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에서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션뷰 룸이니 허세샷 찍어보자고 아침부터 테라스에 앉아보았으나
여러가지 이유로 구도 등이 뭔가 아쉬운 사진이 되어버림. -_-; 이른 아침 시간임에도 눈 부셔서 썬그라스를 끼지 않을 수 없는 엄청난 날씨. 앉은지 1분도 안 되서 느껴지는 남프랑스 햇살의 따가움에 다시 찍을 생각도 못 하고, 사진 찍자마자 방으로 후퇴. 모닝 커피 한 잔씩 하고, 니스 시내를 둘러보기로 합니다.
호텔 바로 앞은 니스 해변을 따라 길게 Promenade des Anglais 가 펼쳐져 있다. 발음은 프롬나드 데 장글레, 영국인 산책로라고 불리는 곳. 니스 해변가를 따라 만들어진 산책로. 영국인들이 우기를 피해 니스로 휴양을 왔다가 이곳의 길을 조성하는데 많은 돈을 기부해서 영국인 산책로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출처는 네이버)
중간중간 호텔에서 관리하는 해변은 울타리가 쳐져 있고,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호텔마다 파라솔도 다른데, 우리가 묵었던 호텔에서는 푸른 파라솔이었다. 해변은 모두 자갈밭.
영국인 산책로를 따라서 아침부터 수 많은 사람이 러닝하는 모습을 수시로 볼 수 있다. 역시나 몸매가 좋을 수록 (상의) 탈의 비율이 올라감 -_-aa
해변가의 Life guard.
지중해에 발 담그고 싶은 서른n짤 남펴니.
너무 귀여워서 안 찍을 수 없었던 부녀. 애기 엉덩이만 뽀얀 게 너무 귀여워 ㅠㅠ
아무리 봐도 누워 있으면 등이 상당히 배길 것 같은 자갈 해변. 지압에는 좋으려나 -_-; 이른 시간임에도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들이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거나 해수욕을 즐기고 있었다.
오늘은 차 없이 대중교통만으로 이동하기로 한 날. 영국인 산책로를 따라 중간중간 버스 정류소가 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겠다는 일념 하에 스타벅스를 검색해봤는데, 시가지 한복판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안내판에서 근처로 가는 버스를 찾아 탑승. 현찰을 내면 버스티켓을 주고 잔돈을 돌려주는데, 티켓을 들고 두리번거리니 앞 자리에 앉아있던 인도 아주머니가 티켓을 어디다 찍어야된다고 친절하게 알려주심.
예전에 그 버스 2대 이은 형태를 뭐라고 했더라, 여튼 그런 버스가 다님. 출근시간대라 그런지 몰라도 버스 내 승객들의 대부분이 출근하는 직장인 분위기. 누가 봐도 관광객은 남편과 나 밖에 없어서 괜시리 뻘쭘했음 -_-; 10분 정도를 달려 마세나 광장 근처에 내립니다.
트램 트랙이 초록초록.
14 Juillet, Journee Homaage-Nice. 프랑스어로만 적혀 있어서 뭔가 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프랑스 혁명 기념일이자, 2016년 니스에서 테러가 발생했던 바로 그 날짜. 관련해서 무슨 추모공연 및 여러가지 행사 안내였던 것 같다. 그날이 그저 생일인 관광객은 기념삼아 사진 찍어보심.
체스판 같은 바닥이 인상적인 마세나 광장의 풍경.
운 좋게 분수가 나오는 타이밍에 맞춰 들어갔으나 들어간지 5분도 안 되어 분수가 멎음. 그래도 분수를 봤으니 나름 만족스러웠다. 아침부터 아찔한 더위와 햇살에 뛰어다니면서 물을 맞는 아가들도 많았다. 검은 타일 바닥 위에 물이 살짝 깔리면서 바딕이 큰 거울처럼 보이는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기웃기웃 들어가서 백화점도 보고. 쇼핑에는 취미가 없는 탓도 있겠지만, 애초에 쇼핑을 위한 동네가 아니다보니 딱히 마음에 드는 것도 없었다. 딱 하나 탐나는 건 발렌티노 매장에서 보았던 샌들. 그런데 가격이 내 월급 30% .... 아쉽지만 그냥 나옴...돌아가면 돈 열심히 모아서 막 쓰기로 결심하였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걷다보니 배도 고프고, 그 동안 한식 비슷한 음식조차 못 먹었던 탓인지, 국물이 있는, 한식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시안요리를 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졌다. 검색해보니 베트남 맛집이 주변부에 있어 구글맵을 키고 추적 시작. 애초에 찾았던 맛집은 안타깝게도 휴가 중이라 다른 식당을 찾아 들어갔는데, 사장님도 친절하고, 음식도 맛있었다. 우리가 주문한 건 쌀국수 2개와 스프링롤. 간만에 먹은 따뜻한 국물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낯선 곳에서의 익숙한 음식은 여행자의 피로를 풀어주고, 위로를 해주는 역할을 한다. 알게 모르게 메슥거렸던 속도 가라앉고, 긴장도 풀리는 기분이었다.
Before
After
든든하게 잘 먹고, 근처 쇼핑몰을 갔는데, 이상하게 몸이 뭔가 불편했다. 밥도 먹었는데 어지럽고, 울렁거리고, 자꾸 앉고 싶고. 고르동 협곡에서 남편을 힘들게 했던 일사병이 이번에는 나에게 왔다. 아무래도 이 상태로는 돌아다니는 건 무리다 싶어 이쉽지만 숙소로 일단 돌아가기로 했다. 아침부터 너무 부지런히 다녔나보다. 들어가서 좀 쉬고 생각하자.
이 때가 낮 2시쯤 되려나. 아침과는 또 다른 푸른 색으로 바다가 빛난다. 호텔 앞 도로는 낮에도 생각보다 차가 제법 많았고, 해변은 해수욕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아침보다 늘어있었다. 1시간 정도 잠시 눈 붙이고 쉬니 그제서야 몸이 회복된 느낌. 해가 더 지기 전에 수영을 하기 위해 호텔 옥상의 수영장으로 향했다.
호텔 수영장에서 내려다 보이는 해변가의 풍경.
입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 운 좋게도 썬베드를 잡을 수 있었다.
물에도 한 번 들어가주고. 안 왔으면 후회할 뻔 했다. 수심이 깊은 곳은 깊이가 제법 되서, 성인도 까치발을 들어야하는 정도. 물도 깨끗하고, 시설도 깔끔하니 좋았다.
물 속에는 대부분 아이들이었고, 성인들은 대부분 누워서 햇빛을 즐기거나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고 있었다. 나름 쉬러 온 거였는데, 생각보다 빠듯한 일정에 그 동안 여유지게 쉬지 못 하고 돌아다니라 바빴다 싶었다. 썬베드에 누워서 이런 풍경들을 멍하니 보고 있자니, 행복했다. 점차 서편으로 기울어지는 해, 간간히 부는 시원한 바람, 사람들의 웃음소리, 모든 순간들이 완벽했다.
어느 덧 저녁시간이 되어 아쉬운 맘에 수영장 다시 한 번 보고. 다음에 또 온 다면 소설책과 아이팟을 들고 썬베드에 하루종일 있을 것이야
옥상 여기저기서 니스 시내를 내려다보는데, 서편으로 보이던 산 너머에 갑자기 연기가 피어오르기에 사진. 산등성이에 화재가 났던 모양이다. 헬리곱터가 오는 듯했음. 여튼 잘 놀고 갑니다. 저녁 먹으러 다시 나가봅시다.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고, 오전에 갔었던 시내로 다시 이동.
점심에 먹었던 베트남 요리를 잊지 못하고, 일식집을 갔는데, 미국식 스시를 기대한 탓인지 생각보다는 실망. 그럭저럭 먹고 나와 시내를 구경하러 갔다.
골목골목 가득한 사람들.
노을이 질 무렵이 되자 더욱 선명해진 바닥이 예쁘다.
마세나 광장의 포세이돈 분수과 트램 트랙.
음악에 맞춰 걷는 비둘기가 너무 웃겨서 촬영함.
광장 한 켠에서 웬 아저씨가 화려한 의상을 입고 뭔가를 준비하길래 봤더니, 마이클 잭슨 투어 실황을 틀고 거기에 안무를 맞추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익숙한 전주가 중간중간 흘러나오자 사람들이 점차 몰리고, 몇 번의 실패 끝에 세팅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비장하게 시작하였는데,
무대를 보니 히스토리 투어를 따라한 듯 했으나......음...춤이 시작되고 얼마 가지 않아 구경꾼들이 점차 흩어지기 시작함. 잘 추시긴 하는데 뭔가...좀 그랬다. 남편은 그럴 줄 알았다며..-_-;; 여튼...그러고보니 프랑스에서는 마이클 잭슨이 아직도 인기가 여전한 모양. 라디오에서도 중간중간 노래가 자주 나와서 신기했다. 우리가 여행갔을 때가 마이클 잭슨 기일(6/25) 근처여서 그랬는지 몰라도 여튼. 지금 다시 보니 옷은 꽤 비슷하게 했네.
다시 시내 구석구석을 둘러보다가 허기가 돌았다. 프랑스에 왔으면 크레페 먹어야된다며 디저트 카페를 급 검색하여 찾아내 구글맵의 도움으로 착석.
옆 테이블은 갑자기 서프라이즈 생일 파티 분위기.
하.....여러분 프랑스 가면 크레페는 무조건 먹는 겁니다. 진짜 인생 크레페. 둘이 먹다 하나 쓰러지면 다 내거. 열중해서 먹는데 갑자기 옆에 건장한 브라질 청년들이 나타나더니
난데없이 공중곡예.
이렇게 무술 및 화려한 곡예를 보여주고, 돈을 걷으러 다닌다. 관광도시다 보니 정말 이런 일이 수두룩. 얼마 안 되지만 그래도 잘 봐서, 현찰 남아있는 거 일부 드리고 앉아서 이런 저런 얘기하면서 있다보니 어느덧 밤 10시. 버스는 끊기도 어찌할까하다 우버를 이용하기로 하고, 호출했다. 10분 정도 기다리다보니 우버가 카페 앞으로 도착.
크레페를 먹었던 카페 겸 레스토랑 실내 풍경. 계산하느라 잠깐 들어가서 봤는데, 곳곳의 레코드 장식이 인상적이었다.
우버가 도착해서 탑승,
가는 길에 보이던 호텔 네그레스코.
우버는 처음 이용해보았는데, 안전하고, 깔끔해서 좋았다. 특히 밤에 외출할 일이 있으면 이용하기 좋은 듯. 숙소로 돌아오니 바다는 까맣게 보이지 않았다. 신기한 게 바로 앞이 바다인데 파도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는 거.
남프랑스에서의 마지막 밤이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내일은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는 아쉬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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