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의 마지막 남은 3일 주말, 제주도에 다녀왔다. 사드 덕분(?)에 중국인 관광객이 확 줄었다는 희소식(?)과 유채꽃이 만발하다는 이야기에 가기 전부터 가슴이 두근두근.
어렵사리 겨우 예매한 제주행 비행기.
Welcome to JEJU
오후 7시 반 비행기라 도착은 밤 8시 반이었고, 렌트카 찾고 짐 찾고 하니 이래저래 벌써 밤 9시가 다 된 시간이었다. 첫 날은 어차피 잠만 잘 거라 숙소도 일부러 제주시 공항 근처에 비싸지 않은 곳으로 잡긴 했는데, 밥집하는 데가 없을까봐 걱정이 되었다. 고민하다가 급하게 인스타그램에서 해쉬태그로 검색해보니 제주시 횟집에 새벽까지 하는, 고등어회를 파는 집을 발견해서 차 찾자마자 바로 출발.
그리하여 우리는 현명한 선택을 한 것임을 알게됨 -_-)V
사진 왼쪽하단에 고등어 밥이라며 나오길래 고등어를 넣어서 같이 먹은 밥인가 하기도 하고, 배고파서 아무 생각없이 신랑이랑 다 집어먹었는데 종업원 아가씨가 당황하며 회랑 같이 먹으라고 준 밥이었다고 당황해서 다 먹은 우리도 당황. 그래도 친절하게 한 공기 더 주셨다. 바다향 물씬 나는 생김에 저 밥 조금, 고등어회, 양파 한조각, 먹고 너무 맛있어서 울 뻔.
식당은 원담 고등어회 전문점. 위치는 제주공항 근처고, 근처 주차장도 좋은 편이다. 배가 터질 정도로 가득 먹고 숙소로 돌아와 취침.
둘째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제주도에 왔으면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갈치구이는 꼭 먹어야된다는 것이 나의 지론. 신랑의 추천으로 오늘은 도라지식당을 갑니다.
고등어구이, 갈치구이, 자리물회의 조합.
다 먹고도 약간 허전한 느낌에 역시나 남편의 강력추천으로 한치구이를 시켰는데, 와, 진짜 맛있었다. 양념 발라 구운 게 뭐 대단할 것 있겠냐는 나의 편견이 와장창. 갈치구이와 함께 꼭 먹어야되는 메뉴가 이렇게 추가되고.
배도 든든하게 채우고 노란 유채꽃 가득한 풍경을 보러 산방산으로 향합니다.
노-오란 유채꽃이 지천에 한가득 피어있는 풍경에 가슴이 두근두근. 먼저 다녀온 일행으로부터 사진 촬영 목적으로 유채꽃밭 입장할 때 천원씩 입장료를 받는다는 말을 듣고 뜨악했으나, 막상 가보니 천원이 아깝지 않은 풍경이었다. 관리 목적으로라도 입장료를 받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며칠 전 순천에서 꽃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단번에 잊혀지는 황홀한 광경이었다.
잠시 들른 카페. 갤러리를 겸하고 있다. 사람도 많지 않았거니와 풍경이 정말 최고. 카페 앞 정원 비탈에 제주도식 무덤이 있어서 조금 놀랐지만, 무덤조차 예뻤던 곳. 노란색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예쁜 색이었나 싶어 감탄하고, 매 순간의 풍경이 황홀해서 눈길을 돌리는 것조차 아까운 시간들이었다.
해안도로에 잠시 차를 세우고 바람을 맞으면서 걷던 중 생각치도 못하게 만났던 돌고래떼. 낚시하던 사람들조차 모두 낚싯대를 내려놓고 돌고래떼를 보고 있었다. 수면 위로 뛰어오르던 모습까지도 멋있었다. 생각치도 못한 풍경에 또 감탄.
인턴 동기였던 친구가 알려준 맛집을 가려고 했으나 당황스럽게도 휴업 중. 알고 봤더니 주인분이 몸이 좋지 않으셨다고. 아쉬움 가득한 맘을 안고 다른 집을 찾았다. 대체 장소는 제주의 '목포고을'
갈치젓에 찍어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배가 터지도록 먹고 마지막 숙소인 히든클리프로 향했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자켓만 벗어두고 촬영한 컷. 방이 그리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천장이 높아 좁은 느낌이 없다. 신축호텔이라 시설도 깔끔하고, 욕실내 어메니티는 모두 록시땅 제품.
수영장에서 무려 4시간을 놀았다. 원래 물 속에 있는 걸 워낙 좋아하는 성격이라 신행에서도 바다 속에 3시간을 있었다만, 그래도 날씨는 날씨 탓인지 4시간 물놀이는 무리였던 듯 하다. 중간에 나와서 햄버거를 흡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에 돌아와서 씻고 완전히 기절해버림.
히든 클리프는 중문에 작년 여름에 생긴 핫한 호텔. 여름에 오픈할 즈음부터 가봐야지 가봐야지 했었는데, 드디어. 인피니티 풀은 사계절 내내 온수라고 안내하고 있었는데, 물 온도가 아주 따뜻하지는 않고, 미지근한 정도에서 조금 더 따뜻한 정도? 오히려 아예 겨울에 가면 물 속이 훨씬 따뜻한 느낌이라도 나련만, 어중간한 계절 탓에 수중은 그럭저럭 견딜만해도 물 밖이 더 춥게 느껴졌다. 밤 11시까지는 풀 중앙 플로어에서 DJ가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을 틀어준다. 소리가 꽤나 시끄러워서 밤에 조용하게 쉬려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지는 않음. 나름 광란의 수중파티를 기대하였으나 찬 바람에 사람들은 머리만 내놓고 물 속에 쭈그리고 있었다.
아쉬웠던 점은 바닥이 너무 차고, 썬베드가 있는 곳도 타일에 맨발로 다녀야해서 너무 힘들었다는 점. 나무로 된 받침대나 임시로 신을 슬리퍼 등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
마지막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비행기 시간이 정오 즈음이라 렌트카 반납 및 아침 식사를 위해 공항 근처로 향했다. 도라지식당을 다시 갈까 하다가, 동선상 더 위치가 괜찮아 고른 물항식당. 현지 주민들에게 인기 있는 맛집이라고 한다.
결론은 도라지식당 >> 물항식당. 도라지식당의 갈치구이가 압도적이어서 상대적으로 밋밋한 느낌이었고, 물회도 생각보다는 그냥저냥. 그래도 고등어구이는 참 맛있었다. 배부르게 먹고 공항으로 향했다. 면세점에서 엄마 선물도 사고.
어쩌다보니 제주도에만 3번이나 왔다. 봄, 여름, 겨울, 이제 가을에 한 번 더 와야지.
즐거웠어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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