들어놨더라. 사람들은 그 아래서 꼼장어니 회와 술을 곁들여 마시고, 제대로 축제 분위기. 저녁을 많이 먹은 탓에 딱히 더 먹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아 그냥 구석구석 구경만 하다가 왔다. 




이번 여행에서 찍은 사진 중 가장 좋아하는 사진. 






마지막날 아침. 생각해보니 부산까지 와서 회를 안 먹었네 싶어 아침에 또 자갈치시장행. 축제 마지막날이라 그런지 아침에도 사람이 많았다. 포장마차는 아침에도 계속 진행중. 둘러보다 전어 포함한 모듬회로 주문해서 먹었는데, 인생 전어회였다. 전어가 이렇게 고소하고 맛있는 생선이었나 싶어 감동했음. 뒤늦게 나온 각종 생선이 들은 미역국도 든든하고. 역시 회는 바다에 가서 먹어야...



​서울 가기 전 시간이 남아 근처 영도다리 둘러보고. 시간 잘 맞춰서 가면 다리가 열리는 걸 볼 수 있다고 한다. 


​충격적인 말린 개구리 뭉치. 처음에는 무슨 생선인데 이렇게 생겼나 싶어 유심히 보다 보니 어류가 아니었던 것이지.  남포동 옆의 광복동도 참 재미있는 동네였다. 의외의 풍경들이 자연스럽게 뒤섞여있다. 홍콩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해야되나. 영도다리와 피난민 동상들이 있고, 주변에는 6.25 전후에나 지어졌을 법한 오래된 건물들과, 말린 개구리와 각종 약재를 파는 곳들, 점집들이 뒤섞여 있는 바로 맞은 편에 화려한 쇼핑몰이 번듯하게 들어서 있다. 정말 예측불허의 동네.





광복동 쪽 롯데몰에 전망대가 있어 둘러보고 나왔다. 전망대라 그래서 처음에는 탑이라고 생각했는데, 롯데백화점 위 옥상 위 꽤 넓은 공간에 공원을 조성해두었는데, 잘 해두었더라. 다만, 그 좋은 풍경 속 카페는 오직 엔젤리너스만 입점해있어 심히 안타까울 정도. 계열사도 좋지만, 좀 더 좋은 카페를 두는 것이 어떨까 싶다. 여튼 이렇게 무계획 2박3일 부산(남포)여행 잘 놀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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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rindari
Stranger/Vacation moment 2017. 4. 9. 20:12

 

휴가의 마지막 남은 3일 주말, 제주도에 다녀왔다.  사드 덕분(?)에 중국인 관광객이 확 줄었다는 희소식(?)과 유채꽃이 만발하다는 이야기에 가기 전부터 가슴이 두근두근.

 

어렵사리 겨우 예매한 제주행 비행기.

 

 

Welcome to JEJU

오후 7시 반 비행기라 도착은 밤 8시 반이었고, 렌트카 찾고 짐 찾고 하니 이래저래 벌써 밤 9시가 다 된 시간이었다.  첫 날은 어차피 잠만 잘 거라 숙소도 일부러 제주시 공항 근처에 비싸지 않은 곳으로 잡긴 했는데, 밥집하는 데가 없을까봐 걱정이 되었다. 고민하다가 급하게 인스타그램에서 해쉬태그로 검색해보니 제주시 횟집에 새벽까지 하는, 고등어회를 파는 집을 발견해서 차 찾자마자 바로 출발.

 

 

그리하여 우리는 현명한 선택을 한 것임을 알게됨 -_-)V

 

사진 왼쪽하단에 고등어 밥이라며 나오길래 고등어를 넣어서 같이 먹은 밥인가 하기도 하고, 배고파서 아무 생각없이 신랑이랑 다 집어먹었는데 종업원 아가씨가 당황하며 회랑 같이 먹으라고 준 밥이었다고 당황해서 다 먹은 우리도 당황. 그래도 친절하게 한 공기 더 주셨다. 바다향 물씬 나는 생김에 저 밥 조금, 고등어회, 양파 한조각, 먹고 너무 맛있어서 울 뻔.

식당은 원담 고등어회 전문점.  위치는 제주공항 근처고, 근처 주차장도 좋은 편이다.  배가 터질 정도로 가득 먹고 숙소로 돌아와 취침.

 

 

 

둘째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제주도에 왔으면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갈치구이는 꼭 먹어야된다는 것이 나의 지론.  신랑의 추천으로 오늘은 도라지식당을 갑니다.

 

고등어구이, 갈치구이, 자리물회의 조합. 

다 먹고도 약간 허전한 느낌에 역시나 남편의 강력추천으로 한치구이를 시켰는데, 와, 진짜 맛있었다. 양념 발라 구운 게 뭐 대단할 것 있겠냐는 나의 편견이 와장창. 갈치구이와 함께 꼭 먹어야되는 메뉴가 이렇게 추가되고. 

 

 

 

 

배도 든든하게 채우고 노란 유채꽃 가득한 풍경을 보러 산방산으로 향합니다.

 

 

 

 

 

 

 

 

 

 

 

 

 

 

 

 

 

 

 

 

노-오란 유채꽃이 지천에 한가득 피어있는 풍경에 가슴이 두근두근.  먼저 다녀온 일행으로부터 사진 촬영 목적으로 유채꽃밭 입장할 때 천원씩 입장료를 받는다는 말을 듣고 뜨악했으나, 막상 가보니 천원이 아깝지 않은 풍경이었다. 관리 목적으로라도 입장료를 받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며칠 전 순천에서 꽃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단번에 잊혀지는 황홀한 광경이었다.

 

 

잠시 들른 카페. 갤러리를 겸하고 있다. 사람도 많지 않았거니와 풍경이 정말 최고. 카페 앞 정원 비탈에 제주도식 무덤이 있어서 조금 놀랐지만, 무덤조차 예뻤던 곳.  노란색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예쁜 색이었나 싶어 감탄하고, 매 순간의 풍경이 황홀해서 눈길을 돌리는 것조차 아까운 시간들이었다.

 

 

해안도로에 잠시 차를 세우고 바람을 맞으면서 걷던 중 생각치도 못하게 만났던 돌고래떼. 낚시하던 사람들조차 모두 낚싯대를 내려놓고 돌고래떼를 보고 있었다. 수면 위로 뛰어오르던 모습까지도 멋있었다. 생각치도 못한 풍경에 또 감탄.

 

 

 

인턴 동기였던 친구가 알려준 맛집을 가려고 했으나 당황스럽게도 휴업 중. 알고 봤더니 주인분이 몸이 좋지 않으셨다고. 아쉬움 가득한 맘을 안고 다른 집을 찾았다.  대체 장소는 제주의 '목포고을'

 

 

 

갈치젓에 찍어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배가 터지도록 먹고 마지막 숙소인 히든클리프로 향했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자켓만 벗어두고 촬영한 컷. 방이 그리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천장이 높아 좁은 느낌이 없다. 신축호텔이라 시설도 깔끔하고, 욕실내 어메니티는 모두 록시땅 제품.

 

 

 

 

 

 

 

 

 

 

수영장에서 무려 4시간을 놀았다.  원래 물 속에 있는 걸 워낙 좋아하는 성격이라 신행에서도 바다 속에 3시간을 있었다만, 그래도 날씨는 날씨 탓인지 4시간 물놀이는 무리였던 듯 하다. 중간에 나와서 햄버거를 흡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에 돌아와서 씻고 완전히 기절해버림.

히든 클리프는 중문에 작년 여름에 생긴 핫한 호텔. 여름에 오픈할 즈음부터 가봐야지 가봐야지 했었는데, 드디어. 인피니티 풀은 사계절 내내 온수라고 안내하고 있었는데, 물 온도가 아주 따뜻하지는 않고, 미지근한 정도에서 조금 더 따뜻한 정도? 오히려 아예 겨울에 가면 물 속이 훨씬 따뜻한 느낌이라도 나련만, 어중간한 계절 탓에 수중은 그럭저럭 견딜만해도 물 밖이 더 춥게 느껴졌다. 밤 11시까지는 풀 중앙 플로어에서 DJ가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을 틀어준다. 소리가 꽤나 시끄러워서 밤에 조용하게 쉬려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지는 않음. 나름 광란의 수중파티를 기대하였으나 찬 바람에 사람들은 머리만 내놓고 물 속에 쭈그리고 있었다.

 

아쉬웠던 점은 바닥이 너무 차고, 썬베드가 있는 곳도 타일에 맨발로 다녀야해서 너무 힘들었다는 점. 나무로 된 받침대나 임시로 신을 슬리퍼 등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  

 

 

 

마지막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비행기 시간이 정오 즈음이라 렌트카 반납 및 아침 식사를 위해 공항 근처로 향했다. 도라지식당을 다시 갈까 하다가, 동선상 더 위치가 괜찮아 고른 물항식당. 현지 주민들에게 인기 있는 맛집이라고 한다.

 

결론은 도라지식당 >> 물항식당. 도라지식당의 갈치구이가 압도적이어서 상대적으로 밋밋한 느낌이었고, 물회도 생각보다는 그냥저냥. 그래도 고등어구이는 참 맛있었다. 배부르게 먹고 공항으로 향했다. 면세점에서 엄마 선물도 사고. 

 

 

 

 

 

 

어쩌다보니 제주도에만 3번이나 왔다. 봄, 여름, 겨울, 이제 가을에 한 번 더 와야지.

즐거웠어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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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rindari
Stranger/Vacation moment 2017. 3. 29. 19:53

 

이래저래 못 간 겨울휴가를 3월 봄 휴가로 보상(?) 받았다. (내 잘못으로 잘린 것도 아니고 병원 사정 때문이라지만) 막상 겨울휴가 잘렸을 때는 분노와 무기력함에 어떤 위로도 귀에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막상 남들 일할 때 떠나려니 이렇게 좋을 수가. ^______________________^

원래는 요양목적의 일본 료칸 투어를 계획했으나 여수를 꼭 가고 싶다는 오마니의 의견을 따르기로 함.  용산에서 KTX를 타고 여수를 먼저 들렀다가 순천을 이동한 뒤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2박 3일 코스로 계획했다. 여행계획 짜면서 알아보니,  여수-순천, 혹은 담양-여수-순천 코스로 많이 짜는 듯하다.  매화 피는 시기에는 광양을 넣기도 하고. 차를 가져갔으면 그랬으련만 운전 계획도 없거니와 여행은 편하게 가자는 주의라 그냥 간단하게 맛있는 거 먹고 명소 한 두군데 보는 코스로.

오전 10시 기차였고, 알람을 깜박하는 바람에 8시가 넘어서 오마니 전화를 받고 일어난 내가 늦을 줄 알았으나 정작 나는 30분 전에 도착하고, 오마니가 전철을 놓치는 바람에 자칫 기차 놓칠 뻔한 아찔(-_-)한 상황이 연출되었지만 무사히 둘다 탑승. 원래 학교 앞에 사는 애가 매일 지각하는 법이다.  

 

미세먼지로 뿌옇던 하늘은 남쪽으로 가도 큰 차이가 없었다. 심지어 곡성을 지날 때는 비가 쏟아져서 영화 생각도 나고 괜시리 묘한 기분이 들었지만, 다행히도 곡성을 벗어나자 비가 걷히고 조금씩 해가 비쳐오는 듯했다. 숙소 위치를 다시 검색해보니, 여수역에서는 숙소까지 택시로 30분, 그 직전 역인 여천역에서는 10분 거리인 것을 발견해서 여수 대신 여천역에서 내리기로 했다. 내리니 오후 1시, 일단 배부터 채우자며 택시기사님께 맛집 추천을 부탁 드려서 게장백반을 먹으러 갔다.

 

 

남도 한정식답게 상 가득 반찬이 깔린다. 이 집는 밥, 반찬은 무한리필. 30년동안 게장만 먹어온 저는 압니다. 게장 맛있으면 다른 반찬 다 필요없어.

 

 

 

여기에 굽지 않은 생김을 싸서 먹으면 바로 여기가 파라다이스 ㅠㅠ 게장이 짜지 않아 아주 만족스러웠다. 요즘 식당에서 보기 힘든 큰 밥공기를 주는데, 그 공기에 밥 2그릇 가득 채워 먹음.  나중에 주문해 먹으려고 명함까지 쟁여옴.

(식당은 여수시 꽃돌게장 1번지)

 

 

배부르게 잘 먹고, 근처 가까운데나 보자, 싶어서 여수 오동도로 향했다. 여행 준비하면서 여수 코스에서 금오도 투어를 생각했으나 일정 자체가 여유롭지 않았고, 실제 금오도를 보려면 하루 날 잡고 봐야된다는 택시기사 아저씨 말에 깔끔하게 포기.  남쪽이라 더 따뜻할 거라는 기대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날도 흐리고 바람 때문에 어찌나 추우신지 -_- 얇은 패딩 안 가져갔으면 여수 도착해서 옷부터 살뻔..

 

오동도는 동백꽃이 가득한 섬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동백꽃은 생각보다 많이 피지 않았다는 게 함정. 섬은 작고 아기자기하다. 동백과 각종 나무가 가득해서 오히려 바람에 막혀 상대적으로 따뜻한 느낌. 소나무 사이로 스치는 바람 소리가 참 좋았다. 동백이 가득한 때도 좋겠지만, 여름에 와도 참 좋을 곳 같았다. 방파제로 걸어 갈 수 있는 섬이고, 걷기 힘들거나 귀찮은 이들을 위해 동백열차가 왔다갔다 한다. 육지에서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로, 동백열차를 타면 7분 남짓. 워낙 천천히 가서 걸어가나 열차(실은 길게 이은 버스)나 시간이 크게 차이나지는 않는다. 

 

 

 

오동도 포토스팟. 동백꽃은 여기가 제일 많이 피어있었음.

 

 

 

 

이 날의 패션 : 바람막이, 썬그라스가 햇빛보다 바람 막는데 더 유용했던 것 같다. 머플러가 이날 최고의 아이템.

 

오동도 둘러보고 숙소 들어왔다가 근처 횟집에서 먹은 회덮밥 & 장어탕.

 

 

그 유명한 여수 밤바다.

 

 

숙소에서 쉬는데 귓속말이라고 새로 시작한 드라마. 무심코 켰는데 재밌길래 보다 우리병원 나와서 깜짝 놀람. 여튼 재미있게 보고 씻고 숙면.

 

 

 

 

 

둘째날 아침이 되었지용. 아침부터 상다리 휘는 남도정식을 먹으러 갑니다.

원래는 생태탕을 먹으려고 하였으나 2인분부터만 되고, 갈치 직접 낚시해서 잡는다며 추천하시길래 생선구이 백반을 시켰는데, 만족스러웠다.

 

아침부터 알차게 잘 먹고 갑니다. 이 아침의 위력은 오후 5시에 발휘됨.

 

 

 

 

오늘은 여수에서 순천으로 넘어가는 날. KTX로 10분 거리. 숙소에 먼저 들러 짐부터 맡기고, 순천만 정원으로 갔다. 원래 체크인 시간보다 3시간 이상 일찍 도착했는데 친절하게 새 방 내어주셔서 감사했다. 숙소에서 순천만 정원까지는 1km 남짓이라 택시 타느니 걷자며 슬슬 걸어서 도착.

 

 

텔레토비 동산 같기도 하고, 나선 모양의 언덕이 있다. 멀리서 보면 꼭 스톤헨지 축소해놓은 모양 같기도 하고.

입구를 지나 언덕을 넘어가면 국가정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각 국가별로 정원이 있다. 프랑스 정원, 중국정원, 독일 정원 등등. 생각보다 추운 날씨 탓이었는지 몰라도 3월 말임에도 불구하고 꽃이 만발한 풍경은 없어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아기자기 꾸며놓은 정원 보는 재미로 기웃거리며 다녔다. 비교적 내 취향이었던 건 중국정원과 중국정원 담 밖의 벚꽃들.

 

 

 

 

올해 볼 벌의 80%는 여기서 다 본 듯. 어쨌거나 벚꽃은 참 예쁘다. 나는 새해라는 느낌을 정초인사가 오고 가는 설날에 받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늘 봄이 되고, 꽃이 피어야 아 정말 새로 시작하는 새해구나, 새 계절이구나, 라는 느낌을 봄이 되서야 늘 받았는데, 그 역할을 했던 것이 항상 벚꽃이었던 것 같다. 하얗게 몽글몽글 나무에 매달려있는 벚꽃은 여전히, 언제 보아도 설렌다.  

 

 

 

 

 

 

2시간 정도에 걸쳐 국가정원을 둘러본 뒤 이번 여행지에서 가장 가고 싶었던 순천만습지로 향했다. 꿈의 다리를 건너 모노레일 승강장으로 가면 순천만습지로 가는 모노레일을 탈 수 있다. 정원과 습지는 7km 이상 거리로, 걸어서 갈 곳은 못 된다. 차를 갖고 왔다면 따로 이동한다던지, 아니면 이 모노레일을 이용해야 한다고 한다. 

 

 

 

귀여운 모노레일. 안에서 보면 이런 느낌이다.  승강장에서 내려오면 눈 앞에 뻘밭 위 갈대밭이 한없이 펼쳐짐.  

 

 

 

 

 

 

#가을아니고봄

 

사진만 얼핏 보면 봄인지 가을인지 구분도 안 가지만, 갈대에게는 제철이 아닌 계절이라 그런지, 풍성한 갈대는 없고, 말라서 앙상해져있었다. 그래도 시선 고정할 곳 없이 눈 앞에 펼쳐지는 트인 풍경은 참으로 만족스러웠다. 얼마만에 보는 트인 풍경인지. 비수기에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도 없고, 바람에 갈대 사이로 지나가면서 들려오는 소리에 속이 다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아이폰 7 찬양. 사진 컴퓨터로 옮겨서 보는데 위화감이 없다.

 

 

카메라로 찍은 유일한 사진. 순천만전망대에 올라 찍은 사진. 날씨도 스산해서 전망대를 올라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했지만, 오른 보람이 있었다. 날씨 덕에 사진은 오히려 더 잘 나온 듯.

 

 

 

이 날 숙소 도착하니 오후 6시. 아침을 든든히 먹은 덕에 허기 한번 못 느끼고 무려 15km를 걸었다.

 

 

 

 

숙소 근처로 돌아와서 먹은 일명 남도 정식. 간만에 홍어삼합 먹으니 코가 시원했다. 

배 불리 먹고, 숙소 와서 씻고 쉬다가 숙소 근처 마사지샵 가서 오마니랑 사이좋게 발마사지 30분 받고 방에 들어와서 기절함.

 

 

 

 

마지막날. 이 날은 아침부터 비가 왔다. 이른 시간이라 식당도 거의 문 닫고 숙소 주변을 돌아다녀보니 오전6시부터 한다는 간판이 있길래 들어갔던 국밥집. 간만에 콩나물 국밥을 먹으니 속이 따뜻하니 좋았다.

노른자 터트려 밥이랑 국물이랑 한가득 먹고, 돌아와서 체크아웃하고, 서울행.

 

 

봄 휴가라는 말이 무색하게 스산한 날씨가 여러 모로 아쉬운 남도 여행이었다. 차를 가져갔더라면 좀 더 멀리 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렇게 부담 없이 편하게 다닌 여행을 다녀온 것도 나름 참 좋았다. 언젠가 가을에 햇살이 따사로운 날에 갈대가 가득한 순천만에 다시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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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rindari
Stranger/Vacation moment 2017. 1. 15. 16:13

반년이 지나서 올리는 2016 여름 휴가. 역대급 추운 날씨라고 연신 뉴스가 나오는 이제서야 여름 휴가를 올리는 이유는 일단 기록을 안 하면 또 까먹을 것이고, 결정적으로 이번 겨울 휴가가 병원 사정(-_-)으로 날라간 관계로 아쉬운 마음에 이렇게라도 위안을...3월에 휴가 보내준다고 했으니 일단 믿고 기다려봐야지.

해외 여행도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주치의에 허덕이며 몸과 마음의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비행기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절약을 대의 명분으로 삼아 주치의 할 떄까지는 먹방을 지향한 국내 여행이나 실컷 다니자며 동해 투어를 계획.

 

동해 가기 전 서울 맛집 투어

처갓집 백숙은 사랑..저 삶은 부추랑 양념 찍어서 먹으면............

 

 

 

점심 먹고 백화점 투어. 짝궁 버켄스탁만 건짐. 왜 내 맘에 드는 신발은 죄다 비싼지 -_-

 

 

낮에 닭 먹고 밤에 돼지 먹으러 2차 마실 나감.  친정 근처에 새로 생긴 핫플레이스 삼겹살집 금돼지 식당. 대파구이가 신세계.

 

 

 

출발일 오전의 브런치. 평일 오전 브런치의 로망을 실현함.

 

 

 

경주는 참 멀었다. 가다가 엄청난 폭우를 만나서 당황했고, 실시간으로 찾아본 뉴스에서는 경남 일대 역대급 뇌우 기사가. 덕분에 도로 한복판에서 평생 가장 큰 무지개를 만남.

 

 

 

탈진 직전에 경주 도착.  기와를 보니 새삼 경주에 도착한 것이 실감난다. 우선 먹으러 가자며 짐 넣어두고 잠시 늘어져있다가 걸어서 갈 수 있는 맛집 발견해서 출발.

 

 

도축장이 가까운 곳에서만 먹어볼 수 있다는 부위, 뭉티기. 육회는 아닌데 생으로 먹을 수 있는 소고기. 처음 먹어봤는데 완전 고소해서 감동. 얘만 한 3접시 시켜 먹었던 것 같다. 우리가 갔던 곳은 의곡숯불. 서울에서는 절대 먹을 수 없는 가격으로 소고기로 배를 채우는 것이 가능하다.

 

 

 

 

식후 경주 투어 시작.

 

 

어느 것이 꽃인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사진......능소화였나 여튼..

 

초점이 안 맞았지만 웬지 느낌이 좋아서

 

경주에 왔으니 왕릉 투어부터. 초등학교 6학년 때 수학여행으로 경주에 처음 오고, 고1때도 왔었으니 생각해보니 경주를 3번째로 오는 거였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큰 감흥은 없었다만 다시 와본 경주는 내 기억보다 조용하고 깨끗한 도시였다. 더불어 이렇게 무덤이 많았나 싶을 정도로 지천에 왕릉이며 유적지 천지였다. 높은 건물도 없고 그래서 사방이, 하늘이 확 트인 느낌이 참 좋았다. 데이비스 같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고. 조금만 눈을 들면 하늘이 보인다는 것이 좋다는 것을 여행에서 늘 깨닫는다. 

 

 

걷다보니 첨성대. 안개 마냥 비가 조금씩 흩뿌렸다. 관광도시인데 사람이 왜 이렇게 없지, 라고 느낀 게 무색할 정도로 사람들은 모두 첨성대 주변에 모여있었다. 근 10년 만에 다시 본 첨성대는 생각보다 크고, 생각보다는 또 작았다. 밤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숙소로 바로 돌아가기에는 아쉬운 마음에 안압지를 가기로 했다. 안압지는 이제 구명칭이 되어있었고, 지금은 동궁과 월지로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첨성대에서 봤던 인파의 15배쯤이 동궁과 월지를 보기 위해 대기 중.  경주 시내에 있는 사람의 30%는 첨성대, 나머지는 모두 여기 모여있는 것 같았다. 줄보고 식겁했으나 오기로 줄을 섰는데 모두가 반 오기(?)로 줄을 서는 분위기-_- 그래도 생각보다 줄이 빨리 빠져서 대기시간은 20분도 걸리지 않았던 것 같았다.

 

그래도 보고나니, 줄 서서 볼만한 곳이긴 했다. 낮에는 오히려 별로일 것 같고, 꼭 밤에 와야하는 곳. 거의 2시간을 걸은 덕분에 숙소는 결국 콜택시로. 씻고 바로 기절.

 

 

한옥 게스트하우스에서 떠나는 날 아침 조식.  집밥 같아서 좋았다. 맛있게 잘 먹고 갑니다.

 

 

 

 

아침 불국사 투어. 다보탑, 석가탑은 오히려 어렸을 때 봤던 것보다 더 커보였다.

 

경주에 처음 와보는 남펴니 덕분에 석굴암을 가볼까 말까 고민했지만, 일정도 그렇고 결정적으로 더워서 그냥 다음 기회에 가보자며 불국사를 끝으로 경주를 떠났다. 경주 안녕- 우리는 울진으로 갑니다.

(그리고 몇달 후 지진이 났더랬지. 다시 경주를 가볼 수 있을까. 지진 이전의 모습이 온전히 남아있을까. 뭘 몰랐던 어렸을 때도 석굴암을 봤을 때 묘한 감동이 있었는데. 고등학교 때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현진건의 글이 새삼 떠올라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울진에서의 첫 식사 대게 정식.

결론부터 말하면 맛있었지만 1번 체험으로 족한 듯. 손이 너무 많이 가서 먹다가 지침. 2번은 못 먹을 것 같다. 그래도 게딱지 비빔밥은 훌륭하다. 다시 보니 아이폰 카메라가 좋기는 좋구먼.  잘 먹고, 우리나라에서 드라이브하기 가장 좋다는 길 중 하나라는 강원도의 7번 국도 드라이브 시작. 이미 해가 질랑말랑.

 

 

 

망양 휴게소에 있던 숙소. 그림 같은 수영장이었다. 

 

전망대 아래는 완전 절벽.

 

 

망향 휴게소 포토스팟.

 

 

 

 

 

나의 사랑 너의 사랑 물회.  다시 봐도 먹고 싶다.  내 이번 여행의 최대 목표는 1일 1물회였던 것 같다.

 

 

 

여름이니 물장구 잼. 수위상 사진은 이 정도만...(-_-) 결정적으로 비가 오기 시작해서 2시간도 못 놀고 방으로 돌아갔다.

 

떠나는 날 얄밉게도 환상적으로 쨍쨍한 날씨.  바다 보면서 수영하는 묘한 풍경.  어제 물놀이 할 때 이랬어야 되는데라는 아쉬움 한 가득 안고 체크아웃.

 

 

숙소 나가는 길에서 바다 색이 너무 예뻐서 한 컷.  이제 울진을 떠나서 강릉으로 올라갑니다. 

 

 

가는 길이 신남

 

 

 

도착하자마자 오징어 물회 흡입

 

 

오랜만이야 바다 옆 솔밭

 

 

 

 

얼쑤

 

 

 

바다도 봤으니 커피 한잔 위해 숲 속의 테라로사를 향해 떠납니다 .

 

 

분위기는 이렇고, 우리는 테라스석에 앉았다. 주차 공간이 여유가 많지는 않아서 타이밍 잘못 맞춰 오면 고생할 것 같다.

 

덩굴 속에서 이질감 없던 에어컨.

 

 

커피는 맛있었다. 단, 집 근처에 있는 테라로사(코엑스점)랑 커피 맛이 너무 똑같아서 당황스러울 정도.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본점 의문의 1패 -_-; 숲을 헤치고 간 보람이 좀 없어서 슬펐다.

 

요기는 테라로사 신관. 우리가 갔을 때가 증축한지 얼마 안 되서 이제 막 오픈한 분위기였다.  신관 넘어가는 길은 정원처럼 되어있다. 지금은 더 잘 단장되었겠지.

 

잘 마시고 갑니다.

 

 

이번 여름휴가의 마지막 숙소. 밤에 샤워를 하는데 온수가 나오지 않아 식겁했었는데 산속이라 밤에 온수가 하루 30분 밖에 안 나온단다.  이게 2016년에 가능한 말인가요.. 정작 우리는 예약할 때도, 그리고 숙소 입실할 때도 듣지 못한 말이었는데, 너무 황당했음. 심지어 내가 별로 내키지 않는다고 했던 숙소여서 짜증이 폭발.  덕분에 숙소를 예약한 남펴니와 여행 마지막날 대판 싸울 뻔함. 사실 이 곳을 예약한 가장 큰 목적은 바베큐 요리와 (숙소 바로 앞 계곡에서 의) 물놀이였는데, 어쩌다 보니 둘다 하지 못함. 그래도 체크아웃하면서 나팔꽃 배경으로 가증스러운 사진을 끝나며 잘 마무리됨. 하지만 그 곳은 다시는 가지 않을 것이야 -_-

 

서울 가기 전 마지막 카페 투어 크레마 코스타.

 

 

 

 

서울 가기 전 횡성 들러 한우 get

 

 

 

 

이리하여 어김없이 먹부림으로 휴가 마무리. 고기는 산지에서 사야 제맛입니다. ICU에서 골골대다 간 덕에 휴가 끝물에는 입병까지 얻었지만 그래도 휴가는 참 좋은 것 같다. 돌아온 뒤 짝턴이 휴가 가서 죽을 맛이었지만........ 그래도 휴가는 좋다.

 

 

 

다음 여름 휴가는 어디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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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rindari
Stranger/Vacation moment 2016. 2. 10. 00:05

새해가 되었어도 2015년에서 맴도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새해에 간 2015년 겨울휴가.

휴가 전날까지 당직 서고 좀비 같은 몰골로 휴가기분 내보겠다며 졸린 눈을 부릅뜨고 브런치를 외쳤다.

PK 이후 정말 몇 년만에 간 미엘.

너무 늦게 느껴보는 크리스마스

 

 


수년 전 기억에 남아있던 메뉴와 그 맛이 남아있는 것 같아 묘하게 안도감이 들었다. 요즘은 맛집이고 뭐고 너무 빨리 사라지거나 리뉴얼을 해버려서 오래 가는 게 없는 것 같다.

어디를 가고 무얼 할지 여러가지를 고민해보았지만 방전이 된 체력으로 무리하게 다니기도 그렇고 돈도 절약하자는 취지에서 2015년의 겨울 휴가 컨셉은 SEOULISTA 일명 서울(경기도)에서 놀기.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짝궁이 구상해왔던 서울리스타 휴가 계획을 바탕으로 함께 계획을 짰다.
그리하여 첫날은 어쨌거나 absolute bed rest가 되어버리고.



주치의 후유증으로 남은 체력을 모두 소진하고 집에만 오면 기절하던 수면패턴은 휴가 때에도 변하지 못 했다. 긴장이 풀리면서 새벽녘 눈이 떠지던 건 사라졌지만 오전에 잠시 반짝했다가 점심 즈음 지나서 잠깐 눈을 붙이던 패턴은 휴가 내내 이어졌고, 이를 어여삐 여기던 짝궁은 나를 방치(?)함.  덕분에 짝궁은 (자의반 타의반) 1주 내내 요리를 도맡아서 했다. 요리 실력이 휴가를 기점으로 그야말로 일취월장 늘었다. 이건 데리야끼 닭조림이었던가.


 

(야매)홈베이킹에 손을 댄 그가 만들어 낸 핫케잌. 메이플 시럽까지 사 와서 끼얹어준 덕분에 나이스한 아침을 먹었다. 오븐 요리도 해보겠다고 하였으나 결국 오븐문도 못 열어보고 휴가는 끝났다. 이 집에서 사는 동안 오븐 쓸 일이 있을지.



첫 외출은 우선 헤드스파. 잠이 덜 깨서 갔고 반은 자면서 있다 나와서 사진 한장 남지 않았다. 가벼워진 머리를 한채로 간 첫 방문지는 온갖 맛집이 모여있다는 판교 현대 투어.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당황.



충격적으로 맛있었던 로제 스파게티.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어버림.


1L는 되어보이던 모히토. 즉석에서 만들어주는데 상큼하다.

 

 

 

그래도 휴가인데 바다는 봐야지라는 마음으로 간 서해. 겨울과 서해는 묘하게 어울리는 느낌

 

오션뷰의 나이스한 풍경

 

 

​핫하다는 곳, 네스트 호텔 입성.

 

​호텔 로비의 새털 같은 조명. 가까이서 보면 배 싸는 껍질 같기도.

 

 

 


원래 계획 : 휴식 + 독서 + 노천스파



현실 : 휴식 + 노천스파



​방에 짐을 좀 풀고 해가 떨어지기 전 바다를 보러 가자며 나왔다.

 

 

 

 

을왕리의 낙조. 생각해보니 인턴 들어가기 전 갔던 겨울 제주도 이후 겨울바다는 처음인듯. 엄청난 바람에 입이 돌아갈 것 같았지만 옆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커플이 셀카봉을 찍으면서 영화를 찍고 있기에 잠시 추위를 잊었다. 스타킹 하나만 신고 추운 내색 없어보이던 20대의 패기 옆에 패딩으로 전신을 감싸고 있던 나를 보며 새삼 세대차이를 느낌.

 

역시 일몰은 서해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본 영종도 맛집이었는데, 세상에 이럴수가. 충격적인 맛집이었다. 산낙지전골 + 칼국수 + 들깨볶음밥의 환상적인 조화. 이 날 이후 자꾸 짝궁한테 여기 먹으러 가자고 조르는데 매번 난감해 하며 그냥 내가 해줄게 라고 함. 하긴 2시간 걸려 산낙지 전골 먹으러 갈 만큼 우리가 여유있지는 않지. 뭔가 조미료의 맛이 나는데도 참 맛있게 먹었다. 매운 걸 잘 못 먹음에도 불구하고 싹싹 긁어먹고 있는 나를 발견.

 

 

 

 

 

​로비에서 내려다보이던 네스트 호텔 정원 풍경. 보이지는 않지만 저 바로 뒤는 바다.

 

평일에 비수기를 잘 잡아서 그런지 호텔도 사람이 많지 않았던 덕에 노천 스파를 혼자 차지하는 행운을 누렸다. 날씨가 영하 5도쯤 되었는데, 사람도 없고 해서 불 끄고 혼자 어두컴컴하고, 뜨끈뜨끈한 노천온천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호사를 누렸다는 것만으로도 완벽한 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카락에 살짝 얼음이 끼는 듯한 느낌. 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40도 이상의 물에 계속 몸을 담그고 있자니 어느새 추위도 가시고, 가끔씩은 서서 찬 바람을 맨 몸으로 맞곤 했다. 밤하늘 아래 수증기가 끊임없이 수면에서 피어올라 자욱한 안개 마냥 퍼져 어두운 스파 구석에서 뭐라도 나올 것 같았지만 그 고요함, 온기가 참으로 행복했다. 가끔씩 물 위로 팔을 들어올려 팔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를 한참 보다가 다시 오싹한 한기가 밀려오면 몸을 담그고, 그렇게 나가기 싫어서 문 닫기 직전까지 밍기적밍기적 한참을 물에 잠겨있었다. 

 

스파하고 노곤노곤해져 참으로 자기 좋은 몸 상태였으나 ​그냥 자려니 웬지 모르게 억울해서 1층 바에서 칵테일 + 치킨

 

 

 

아침에 눈 뜨자마자 보이는 풍경.

 



​조식부페의 풍경.

인천공항이 근처다보니 승무원, 외국인들이 꽤 많았다. 조식부페 쪽 전체가 유리로 되어있어서 채광이 참으로 훌륭하다. 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다. 날씨가 흐리면 흐린대로 좋으면 좋을대로 멋있을 풍경. 오히려 한 여름에는 블라인드를 내려서 못 볼 풍경. 하얀 대리석이 깔려있다보니 햇빛이 조금만 나도 눈이 부시다. 썬크림 + 썬그라스를 챙겨가야하는 부페.

 

 

 

 

 

 

​서울로 돌아오는 길, 이케아 구경. 평일임에도 사람이 꽤나 많았다. 타이머 하나 집었다가 계산대 줄 보고 바로 내려두었지만, 나름 볼만한 곳. 중간에 나오는 출구가 없어서 화장실 해결하고 가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 그냥 둘러만 보고 나오는데도 꽤나 지치는 곳이라 아기를 데려갈 곳은 절대 못 된다. 광명 프리미엄 아울렛과 구름다리로 이어져 있어 점심 해결하러 건너감.

 

 

​탕수육이 참으로 훌륭하였음.

 

 

 

 

 

휴가 2일 남은 날 간만에 이태원 쟈니덤플링 방문. 한결같아서 좋은 곳.

 


휴가 마지막 날 오후, 집 근처 카페에 가서 역시나 말로만 듣던 큐브라떼를 마시고 왔다. 커피 얼음탓인지 가격이 꽤 나가는 편. 난 저 큐브가 녹는데 그렇게 오래 걸릴지 몰랐다. 오랫동안 할 이야기가 있는 여름날 다시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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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rindari
Stranger/Vacation moment 2015. 7. 31. 21:46

 

 

우도 스쿠터 투어 강추!! 

우도의 명물 땅콩 아이스크림. 생각했던 비쥬얼과는 조금 달라 약간 당황했지만 완전 맛있음.

난 이걸 먹기 위해 왔다....

 

 

 

게 학대 현장

 

 

 

 

 

 

 

화려한 프린트의 바지가 사고 싶었는데 마침 공항 H&M에서 발견한 플라워 프린트 바지 사고 득템을 외쳤으나 현지인스러운 패션이 완성되고 말았다. 역시 모델핏은 다른갑다..

 

 

 

 

쇠소깍. 수상자전거 사진은 폰사진 옮기면 올리는 걸로...--;;

 

중문색달해변. 제주도 와서 처음으로 해다운 해를 본 날. 파도가 상당히 거세서 아기들이 있기는 조금 위험한 듯.

서핑하는 사람들 있던데 재밌어 보이더라.  서핑을 못해서 튜브에서 파도 실컷 타다가 플라이피쉬타고 후유증으로 양상완통증 호소 중 -_-; 더 늙기 전에 서핑 배워야할 것 같다.

 

 

 

Fantastic sea

 

말 그대로 그림 같았던 협재 해수욕장. 파도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물살이 잔잔하다. 큰 호수 같기도 하고. 그래서 아기가 있는 가족들이 해변에 바글바글바글.

이런 환상적인 바다색은 보라보라 이후 처음.  우리나라에도 이런 바다색이??? 라는 감탄 실컷하고 옴.

 

 

한 시간 뒤면 인사이드 아웃을 볼 예정이고, 그리고 휴가가 끝난다. 글 쓰면서도 depression이 온다. -_- 이번 주는 턴이 바뀌는 주말이라 온전히 병원에 다시 갖힐 때가 되었다. 얼렁뚱땅 nephro를 지나 메르스 때문에 맛만 본 호흡기가 끝나고 이제 cardiology로 간다. 으으으 휴가는 왜 늘 이렇게 순식간에 지나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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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rindari
Stranger/Vacation moment 2014. 2. 17. 18:08

 

 

 

 

 

 

 

 

 

 

의전 4년간 가장 친했던 동기들 몇몇과 함께 간, 처음 가 본 제주도.

비릿한 냄새 없이 가볍게 살랑거리며 불어온 바다 냄새도, 서늘한 듯 따뜻한 바람도, 막힌 곳 없이 훤한 하늘도 모두 좋았다. 마지막 날 이른 비행 시간, 이미 져 버린 동백꽃이 아쉬웠지만, 그 덕분에 다시 올 이유가 더 많이 생겼다.

어쨌거나 입사 전 마지막, 행복한 휴가가 오늘부로 끝났다.

 

내일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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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rind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