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한국 버전 포스터라 수위가 낮아졌다. 실제로 영화 속 여배우들의 의상 수위가 장난아님.
American Hustle (2013)
(내용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장 성공적인 FBI 함정수사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 실화의 모티브가 된 사건은 1978년 작전명 앱스캠으로 아메리칸 허슬이라는 타이틀이 붙기 전 영화의 가제 역시 앱스캠 프로젝트였다고. 네이버 등에서만 찾아본 결과 앱스캠 프로젝트는 1970년대 미국 하원의원의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FBI와 사기꾼 멜빈 와인버그가 협력해 벌인 희대의 사기극이었다고 한다. 앱스캠 프로젝트, Abscam Project로 Arab scam을 줄인 말이라고 한다. 자세한 정보는 http://en.wikipedia.org/wiki/Abscam 참고바람. 어차피 영화 스토리랑 중복되고, 영어라 설명이 귀찮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온다는 것과 사기에 관련된 영화라는 것 외에는 별다른 정보 없이 봤는데, 와. 완전 최고. 진짜 연기들이 다들 장난이 아니다.
위에 언급한 멜빈 와인버그를 맡은 천재 사기꾼 어빙은 크리스찬 베일이 맡았고, 내연녀이자 역시 천재적인 동업자 시드니 역에 에이미 아담스, 어빙을 협박해서 함정수사로 끌어들인 FBI 수사관 디마소 역에는 브래들리 쿠퍼, 어빙의 대책없는 아내 역에는 제니퍼 로렌스, 그리고 이 프로젝트의 타켓이 된 정치인 카마인은 제레미 러너가 맡았다. 제레미 러너는 호크아이가 중간중간 겹쳐 보임. ㅋㅋ 가장 충격적이었던 캐릭터는 영화 중후반부에 까메오처럼 등장한 로버트 드니로. 마피아 두목으로 잠깐 출연한다. 출연분량이 5분도 안 되는데 존재감이 엄청남.
영화 때문에 20kg를 찌웠다는 크리스찬 베일. 배보고 합성인 줄 알았다.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진다. 그 때마다 약 꺼내 먹는 거 보면서 협심증 환잔갑다 하는 직업병은 어쩔 수 없고...
아랍 족장의 대리인 역할을 한답시고 머리에 롤을 달고 있는 브래들리 쿠퍼. 그 와중에 위화감 없고 잘 생긴게 더 웃기다.
제니퍼 로렌스는 어빙의 대책없는 와이프인 로잘린 역을 연기하는데 밉상도 이런 밉상이 없다. 너무 연기를 잘 해서 저거 진짜 본인 성격 아닌가 싶을 정도..ㅋㅋ 시드니의 지적대로 로잘린은 아들을 이용해서 어빙을 옭아매고 조절하는, borderline PD의 모습을 보인다. 로잘린의 밉상짓을 보면 어빙이 바람 나는 것이 충분히 이해가 될 정도다. 시드니가 비록 내연녀 역할이지만, 본처인 로잘린보다 우아하고 현명한 캐릭터로 나오는, 일반적인 드라마의 본처-내연녀 이미지를 생각해보면 정 반대 구도. 로잘린을 연기하는 그녀를 보면서 전작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이 떠올랐다. 전작에서는 남편을 잃은 슬픔으로 인해 충동적인 짓을 일삼는 똘끼를 보였다면, 이 영화에서는 그냥 철 없고, 대책 없고, 사고 칠까봐 불안한 모습 그 자체. 경고문구를 무시하고 전자렌지에 호일을 넣고 돌렸다 주방에 불을 내고, 아들 앞에서도 쌍욕을 서슴치 않는, 내 친엄마였으면 진저리가 처질 캐릭터. 둘 다 똘기가 충만한 캐릭터기에 자칫 비슷해질 수도 있는 캐릭터를 완전히 다른 인물로 완벽하게 표현해내는 제니퍼 로렌스의 연기는 경이로울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행동이 남편인 어빙에게 끊임없이 사랑 받고 싶어하는 욕망에서 비롯된다는 게 막판에는 짠해짐. 이 영화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느꼈지만 제니퍼 로렌스의 연기는 완벽하다. 너무 잘해서 어떻게 깔수가 없다.
이 영화의 큰 줄거리는 사기꾼을 이용해 사기를 친다는 것이다. 영화 내내 '구라'와 쌍욕이 난무하지만, 캐릭터의 상황과 성격이 반대가 된다는 상황이 역설적 재미를 준다. 어빙과 시드니는 사기꾼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영화 전체에서 가장 품위 있고 우아하게 나온다. 누구보다도 인간적이고 자기 사람에 대한 연민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욕망을 적절한 수준으로 자제할 줄 안다.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으면서 판이 점점 커지는 상황을 두려워고, 과욕을 경계하는 것은 정작 FBI가 아닌 사기꾼들이다. FBI 수사관인 디마소만이 명예욕으로 인해 판을 대책없이 크게 벌리다가 오히려 자기 무덤을 파게 된다. 프로젝트에 이용된 정치인 카마인은 아틀랜틱 시티의 시장이다. 누구보다도 자신의 도시와 시민들을 사랑하며 헌신할 줄 아는, 청렴한 인물이지만 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마피아와 손을 잡게 된다. 앞서 언급했던 로잘린은 사랑받고 싶은, 가장 순수한 욕망 때문에 일을 오히려 꼬아놓는다. 다들 자신의 욕망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 이 영화의 재미이다. 하지만 내 기준에서 이 영화를 봐야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제니퍼 로렌스다. 물론 다른 배우들도 연기가 끝내준다. 하지만 제니퍼가 그냥 갑.
영화 막판에 로잘린과 시드니가 화장실에서 한 판 붙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
★★★★☆
한줄 평가 : 제니퍼 로렌스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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