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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3.05 Istanbul inspiration (1), 2008

 

여행기를 풀어놓기에 앞서 2008년은 나에게 우울한 해였다. 수험생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던 것. 물론 최종결과가 나오기 전이었지만 꽤나 depressed 였던 기억이다. 그렇게 우울해하던 나를 위해(?) 얼떨결에 어머니가 가시는 터키&그리스 여행에 낑겨 가게 되었다. 날짜는 기가 막히게도 2008년의 내 생일. 공항과 비행기 안에서 생일을 보내는 건 의외였지만, 뭐. 

 

출발은 저녁이었다. 늘 밝은 공항을 보다가 어두운 공항에 간 건 처음이라 좀 낯설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복에 겨운 말이다만, 시간적, 물질적(내돈 아니니께)으로 여유있게 간 여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터라 여행을 가는데도 그냥 들떠있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일본 경유. 오사카였던 것 같은데 비가 왔었다. 1시간 정도 스톱 오버했다가 카타르 공항으로 갈아타고 약 14시간을 날아 카타르 도하(3시간 반 정도 스톱오버)를 거쳐 이스탄불에 도착. 항공사가 항공사다 보니 좌석 앞 화면에 계속 메카의 방향과 현재 위치-메카의 거리가 떴던 게 기억이 난다. 영화 자막도 죄다 아랍어였던 기억. SATC를 아랍어 자막과 함께 보느라 반은 못 알아먹었다. 그나마 줄거리가 단순해서 그냥 반은 눈치로 봤던 기억. 여튼 10시간이 넘는 비행은 고역이었다. 예전에는 직항이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때 터키여행을 통해 10시간이 넘는 비행이면 스톱오버로 중간에 좀 쉬었다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비몽사몽 상태에서 이스탄불 시내로 나와 처음 본 블루모스크. 하지만 이날 방문 코스는 아니고 지나가면서 봤다.

 

우리의 첫 방문지는 Ayasofya muzesi, 소피아 박물관.

 

 

 무수한 관광객들이 다녀갔다는 흔적. 화강암이 맨질맨질하다 못해 푹 파여있다.

 

 

 지진 등으로 인해 돔이 찌그러들고 있어 보수중이라 반은 온갖 철골 구조물로 가려져 있음. 그리스 정교회, 모스크 등을 거쳐 현재는 박물관으로 부르고 있으며 중간에 2번 소실되었다고 한다. 모스크로 이용되면서 성화를 덮어놓는 바람에 오히려 성화가 온전히 보존된 케이스로 AD 537년경에 지어진 것이 마지막.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자 세계 5번째 규모로 바닥에서 돔까지의 높이가 56m로 아파트 15층 정도 높이라고 한다. 실제로도 보면서 오 높다, 라고 느낀 몇 안 된 건축물 중 하나.   

 

 

 늘 찍는 티켓샷. 여전히 초점은 맞지 않고...

 

 

 잘 보면 좌우가 비대칭이다. 원래는 정 중앙이었으나 모스크로 이용되면서 메카 방향으로 이동되어 그런 거라고..

 

 

 남편이 3번 바뀐(본인의 의지에 상관없이) 왕비(누군지 까먹음) 와 그런 여자를 흘겨 보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를 내세웠으나 세상)의 시선을 보여주는 모자이크. 보는 데 좀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주변의 금빛은 진짜 금을 박아넣은 것으로 사진 우측 하단을 보면 금이 벗겨진 것을 알 수 있는데 예전에는 이런 종교적인 건물의 금 등을 벗겨가서 달여 먹거나 그러면 전쟁에서 살아돌아올거라는 믿음이 있었단다. 손이 닿는 높이 정도는 다 이런 식으로 금이 벗겨져 있음. 물론 좀도둑도 있었겠지만 그랬다고 한다.

 

 거울만 보면 셀카 본능.

 

 

 도시를 관통하는 트램.

 

 개팔자가 상팔자.

 Yerebatan Sarinci, 일명 지하궁전.

현재에도 물이 있고 물고기들이 헤엄친다. 물론 유적지답게 동전도 물 밑 바닥에 여기저기 깔려있다. 붕어나 몇 마리 있겠지 싶었는데 막상 보니 잉어보다도 커다란 물고기도 있어서 깜짝깜짝 놀랐다. 한 때 식수원으로 이용되었던 곳이기에 불순한 목적으로 독을 탈 수도 있어 물 상태를 확인하려는 이유로 물고기를 키웠다고 한다. 지금은 식수원으로 쓰지는 않고 그 때 그랬다더라-를 보여주기 위해서 예전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던 듯. 지하궁전은 전반적으로 어둡고 내부가 습한데다가 물이 많이 떨어지는 곳이 꽤 있어(비닐로 덮어놓기는 했지만)  바닥이 미끄러워 조심해야 한다.

 

 지하 저수지 내부 기둥의 받침으로 쓰이고 있는 메두사의 머리. 그리스에서는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졌으나 이렇게 거꾸로 처박혀 기둥으로 이용되었다는 것이 기독교가 이 건물을 지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하궁전 근처 시내 한복판에 뜬금없이 서있는 화강암 오벨리스크. 과거 전차 경기장의 흔적이라고 한다.

박물관을 둘러보고 숙소로 가기 전 배를 타고 보스포러스 해협을 둘러볼 수 있었다.

 

 

 

 

 

저녁 먹고 숙소로 가면서 보이는 이스탄불의 골목 풍경.

 

 밤의 블루모스크.

 

 

이렇게 첫 날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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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rind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