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The wailing, 2016)
엄청난 호평과 엄청난 악평이 극명하게 엇갈려서 정말 보고 싶은 영화였으나 결국 극장 상영 타이밍을 놓치고 집에서 BTV로 보게 되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근 몇 년 간 본 영화 중 가장 뒤끝 심한 수작. 영화 보고 나서 악몽까지 꾼 적은 처음이었다.
영화에 대한 사전정보가 전혀 없이 봤는데, 마지막 외지인의 출연 장면에서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온갖 해석을 제쳐두고서라도 결국 결론은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믿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나약한지를 보여주는 슬픈 이야기.
현대 사회지만 아직도 1960년대 즈음의 시절의 기운이 반쯤 걸쳐져 있는 듯한, 시간이 멈춘 듯한 동네. 정체를 알 수 없는, 흉흉한 괴소문에 휩싸인 외지인과, 그 외지인을 경계하는 마을 곡성, 곡성이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음울한 기분, 그리고 마을에서 일어나는 온갖 괴기스러운 사건, 토속신앙과 기독교, 좀비, 일본 민담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가 어색함 없이 한데 어우러져서 이런 스토리가 만들어졌다는 것이 놀라웠다. 생각할 수록 나홍진 감독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이 모든 이야기들이, 분위기들이 한국, 한국의 수 많은 곳 중에서도 곡성이라는 곳 아니면 정말 만들어 낼 수 없는, 찍을 수 없는 영화. 그래서 리메이크가 만들어질 지도 의문스러운 영화이긴 하다.
나홍진 감독 만세.
★★★★★
역시나 명대사는 '뭣이 중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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