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mson peak (2015)
(스포일러 있음)
우연히 본 예고편이 매력적이었던 영화. 영화관 상영시기를 놓쳐서 아쉬웠던 차에, TV에서 방영해줘서 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빅토리아 풍의 고전적 배경, 소품들을 좋아하던 터라 나름 재미있게 본 영화.
어머니가 죽은 이후 유령을 보는 능력을 갖게 된 이디스(미아 와시코브스카)는 부유한 집안의 딸이지만 또래의 여자들과 달리, 사교계에도 관심 없고, 유령이야기를 글로 쓰는 작가 지망생이다. 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헤 영국에서 온 귀족 토마스(톰 히들스턴)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첫 눈에 반한다. 때 마침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토마스가 만난 사람도 이디스의 아버지이고, 둘은 서로에게 점점 끌리게 된다. 이디스의 아버지는 토마스가 웬지 탐탁치 않다며 마음에 들지 않아하고, 때 마침 나타난 어머니의 유령조차 크림슨 피크를 조심하라는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토마스와 미국으로 함께 온 토마스의 누이 루실, 아름답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여자로 나온다. 무도회에서 피아노를 치는 모습으로 등장.
이디스의 아버지는 거액의 수표를 주는 조건으로 토마스에게 딸과 헤어지기를 권하고, 결국 토마스가 무도회에서 이디스에게 이별을 선언함으로서 둘은 헤어지게 되지만 이디스의 아버지가 갑자기 살해를 당하고, (사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충분히 예상되는 전개-_-) 천애고아가 된 이디스는 토마스의 청혼을 받아 들이고, 영국으로 함께 떠난다.
거대하고 낡은 고딕풍의 저택에 이디스는 매혹된다. 대저택에 가득한 수 많은 방들과 루실이 들고 있는 열쇠 꾸러미를 본 이디스는 방의 열쇠를 요구하지만 시누이 루실은 나중에 필요하면 주겠다며 열쇠를 주지 않고, 남편은 지하실이 위험할 수 있으니 가지 말라고 한다. 지반의 붉은 토양으로 인해 눈이 오면 핏빛으로 물들어 저택이 있는 곳이 크림슨 피크라고 불린다는 말을 듣게 된 이디스는 유령의 예언이 생각나 토마스, 루실 남매에게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루실이 늘 대접하는 차를 마실 수록 몸이 안 좋아지는 걸 알게 된 이디스. 남매의 행동은 갈수록 수상쩍어지고, 때마침 저택에서 괴기스러운 환영, 유령을 연달아 맞닥뜨리게 된 이디스는 저택에 끔찍한 비밀이 숨어 있음을 직감하고, 집 안 구석구석을 뒤진다. 남편이 가지 말라고 했던 지하실까지도.
자신의 토마스의 첫 번째 부인이 아니었다는 사실, 아버지가 살해당했다는 사실에 이어 돈을 위해 자신이 이용 당했다는 충격을 떨치기도 전에 이디스는 루실과 토마스가 근친상간을 맺고 있다는 것을 보게 된다. 심지어 루실이 그 사실을 알게 된 자신의 어머니조차 살해했고, 이디스가 저택에서 맞닥뜨린 유령이 루실, 토마스 남매의 어머니라는 것. 모든 것을 알게 된 이디스는 도망치려 하고, 루실은 그런 이디스를 죽이려 달려든다. 하지만 이디스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토마스가 그녀를 보호하려고 하자, 루실은 질투와 분노를 참지 못 하고 자신의 남동생마저 죽인다. 핏빛으로 물든 언덕 위에서 사투를 벌인 끝에 이디스는 무사히 빠져나오고,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크림슨 피크라는 제목으로 출판하는 장면에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비밀스러운 분위기의 매혹적인 남자 주인공, 음산한 대저택과 그 안의 방과 열쇠, 그리고 들어가서는 안 되는 방의 존재 등등 영화를 보는 내내 푸른 수염이라는 동화가 계속 떠올랐는데, 아니나 다를까,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푸른수염과 1856년에 나왔다는 소설 '사일러스 아저씨'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한다. 보면서도 설마 남매 간에 혹시?? 라는 의심을 품었는데, 역시나 예상 적중. 동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빅토리아 풍의 잔혹한 막장스토리 끝판왕.
예상을 조금도 빗나가지 않은 이야기의 나열이다. 충격적인 반전이 넘실대는 요즘 영화에서는 사실 놀랄 만한 반전도 없고, 충분히 예측이 가능한 스토리와 전개지만 길예르모 감독 특유의 미장센과 주인공들의 훈훈한 비주얼 등 이 영화를 지배하는 70%는 시각적인 즐거움이다. 어디선가의 평에서도 보았지만, 이디스의 역의 미아 와시코브스카가 약간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연기나 분위기는 훌륭했으나 개인적으로 비주얼이 더 화려한 배우를 썼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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