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올리는 4월 말의 내과춘계학회. 작년에는 여수, 올해는 경주
태어나서 처음 타보는 SRT. 신경주역에서 내릴 예정. 영화 부산행이 생각나는 안내에 나도 모르게 밖에 좀비 있을까봐 창 밖을 살피게 되는 기분 -_-어쨌거나 세상 참 좋아졌다. 서울 경주를 2시간만에 갈 줄이야.
숙소 쳌인
경주도 미세먼지는 피할 수 없었다. 그래도 나가봅시다.
숙소 앞 보문호 라운딩. 벚꽃은 이미 졌을 시기라 애초에 꽃 구경에는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겹벚꽃이 만개한 풍경을 운 좋게 마주치고.
눈이 즐거운 풍경.
보문호 반바퀴를 돌아 우리가 간 곳은 식당들이 모여있는 곳. 낙곱새와 순두부에서 고민하다가 일단 낙곱새 집으로 입장. 낙곱새를 처음 먹어본 것도 그렇지만 부산 명물인 것도 처음 알았다네.
나는 음식 사진에 소질이 있는 것 같다......역시 피사체에 대한 애정과 사진은 비례해. 낙곱새는 맛있었지만, 뭐랄까. 그냥 딱 보이는 정도의 맛이었다. 서울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맛. 경주에 먹을 게 없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너무하자녀...게다가 우리를 만족시킬 양도 아니었고. 그래서 다 먹고 2차를 나갔는데, 근처에 보이는 홍어 삼합집. 경주에서 홍어삼합이 웬 말이냐 싶었지만 어차피 술 마실 생각에 들어갔는데,
기대 이상의 대박 맛집. 알고 봤더니 경주에서도 유명한 집이고, 홍어로 유명한 집이란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친가가 전라도라 어릴 때부터 홍어를 먹어와서 친숙한 나로서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던 집. 그러고 이날 우리는 숙소에 돌아가서 꽐라가 되었음.
학술대회 첫날 아침, 보문호의 상큼한 초록길.
그래도 왔으니 인증샷. 사진 찍고 아침 먹으러 나감.....
어제 낙곱새와 고민하다 못 간 순두부집 방문. 배고파서 다들 먹었지만, 경주까지 와서 갈 집인가는 정말 미스테리. 경기도 인근 순두부도 이렇지 않은데.....경주는 정말.....먹을게 없더이다. 동기 와이프 표현 맞다나 노잼의 도시라는 인상을 확실히 받게 됨. 경주는 좋은 컨텐츠가 많은데 이렇게 먹을 게 없다는 건 진심 안타까운 일이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학회장 지하 VR 센터에 가서 이러고 놀음. 과일썰기 달인
둘다 실전처럼 경주.....이런 걸로 이러지마..
클럽 입장 마냥 인증샷
놋전분식. 첫 번째 놋전국수가 원래 위치인데 워낙 건물이 오래되서인지 최근 옮긴 듯하다. 이름도 놋전국수로 바뀌었답니다. 이 집은 비빔국수랑 빈대떡이 대박이다. 시크한 할아버지(오너이신 듯)가 저 옛날깐날 은색 쟁반 위에 국수며 고추 등의 반찬과 함께 무심하게 얹어 가져오는 게 매력. 시골 밥상 느낌이 물씬 풍긴다. 참고로, 잔치국수는 멸치내장 냄새가 나서 호불호 갈릴 듯. 여기는 회(비빔)국수 드세요.
이거 먹고 교수님과 저녁 약속이 있어서 다시 교촌으로 이동. 느즈막한 시간에 갔더니 사람도 없고 좋았더랬다.
교촌 내에 있는 한정식집 명가. 동기 친척분이 여기 단골이시라고 해서 예약하고 왔음.
이름이 사랑이란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한정식의 대향연. 이거 먹기 2시간 전에 국수랑 빈대떡 먹었다고 차마 말 못 하고...열심히 또 먹었습니다. 교수님과 즐거운 시간 ㅎㅎ
경주 왔으니 그래도 첨성대랑 안압지는 가야지.
이 날 2만보는 걸은 듯. 다른 병원 친구들 보려고 했으나 방에 누웠다가 그대로 기절해버림.
아침에 학회장 근처에서 먹은 잔치국수.
과장님 오셔서 모시고 소고기 먹으러 간 곳. 소고기물회는 처음 먹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고기가 별로여서 안타까웠음. 다들 먹다가 점점 말이 없어지고, 양이 안 찬 게 분명한데 추가로 안 시키는 분위기.
보문호 주변의 카페 아덴. 겉에서 볼 때는 별 거 없어보였는데, 들어가보니 꽤 크고 넓었다. 인테리어도 내 취향. 빵이 참 맛있어보였으나 배가 부른 관계로 SKIP. 코코넛화이트라떼는 나의 취향 저격이었다. 참고로 2층은 테라스가 있어 노키즈존임.
이렇게 학회를 빙자해서 2박 3일 원 없이 먹고 귀향. 학회 기간 내내 지진이 없어 참 다행이었다. 동기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경주에는 늘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에는 석굴암을 꼭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