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21. 1. 31. 23:19

이젠 누가봐도 배 불룩 임산부 ㅎㅎ


남펴니가 에어프라이어를 2시간 가까이 돌려 만든 수육. 머스타드 후추 등등 뭐 이거저거 발라서 했다는데 기대 이상으로 부드럽고 맛있어서 엄지 척. 먹다가 모닝롤에 머스타드 피클 넣고 얹어 먹으면 웬만한 바베큐 저리가라 수준.


몇 년 만에 폭설이 온 그 날. 운 좋게 눈 내릴 때쯤 집에 도착해서 도로 위 지옥체험은 피할 수 있었다. 다음 날 출근해서 얘기 들어보니 집에 못 간 사람도 있고 난리도 아니었던 모양. 새삼 운이 좋았다고 느낀 하루였다. 친구 한 명은 가로수길 근처에 차를 어떻게 할 수 없어 버리고 갔다며-ㅁ-


난리 통에도 풍경은 예뻤다. 하얀 눈이 가득 쌓이면서 반사판 마냥 온 동네가 환하게 밝아졌던 날. 9시가 넘은 밤에 아파트 단지 안이 이렇게 환했던 건 처음이었던 것 같다. 다음날 (차 없이) 출근할 생각에 잠시 아찔했지만 간만에 동네 아가들 다 나와서 썰매 타고 눈사람 만들면서 웃음소리 들리는데 이런 풍경이 얼마만인가 싶어 뭔가 뭉클했다. 코로나는 도대체 언제 끝날까. 잃어버린 일상이 너무 많다. ㅜㅜ

누군가 만들어놓은 눈사람 ㅋㅋ 팔이라도 꽂아주고 싶었는데 주변에 나뭇가지가 없어 그냥 기념사진만...


병원에서 보이던 창 밖 풍경. 출퇴근은 헬이었지만 하얗게 덮힌 풍경이 주는 위로가 있다.


임당검사 재검 통과에 실패하고 혈당체크 및 식단 지도 받은 날 ㅜㅜ 가족력도 없고 그 동안 검진에서 문제 없던 내가 당뇨라니요 아이고 ㅜㅜ 노산은 슬프다. 주변에도 임신 출산이 늦은 사람도 많고 우리 엄마조차 노산이었던 터라 별 생각이 없었는데 임당 검사에서 걸리니까 더 일찍 아기를 갖는 게 맞았겠다 싶어 살짝 후회되긴 했다.



옛날 같으면 밥 한 톨 안 남겼겠지만 탄수화물은 줄이고 단백질 야채 위주로 식이 변경을 시작했다. 진료 보고 처음으로 먹은 식사라 기록 차원에서 남겨 봄.


전지현도 썼다는(진짜겠지?) 튼살크림. 중고등학교 때 갑자기 키가 훅 크면서 몸에 튼살이 남아있어 일종의 트라우마라 배는 사수하기 위해 7-8주쯤부터 매일 (샤워하고) 부지런히 바른 듯하다. 고가라서 그런지 열심히 발라서 그런 건지 30주를 돌파한 지금 아직까지는 선방 중. 다 쓰고 공병샷 남겨봄. 하나 더 살까 했는데 아들 2명을 이미 출산하신, 남편 동기분이 다른 바디크림을 선물해주셔서 바꾼 걸로 지금은 열심히 바르는 중인데 이것도 꽤 괜찮다. 암튼 임신 중에 썼던 괜찮은 아이템 몇 가지는 나중에 따로 정리하는 걸로.


임당 진단 이후 풀밭이 된 우리집 식탁. 밥순이에 육식파라 힘들었지만 고맙게도 남펴니도 동참 중이다. 식단을 바꾸고 야채로 배를 채우니 탄수화물이나 고기로 배를 채울 때와 달리 확실히 몸이 가벼워진 게 느껴진다. 더불어 외식이나 사먹는 음식에 조미료나 설탕,나트륨 따위가 얼마나 들어있는지 체감이 바로 온다. -.,- 단점은 탄수화물을 줄이니 예민해진다는 것.......역시 사람을 너그럽게 만드는 건 탄수화물(당)과 money....


두번째로 눈 많이 왔던 날. 이 날은 도로에 안 쌓여서 차를 갖고 나왔지. 눈 내린 직후의 설경은 언제 봐도 좋다.





8번째 결혼기념일. 시간이 이렇게 빠르다. 단 둘이 보내는 마지막 결기이기도 해서 간만에 외식 결정. 고민하다가 한 번 가서 기억이 좋았던 오프레로 예약. 보통 2주 전에 예약을 잡아야한다던데 운 좋게 해당 주에 예약을 잡을 수 있었다. 실제 기념일은 주중이라 살짝 이른 주말로^^

전채부터 뭐하나 아쉬운 것 없이 이번 코스도 너무 좋았다. 후식으로 나온 직접 만드신 트러플 아이스크림!! 남펴니는 버섯을 원래도 좋아하지 않아 다소 불호였지만 나는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오프레는 해물과 버섯을 참 잘 활용하는 것 같다. 두 번째 방문도 대만족.

나올 때 직접 구우셨다는 귀여운 마들렌도 챙겨주셨다. 다음에는 세 식구로 뵙겠다며 배웅해주심 ㅎㅎ


주말에 현백 들리면서 가본 코엑스에 새로 오픈한 가배도. 피카가 없어지고 새로 들어온 듯 하다. 매장 내 취식금지라 텅 비어있어서 괜히 내가 민망해짐. 뭔가 한옥의 느낌이 섞인 듯한 깔끔한 매장.

나도 찍었다 만삭사진. 사실 언젠가부터 불어닥친 태교여행이니 만삭사진이니 하는 것들이 추억을 핑계로 과시욕을 채우는 느낌이라 뭔가 부정적?인 인식도 있었고 굳이 기록을 남긴다면 근처 사진관이나 셀프 스튜디오에 가서 심플하게 찍을 생각이었다. 언제 이렇게 배 나올 일이 또 있겠나 싶어서. 한 마디로 별 생각 없었던 상태. 한 16-7주쯤부터였나, 조리원과 연계 되어있는 스튜디오 측에서 시큰둥한 나의 반응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연락이 왔다. 그닥 내키지는 않았는데 주수 사진도 잘 안 남기는 성격상 이러다 초음파 사진 말고는 정말 사진 하나 안 남겠다 싶어 고민하다 에라 모르겠다 싶어 스튜디오가 제안하는 대로 날짜 맞춰서 (보통 28-9주 전후로 찍는다고) 진행했는데 음. 생각보다 만족스럽다. 화장 안 하는 나에게 평소대로 화장하고 오라길래 정말 평소대로 갈까 싶어 한참을 또 고민하다 강남역 근처에서 돈 내고 헤메 받고 갔는데 결과물 보니 일단 화장하고 가기 잘 한 것 같고, 자신 없는 건 돈 내고 전문가 맡기는 게 최고라는 생각을...그냥 갔으면 뭔가 아쉬울 뻔 했다. 결혼식/졸업사진 이후 한 6-7년만에 돈 내고 화장 받은 듯 하다. 만삭사진이라는 특성상 1시간 내 촬영이 끝나고, 뭐 후다닥 끝났는데 정신 차려보니 신생아 스냅과 이후 50일/100일/돌스냅(이 중 택일)까지 하는 걸로 계약서 쓰고 계약금까지 치르고 왔다. 아마 출산 이후는 더 정신 없을 텐데 지금 미리 해둔 게 훨씬 편할 것 같기도 하다.


풀밭 식단은 아직도 진행 중.

인스타에서 유행하는 부라타 치즈 얹은 방울토마토 샐러드. 맛도 좋고 배도 제법 차서 만족스럽다. 비쥬얼이 예뻐서 손님 맞이할 때 내놓기도 좋은 메뉴.

공병샷. 콤부차 에센스를 쓰고 있어서 연계차원? 에서 써봤는데 처음 바를 때 쫀쫀해진 느낌이 딱 들어서 꽤 만족스럽게 잘 썼다. 재구매 의사 있고 선물용으로도 추천할 만하다. 하지만 나는 이것저것 다 써보는 스타일이라 다음에 만납시다. 요즘은 이솝에 꽂혀서 파슬리크림으로 갈아탐.


70일도 안 남은 시기.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간다. 차근차근 서두르지 말고 이것저것 준비해간다. 그런 의미에서 1월의 마지막 주말은 간만의 미용실 방문. 늘 머리 해주시는 선생님이 컬 잘 나왔다고 매우 만족하며 찍어주신 사진.





새해라는 걸 딱히 느끼기도 전에 한 달이 순식간에 지났다. 이번 달은 개인적으로도, 병원에서도 이벤트가 많았다. 결혼기념일이나 만삭사진 같은 좋은 기억도 많았지만 시할아버님이 오래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셔서 심란하기도 했고, 병원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와서 코호트 격리에 난리도 아니었다. 임산부이다 보니 다른 의미로 더 예민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 그 동안 잘 피해갔다고 생각했는데 멀리서 보는 풍경에서 느껴지는 막연한 두려움과 턱 밑까지 물이 차오르는 느낌의 공포는 확실이 다르다. 한 달 사이에 검사 2-3번 당하고..암튼 뭐 운 좋았던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지. 암튼 올해도 건강하게 무사히 잘 지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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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rind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