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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7.09 Sud de France (1) Off to Nice

 

여름휴가 첫날 아침.

오전 6시 반의 출근 계획은 피로 누적으로 계획했던 시간보다 30분 더 자버려서 fail. 그래도 더 늦잠 자지 않은게 어디냐며 위안을 삼았다. 부랴부랴 출근해서 회진 돌고, 교수님께 전화로 노티를 드렸다. 다행히(?) 교수님도 학회로 인해 토요일 출근을 못하시는 상태였던 터였기도 했고. 감사하게도 휴가라고 일찍 전화해도 된다고 해주셔서 8시가 조금 안 된 시간에 회진이 모두 정리되고 광속(?) 퇴근하여 인천공항으로 갑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우울함이 아직 남아있었다.

 

하지만, 공항 가는 버스에서 휴가첫날의 출근과 아침 굶은 게 무색할 정도로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더니 급 조증이 오심. 역시 다 던지고 노는 게 최고여. 신나게 공항으로 갑니다. 남펴니가 센스 있게 온라인 체크인을 해둔 덕분에 긴 줄 서지 않고 짐 부치고 입국장으로 향함.

 

간만에 해외 여행이라 신나서 국제선 탑승 인증샷도 찍음. 본격 휴가철이 얼마 남지 않은 탓인지 토요일 아침의 공항은 생각보다 꽤 사람이 많았다. 지난 번 남펴니가 상해를 다녀오면서 면세점에서 이것 저것 사다준 탓에다 딱히 사고 싶은 것도 그닥 없어 오마니가 부탁한 비비 크림 하나만 사고 면세점을 빛의 속도로 OUT. 화장을 안 하는 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발조차 신남.

 

 

간만에 비행기 보면서 두준두준설리설리함. 우리가 이번 남프랑스 여행에서 이용했던 독일항공 Lufthansa. 

마일리지가 꽤 쌓여있는 덕에 비즈니스 석을 예약할까말까 고민했지만 성수기라 마일리지를 반토막 밖에 쓸 수 없다는 탓에 이것저것 고민하다가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예약했는데, 결과는 꽤 만족스러웠다. 마일리지는 다음에 비즈니스나 1등석에 올인해보기로 해. 여튼 자리는 이코노미석만큼 저렴한 편이지만 (물론 이코노미보다는 더 낸다) 좌석이 좀 더 넓고, 서비스도 괜찮은 편. 식사도 맛있었다.

 

2끼 식사와 함께 중간에 간식으로 나온 라면. 이거 먹고 꿀잠 자려했으나 웬걸, 잠이 정말 안 와도 너무 안 와서 환승지인 뮌헨 공항까지 한숨도 못 자고 10시간 이상을 꼬박 깨어있는 참사(-_-)가 발생. 덕분에 영화 4편을 스트레이트로 봤다.

23 아이덴티티 - (기억도 안남) - 파운더 - 마스터

간만에 자막 없이 보려니 어지러웠다가 마스터 보면서 급 마음의 안정 찾음.

 

 

 

좀비 같은 몰골로 도착한 뮌헨 공항. 조종사 아저씨가 집에 얼른 가고 싶었나, 마구 날았나보다. 예정시간보다 무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해버리게 되고.

 

환승을 위해 모노레일에 타봅니다. 좋다고 앞 칸으로 달려가 앉은 3n 짤 남펴니 어린이. 그런데 타고 보니 뒤쪽인 건 함정.

 

 

 

 

입국수속을 마치고 뮌헨 공항을 둘러보기 시작합니다.

Welcome to Munich!

휴가 전날까지 치프 노릇하신다고 새벽 4시 퇴근하신 분 -_- 그래도 덕분에 비행기에서는 꿀잠 잔 듯. 부럽다.

 

 

 

여기서 생 오렌지 쥬스 한 잔 사서 마시면서, 뮌헨 공항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곳곳에 녹색의 식물 화분이 많아 잘 정돈된 예쁜 식물원 같았던 뮌헨 공항. 크지는 않았지만 아기자기 예쁜 곳이었다.

 

 

 

 

온통 초록초록.

 

 

 

프레첼의 나라답게 지천에 프레첼 장식. 원래 예정대로 도착했다면 환승까지 2시간 남짓 남았어야 되는데, 일찍 도착한데다가 정작 니스로 가는 비행기가 연착되면서 공항에서 본의 아니게 3시간 가까이를 보내게 되었다. 이왕 독일에 왔으니 소세지나 먹어보자며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맛있어보이는 (줄 제일 길게 선) 공항 내 레스토랑 입장.   

 

 

 

 

 

좋은 건 동영상으로 봐야 제맛.

 

 

소세지는 사랑. 주변 테이블에서는 맥주 시켜서 시원하게 마시고 있었으나 나는 피곤해서, 남펴니는 운전을 해야되서 아쉬운 마음 안고 소세지랑 콜라만. 그런데 맛있었다. 감자도 맛있어. 다 맛있어. 독일은 사랑입니다. 남편은 유럽에서 살게 되면 독일에서 산댄다. 맥주와 소세지 때문이라면 저도 매우 동의합니다.

 

 

 

시킨 포즈 아님. 어쨌거나 들고 있는 저 프레첼도 짱맛.

 

 

 

탐나는 프레첼 튜브. 살까말까 고민했는데 후회된다. 사올걸..

 

귀여운 티백 시리즈. 

 

라미 만년필의 본고장답게 만년필도 한가득. 뭔가 끄적대고 있길래 가서 봤더니 no interval change since last radiograph.......직업병 못 숨기시고요.

 

 

 

소세지와 프레첼의 기운을 받아 부활 셀피. 이거 찍고 그 다음부터 급 지치기 시작함.

 

 

써머타임 적용으로 인해 오후 6시에도 하늘이 이렇다. 구름이 3D야 그냥.

 

 

 

지쳐서 쓰러지기 전 급 탑승. 원래 7시 5분 비행기인데 이래저래 거의 7시반 넘어서 탑승을 시작한 것 같다. 슬슬 노을이 질 것 같은 분위기.

 

 

 

 

Welcome to NICE !

야자수를 보니 웬지 제주 공항 도착한 느낌이라며 남편과 낄낄거리며 실없는 농담. 이래뵈도 밤 9시입니다. 써머타임 실화냐.

 

짐 찾고 렌트카 수속하고 어쩌고하다보니 나오니 본격 어두워지기 시작. 뒤에 사람이 몇 명 서있던 전-혀 개의치 않고 느긋하게 일하던 렌트카 직원을 보며 여기가 프랑스긴 한가보다 본격 실감.

 

 

 

이 사진 찍을 때까지만해도 좋았지. 출발한지 얼마되지 않아 이번 여행 통틀어서 가장 고생한 날이 아마 첫날이었던 것 같다. 네비가 좀 한국과 달라서 당황스러웠고, 도로는 좁고 신호등은 한국처럼 잘 보이는 곳에 있지 않았다. 게다가 네비와 달리 도로가 오만 군데 공사중이라 일방통행도 많았고, 호텔 이름은 눈을 부릅뜨고 봐야 찾을 수 있는 곳에 붙어있었다. (우리가 갈려는 숙소 뿐만이 아니라 공항 주변 대부분 호텔이) 심지어 우리가 예약했던 이비스는 같은 이름의 숙소가 주변에 몇 군데 있어서 처음에 간 곳이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닌 줄 알고 나왔고, 잘못 갔던 곳은 정말 개고생해서 주차를 했는데, 내리고 나서 보니 우리가 예약한데 아니래서 정말 기절하는 줄 알았음. 게다가 주차는 뭐 이리 복잡한지, 결국 11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 가까스로 숙소 입성.

하지만, 첫날의 고생 덕분에 우리의 역치(?)는 올라갔고, 이후에는 웬만하면 그냥 그러려니하면서 지냈던 것 같다. 역시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본격 남프랑스 투어는 다음날부터 시작.

 

 

그리하야, 첫날의 교훈

1) 남프랑스는 운전에 여간 자신이 있는 게 아니라면 단체 여행이 좋은 것 같다. 네비게이션도 이상 도로도 이상.

2) 남프랑스는 숙소 예약시 꼭 주차 가능한지 확인할 것. 

3) 구글맵은 지구를 정복했다. 여러분 네비보다 구글맵이 짱입니다.

4) 독일도 사랑.

 

 

 

 

 

 

 

 

 

Posted by kirind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