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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nger/'17 HK & Macau2018. 6. 16. 18:14

 

비록 감기로 겔겔거렸지만 날씨가 좋아 그럭저럭 다녔던 홍콩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에는 속을 달래줄 죽집으로 향했다. 남펴니의 지인 분 통해 알게 된 콘지집. 숙소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였다. 구글맵 덕분에 10분만에 도착.

 

고 짧은 시간에 금새 적응한 탓인지 낯선 사람과의 합석도 어색하지 않았던 아침 식사. 맛있었다. 하지만 이틀 전 센트럴 골목에서 먹었던 콘지가 더 괜찮았다. 다음에는 거길 꼭 가야지. 옆에서 상큼한 레몬향 가득한 홍차를 마시길래 다 먹고 추가로 주문.

사진만 봐도 침이 고인다. 식후 강력추천.

 

 

 

 

공항 가기 전까지 시간이 약간 남아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근처에서 보이던 셩완마켓에 들어가 구경을 했다. 도매+소매시장이 섞인 듯한 곳이었는데 오전 시간이라 반 이상 닫혀있었지만 현지 마트 구경 느낌에 기웃거리며 재미있게 구경.

 

한 입 크기로 썰어져있는 파인애플 한 봉지 사서 오마니랑 사이좋게 나눠먹으면서 기웃거림.

 

 

근처 약재상도 볼 거리.

 

 

 

.

 

 

 

 

홍콩에서의 4박 5일을 함께 한 호텔 LBP. 성수기로 방값이 2배 가까이 오른 탓에 고민하다가 평이 괜찮아서 선택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방은 콩알만했지만, 어차피 잠만 잘 곳이라 크게 아쉽지는 않았다. 큰 길가에서 한 블럭 뒤로 있어 조용하기도 했고, 트램 정차장과 스타벅스, 마트가 앞에 있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점은!! 공항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이 바로 대로변에 있었다는 점. 다음 번에도 온다면 좀 더 큰 방으로 여기를 쓸 듯.

 

 

4박 5일의 홍콩-마카오 여행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날씨가 좋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정말 여행하기에 최적의 날씨였고, 맛있는 음식, 빨간 택시들, 조명, 그리고 골목마다 다른 풍경이 너무나도 좋았던 여행이었다. 감기로 겔겔거린 탓에 엄마한테 짜증도 많이 낸 것 같아서 그런 게 좀 여러가지로 아쉬웠음. 그러지만 않았다면 즐거움이 3배쯤 되었으리라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여행. 내년 겨울에 다시 홍콩을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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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rindari
Stranger/'17 HK & Macau2018. 5. 12. 15:41

 

여행 4일차, 마카오를 가는 날.  마카오가 홍콩과 가깝고 크지 않아 하루 이틀이면 둘러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홍콩과 함께 여행지로 묶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주변에 다녀온 사람들로부터도 같이 보는 게 좋다는 추천을 받고 일정에 포함, 숙소도 넣지 않고 당일치기로 잡았다. 애초에 한국에서 마카오로 왔다가 홍콩으로 와서 출국하는 코스도 있었는데, 비행기 두번 타기는 싫었고, 홍콩-마카오를 수시로 왕복하는 페리가 있다는 말에 페리를 미리 예약했다. 그러고 아무 생각 없었던 것이 비극(?)의 시작.  

(이미지 출처 : naver blog -KLOOK)

 

홍콩-마카오를 오가는 페리는 터보젯과 코타이젯 2 종류가 있다. 그저 배만 2종류가 있는 것이 아니고 선착장이 아예 달라진다.  빨간 배 파란 배 중 아무거나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라 타시죠가 아닌 상황. 내가 탔던 코타이젯의 경우 홍콩 선착장에서 마카오 타이파로 가는 반면, 터보젯은 외항페리터미널로 간다. 그렇기 때문에 마카오에서 갈 곳을 먼저 확인하고 거기에 맞는 배 편을 잡는 것이 좋을 듯하다. 

홍콩에서 페리 터미널은 셩완역, 구룡반도, 홍콩 공항 3군데에 있고, 내가 묵었던 홍콩 숙소는 셩완 쪽이고, 심지어 숙소에서 페리 터미널까지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 페리 탑승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내리고 나서가 문제였다. 위치가 아예 다르기 때문에 일정이 여유있는 편이 아니라면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 제대로 안 알아보고 고생한 장본인이 바로 나야 나. -_- 더 웃긴 건 이걸 티켓 끊고 마카오에 뭐가 있나 책을 펼쳐본 뒤에 알았기 때무네...

호텔이나 카지노를 들를 생각에 애초에 없었기에 망정이지, 자칫하면 여행 완전 망칠 뻔했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티켓을 미리 예매해도 시간까지는 미리 정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원하는 시간이 있으면 당일 일찍 가서 원하는 시간의 표를 받아놔야한다. 나는 한국에서 이미 코타이젯 왕복을 끊어놓은 상황이고, 배 자리가 많다는 얘기를 들어 방심했던 탓도 있는데, 오전 9-10시 사이에 도착했더니 오전표가 아예 없었다. -_- 겨우 예매한 것이 오후 2시 반이었나. 아무리 가깝다지만 홍콩-마카오 이동이 1시간이다. 도착하면 3시반.  밤 늦게까지 있을 것이 아니라면 매우 부적절한 시간대. 터보젯이었다면 세나도 광장이 가까워 문제가 안 되었겠지만, 코타이젯 터미널에서 세나도 광장에서는 택시로 20분 가까이 되는 거리이다. 시간, 돈 모두를 날린 셈. 바쁘다는 이유로 제대로 안 알아본 내 탓이오.  

 

 

졸지에 오후까지 3시간 이상이 떠버린 상태로 다시 시내로 와서 근처 카페에 착석하여 커피를 마시며 마카오 방문지를 찾았다. 이때 이 모든 참사를 알았지. 타이파에 내린다는 것, 그리고 택시 타고 들어가야 된다는 거를 하...엄마랑 갔길래 망정이지 친구랑 갔으면 욕 먹어도 할말 없는 상황. 원래는 세나도광장과 관야가 등을 둘러볼 생각이었으나 포기하고, 세나도 광장과 주변만 둘러보기로 함. 어쨌거나 라떼는 맛있었다. -_-;;

 

요점을 재정리하자면

1) 홍콩-마카오 페리는 터보젯/코타이젯 2종류로, 각각 선착장이 다르다. 방문장소가 어느 터미널에서 가까운지 선택할 것 (마카오 베네시안 호텔에서 숙박하는 것이 아니라면 터보젯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

2) 페리 예약은 미리 해도 시간은 미리 정할 수 없다. 원하는 시간대 표가 있다면 전날이나 당일 오전 일찍 가서 해당 시간표를 끊어놓자.

3) 여행, 특히 교통편은 여유있게 미리 잘 알아보고 준비하자.

 

 

 

우여곡절 끝에 페리 탑승. 때 낀 창문 뒤 하늘도, 바다도 참 파랗구나. 관광객 입장에서는 페리 선착장이 그저 배 타는 곳이지만, 이래뵈도 나름 출국장이다. 말도 못 하게 어수선.

페리 내 사진은 따로 찍지 않았지만 몇 백명 이상이 탑승이 가능한 상당한 큰 규모다. 그래서 가는 동안 편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날 파도가 거셌는지 어쨌는지 몰라도 배가 위 아래로 출렁대는 느낌을 꽤 받았다. 멀미와 졸음이 동시에 몰려와서 그랬는지 나도 모르게 기절했다가 마카오에 도착할 때 즈음에 정신이 돌아왔다. 비몽사몽 입국 후 택시를 타서 세나도 광장으로 향했다.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탓일까, 택시 밖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풍경은 유럽 느낌.홍콩도, 중국도 아닌 유럽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이렇게 초록초록한 곳을 지나면

 

돌계단을 올라 무대 배경 뒷편 같은 성바울성당 유적지로 들어서면 광장에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바글바글바글. 로마 스페인 광장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뒤를 돌아보면

 

요렇게 성바울 성당의 흔적이 보이지요. 보이는 저 앞면만 남아있고, 말 그대로 뒤에는 아무 것도 없다. 아무 것도 모르고 보면 연극 무대 같은 느낌. 실제 보이는 모습을 나타낸 유적지 명칭은 영어 표현이 좀 더 정확하다. The Ruins of Saint Paul's

 

광장 아래 골목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

 

 

마카오에 오면 꼭 먹어야한다는 에그타르트. 드디어 먹어보게 되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먹어봄)

 

 

그래봤자 겨우 계란빵인데 별 것 있겠냐 싶었는데, 나의 오만을 반성합니다.  진짜 너무 맛있었다. 2개 사서 다행이라고 안도하기까지 함.  

 

 

 

 

의도치 않게 해질녘에 온 덕에 간만에 훌륭한 sunset을 보고 간다. 인생사 새옹지마.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터미널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찍은 마카오의 풍경들. 들어올 때와는 또 다르게 골목 구석 구석은 여기가 아시아라는 느낌이 또 든다. 유럽과 중국의 모습이 뒤 섞인 이국적 풍경이 인상적이다. 다음 번에는 좀 더 여유롭게 구석구석 둘러보겠다고 다짐하며 아쉬운 발걸음.

 

 

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새 터미널. 출국장이다. 뭣 모르고 찍었다가 제지 당함.

 

 

타고갈 코타이젯 모습. 참고로 터보젯은 빨간색. 탑승하자마자 바로 기절. 눈 떠보니 홍콩섬으로 컴백. 8-9시쯤이었다. 따로 식사하러 나가기 애매하여 터미널 내 푸드코트에서 해결하기로 하고. 엄마는 홍콩음식 느끼하다고 개운한 거 찾으시고, 나도 기름기 있는 음식에 질려 주위를 둘러보니 회전초밥집이 보여 바로 입장.

 

 

 

자리마다 모니터가 달려있어 원하는 음식을 선택하면 자리 앞으로 주문한 요리가 배달되어 도착한다. 접시 내리고 앞의 버튼을 누르면 운반해주던 쟁반(?)이 다시 사라짐. 간만에 기름기 없는 식사였고, 신박한 시스템에 감탄하며 먹었다. 인건비 줄이는 방법 참 다양하다 싶어서 감탄. 그럼에도 불구하고 싸지는 않았다. 이렇게 4시간 짜리 마카오 여행을 마무리. 다음부터는 이러지 말자며....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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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rindari
Stranger/'17 HK & Macau2018. 3. 18. 20:14

여행기가 3달 가까이 밀린 관계로 정신차리고 급 포스팅. 감기기운이 떨어지지 않은 채 홍콩에서의 두번째 아침을 맞이함. 오늘은 구룡반도로 갑니다. 아침에 나와 숙소 근처의 스타벅스에서 베이글과 커피를 마시며 에너지 충전. 전 날의 크리스마스에 이어 이 날은 12월 26일, 박싱데이라고 해서 연달아 휴일이었다. 블랙프라이데이처럼 본격적인 세일에 들어가기 시작하는 날이라고.  날이 날이다보니 쇼핑몰은 붐비고 웬만한 식당들은 문을 안 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을 비우고 아침을 시작했다.

 

스타벅스 유리창 밖에 보이던 잘 생긴 개 한 마리. 굉장히 얌전히 기다리고 있었다. 예쁘장하게 생겼지만 표정은 시크한 언니(?)가 운동복 차림으로 커피를 들고 나와 개를 데려가는 모습을 보며 내가 어릴 적 막연하게 생각했던 나의 30대의 모습 같아 뭔가 묘한 기분이 들었다.  나도 서른 넘으면 저렇게 살 줄 알았더랬는데 ㅎㅎ 

 

여튼, 이전 포스팅에서도 밝혔지만 홍콩 관광지는 크게 3구역으로 나누어진다. 디즈니랜드를 갈 생각이 없던 나로서는 방문지가 홍콩섬, 구룡반도 크게 2군데였고, 오늘 방문할 침사추이는 구룡반도에 있어 홍콩섬에서 페리를 타고 건너가야 했다. 숙소는 서쪽, 침사추이와 홍콩섬을 오가는 페리는 동쪽에 있어 스타벅스 앞에 있던 정류장에서 트램을 타고 페리 선착장으로 이동.

 

 

크리스마스 트리가 다소 생뚱맞아보이는 20도의 따뜻한 날씨와 솜털 같은 구름. 이 날은 어제보다도 날씨가 더 좋았다.

 

 

 

페리 선착장으로 가던 길에 발견한 거대한 애플스토어. 매장이 예뻐서 지나가다 촬영. 트램에서 내려 15분 정도 걸려 선착장에 도착했다. 옥토푸스 카드를 산 덕에 따로 페리표를 따로 구매하지 않고 바로 페리를 탑승할 수 있었다. 평일이었으면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을 법도 하련만, 휴일에 이른 아침인 탓인지 페리는 거의 텅텅 비어있었다. 전세낸 기분으로 탑승.

 

 

 

이 정도로 휑함..오전 8시 반이었던가. 지정석이 아니라 원하는 곳 어디든 앉을 수 있다. 선착장에서 출발해서 15분 남짓한 시간에 도착. 바다를 건너간다는 표현이 민망할 정도로 순식간에 도착했다. 

 

 

오늘의 첫 방문지는 헤리티지 1881. 평소 SNS등에서 많이 보이던 곳이라 괜히 가봤던 곳에 가는 묘한 기분.  침사추이 선착장에서 도보로 10-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있다.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보이던 곳.  예전에는 해양경찰본부였다고 한다. 실제로 건물 정중앙에는 거대한 대포가 남아서 예전에 이 곳이 어떤 곳이였는지를 보여준다. 바닷가에 있는 100년이 넘은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되고 있다. 사실 별 다른 정보없이 가면 지은지 얼마 안 된 건물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 현재는 고풍스러운 외관을 유지한채 고급 브랜드들이 입점된 가게들과 카페, 레스토랑 및  갤러리가 운영되고 있다. 

 

온갖 화려한 장식이 가득. 크리스마스가 끼어있던 기간이라 그런이라 각종 트리와 화려한 장식이 가득했다. 오너먼트 테마가 보라색이라 온통 보라보라한 데코 천지였는데 촌스러운 느낌 없이 예뻤다. 10시가 넘은 시간이 되자 순식간에 관광객들로 가득차서 발 디들 틈 조차 없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선착장에서 좀 더 멀어지면서 나타나는 골목들은 헤리티지와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홍콩섬과 구룡반도의 가까운 거리가 무색할 정도로 홍콩섬과는 미묘하게 다른 분위기였다. 좀 더 중국의 느낌이랄까.

 

근처 적당한 가게 들어가서 먹은 베이징덕과 토마토수프. 소위 말하는 브런치시간대 메뉴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세트로 빵과 스크램블 에그가 옵션으로 같이 나왔다. 오리요리 먹고 나니 배가 불러 빵은 손을 대지도 못하고. 홍콩에서 신기했던 것 중 하나가 저렇게 국물이 있는 요리에 옵션으로 라면을 추가해서 먹는 경우가 많았다. 국물 베이스가 약간 서양식인데 라면을 끼얹어먹는 느낌이랄까. 뭔가 안 어울릴 것 같은 조합인데 홍콩에서는 이렇게 많이 먹는 듯했다.

 

느끼한 속은 허유산망고쥬스로 달래보자.  요즘은 한국에도 워낙 망고쥬스 및 각종 망고 관련 음료가 많이 들어와있던 터라 큰 감흥은 없었다.

 

그러고나서 둘러본 홍콩 침사추이의 최대 쇼핑몰 하버시티. 침사추이에는 온갖 쇼핑몰이 몰려있다. 하버시티가 그 중 가장 큰 규모이며,  대부분의 모든 브랜드가 다 입점해있다. 홍콩 로컬브랜드는 물론 각종 명품브랜드까지. 그런데 살 건 정말 없었다. 예쁜 슬립온 하나만 거금 지불(50% 할인이기는 했지만)하고 그냥 매장만 주구장창 둘러보다 나왔음.

실내에만 있다보니 한기도 조금 들고, 답답해서 따땃한 카푸치노 한 잔 사들고 나왔더니 테라스는 25도.....3분 있다가 다시 입장함. 다리가 붓는 게 느껴질 정도로 거대한 쇼핑몰을 종일 돌아다니다보니 어느 덧 해가 뉘엿뉘엿 기울어져간다.  홍콩에서 꼭 봐야한다는 심포니오브라이트의 관람 포인트도 찾고 바람도 쐴 겸 선착장으로 다시 향했다. 

 

 

침사추이의 시계탑.

 

여기서 밤이 되면 화려한 심포니오브라이트가 펼쳐진다. 심포니오브라이트는 홍콩에서 매일 밤 8시마다 개최하는 음악 및 레이저 쇼로 약 14분 가량의 시간 동안 진행된다고 한다. 홍콩섬과 구룡반도 사이의 바다가 있다는 것, 그리고 일직선에 가까운 해안선의 풍경 덕택에 가능한 공연인듯. 양 쪽에서 동시에 진행하지만, 홍콩섬 쪽의 화려한 고층 건물들이 훨씬 많아 침사추이 쪽에서 보는 것이 더 멋있다고한다. 설날이나 크리스마스 등의 특별한 날에는 불꽃 놀이도 함께 진행한다고 하고, 실제로도 신년맞이 불꽃놀이를 알리는 포스터가 침사추이 곳곳에 붙어있었다.

좋은 자리에서 보려면 적어도 5-6시에는 와서 자리를 사수해야할 듯. 비교적 한가해보이는 저 풍경 속에도 소위 말하는 명당 자리는 삼각대와 좋은 카메라들이 다 차지하고 있었다.

 

중간중간 이런 배들이 돌아다니는데, 레이저쇼에 맞춰 탑승하면 양 쪽을 동시에 관람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때가 오후 5시경. 3시간을 밖에서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어 저녁을 먹고 다시 오기로 함.

 

 

딘타이펑에서 먹은 딤섬과 야채요리. 홍콩에서 먹은 식사 중 가장 별로였다. 매장은 깔끔했지만, 뭐랄까. 그냥 그게 전부였다. 다시 가라면 절대 가지 않을 곳. 로컬 시장 안에 이름 모를 곳들이 훨씬 맛있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음. 정말 귀찮고, 피곤한 게 아니라면 쇼핑몰 내 음식점은 권장하고 싶지 않다.

 

선착장으로 가면서 다시 들러본 헤리티지 1881. 낮에 봤던 관광객의 갑절이 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낮에 봤던 풍경에 조명이 더 해지니 또 다른 느낌.

 

 

몇 시간 전에 봤던 시계탑도 밤이 되서 다시 보니 웬지 더 로맨틱해보이고.

 

 

 

 

 

LED 풍선. 처음 봐서 신기했는데, 한국에서도 팔더라.

 

 

선착장 주변 홍콩의 택시들. 습기 탓인지 온갖 불빛들이 번져 아련해보인다. 홍콩의 야경 사진들에서 보였던 그 느낌이 그대로. 확실히 홍콩은 밤이 예쁘다.

 

해안선에 길게 펼쳐지 바다 위에서 반짝거리는 화려한 도시의 야경은...생각보다 큰 감흥은 없었다. 사실 오히려 약간 실망스러웠다. 예상을 안 했던 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이렇게 보기도 쉽지 않은 풍경이다.  남산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서울의 야경이 더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지, 알록달록 화려하기만 한 풍경이라 그저 요란해보였던 것인지. 그래도 홍콩까지 왔으면 한 번쯤은 볼만한 풍경이긴 하다. 어두워지자 바람이 불고 점점 추워지는 분위기. 딱히 큰 기대도 되지 않고, 피로했던 탓에 심포니오브라이트를 볼 때까지 기다릴 엄두가 되지 않아 홍콩섬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페리를 타고 오는 동안 심포니오브라이트가 진행되었는데, 소리를 듣지 못 해서 그런건지 모르겠다만 딱히 별 다른 느낌은 없는 듯 했다. 홍콩섬에 가까워질 수록 고층 빌딩의 화려한 조명들은 더욱 선명해졌다. 낮에는 그냥 아무 장식 없이 서 있던 관람차에도 조명이 들어오니 꽤 근사했다.

 

 

 

 

 

이렇게 홍콩에서의 둘째 날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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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rindari
Stranger/'17 HK & Macau2018. 1. 28. 13:15

 

 

본격 홍콩 여행기에 앞서.

홍콩은 크게 구룡반도와 홍콩섬, 란타우섬으로 나누어져 있다. 공항과 디즈니랜드는 란타우 섬, 침사추이, 야마우테이, 몽콕은 구룡반도에, 센트럴과 소호, 셩완, 빅토리아 피크, 리펠스베이 등등의 대부분의 장소는 거의 홍콩섬에. 방문장소 지역 수만 놓고 본다면 홍콩섬에 가장 많이 있다. 구롱반도-홍콩섬 사이에 바다가 가로막고 있기는 해도 페리가 수시로 다니고, 20분 내외의 짧은 시간이라 숙소는 어디에 잡아도 큰 문제는 되지 않고, 대중교통도 잘 되 있을 뿐더러 동선이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호텔을 경험하고 싶은 게 아니면 숙소를 굳이 옮겨다니며 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나는 처음에 생각했던 숙소가 있었지만 크리스마스 성수기가 걸리면서 숙소 값이 배로 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조금 싼 곳으로 잡기는 했다만, 그 곳도 평소의 2배에 달하는 가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치가 좋아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던 곳. 숙소 이야기는 추후에 하기로 하고, 일단 본격 여행기부터.

 

 

오늘은 크리스마스. 성탄절이라고 감흥이 있을 나이는 지났다만 그래도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였는데, 영상 20도에서 맞이하는 크리스마스는 확실히 그 느낌이 안 나기는 했다. 크리스마스, 그리고 이튿날인 박싱데이(12.26)이 홍콩의 공휴일이라 문을 열지 않은 곳이 많을 거라는 정보를 입수했던 터라 큰 기대 없이 일단 길을 나섰다. 시차도 거의 안 나는 탓에 전날 비행기 지연으로 피로했던 걸 감안해도 비교적 푹 자고 개운하게 길을 나섰던 것 같다.

 

내가 묵었던 숙소는 홍콩 셩완지구의 숙소로 큰 길에서 한 블럭 정도 뒤로 떨어진 곳이었다. 도보로 15분 정도 거리에 국수 맛집이 있다고 하길래 구글맵을 키고 길을 나섰다. 휴일인데다 이른 오전인 탓에 거리는 꽤나 썰렁했다. 휴일에 아침부터 돌아다니는 건 대부분 이방인이나 관광객들. 길 가며 오다가다 마주친 사람들 대부분의 목에는 카메라가 걸려있었다.

 

 

 

고백하건데, 5-6년쯤 여름에 북경에 갔다가 더운 날씨, 지저분한 거리와 중국 특유의 문화 탓에 중국 쪽은 뭔가 지저분하고 어수선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그 선입견이 민망할 정도로 거리는 깔끔했다. 휴일인 탓도 있었고, 날씨가 좋아서였을수도 있겠지만, 확실히 홍콩은 내 예상과는 달리 깔끔하고 쾌적했다.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역사 탓도 있을 거고, 좁은 땅덩이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다만 난개발의 흔적이랄까,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다양한 형태의 건물들이 뒤죽박죽 섞여있다. 특히 금융 중심지라는 센트럴로 갈수록 허리를 젖히고 봐야하는 아찔한 마천루의 화려한 건물들에서 한 골목만 돌아서도, 창문이 몇 백개인지 궁금해지는 기이한 오래된 건물과 담쟁이 넝쿨이 말라붙어 비틀어진 건물이 섞여있는데, 신기하게도 이질감 없이 섞여 묘한 그림을 연출한다. 그리고 그런 풍경이 신기한 나 같은 관광객은 걸음 걸음 카메라를 들게 된다.

 

 

숙소에서 5분쯤 언덕을 올랐을까, 우측에 보이던 사원. 유일하게 사람들이 모여있길래 힐끗 둘러보고 나왔는데,  밥 먹으면서 생각나서 다시 찾아봤더니 文武廟 (만모사원) 으로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도교사원이라고. 무려 1847년에 지어진 곳이다.

관광객 무리. 사원 둘러보고 나와서 쉬는 듯한 풍경.

 

 

드디어 40m 앞 목적지 발견.  그런데 도착했더니 닫음 ㅠㅠ. 심지어 그 옆집도 열린 줄 알고 갔더니 11시 반 넘어서 오란다. 오전 9시 밖에 안 됐는데. 휴일인데 너무 방심한 탓. 

 

가려던 맛집 옆에 있던 편집샵 홈리스. 역시 닫았지만, 책자에서 본 게 반가워서. 돌아가기는 늦었고, 홍콩까지 왔는데 스타벅스나 카페에서 케이크 먹긴 싫고, 설마 어디든 식당 하나 연 곳 없으랴 싶어서 골목을 다시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골목 사이에 계단 아래 비교적 대로가 있어 내려가기로 했다. 저 가는 내려가는 계단 중간중간 조차 집과 입구가 있다. 여기서 작정하고 숨으면 못 찾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계단 중간에 의자에 앉아 시크하게 맥북 펼쳐들고 작업 중인 청년. 이런 풍경은 아마 홍콩에서만 볼 수 있을 것 같다. 익숙한 듯 낯선 풍경.

 

대로변도 상황은 마찬가지, 대부분의 레스토랑이 문을 닫고 스타벅스며 맥도날드만 문을 연 기세였다. 맥도날드도 앞에 보니 홍콩에서만 판매하는 특이한 몇 몇 메뉴가 보이긴 했다. 결국 맥도날드를 가야하나 싶어 아쉬운 찰나 어디에선가 맛있는 냄새가 나서 두리번 거리다 보니 비닐커튼이 달린 작은 가게가 보여서 홀린 듯이 들어감.

 

뒷 편에서는 만두소로 보이는 듯한 재료를 손질하고 있고, 포장해서 가져가려는 듯한 손님이 앉아계심. 왼쪽에 서 있던 할아버지가 웃으며 맞아주셨다.

 

 

테이블마다 세팅되어있는 젓가락 통과 소스류- 간장, 칠리소스, fish sause가 있다. 취향대로 넣어먹으면 됨. 피쉬소스는 액젓과 향이 굉장히 비슷하다.

 

홍콩은 영어가 혼용되는 곳이라 의사소통에 큰 문제도 없고 영어메뉴 안내도 많다고 들어서 으레 메뉴판 어딘가에 영어가 적혀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영어라고는 코카콜라 포스터 외에는 눈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어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메뉴는 죄다 한자였고, 가게에 있던 직원들도 영어를 하는 사람은 없어보였다.  엄마 없었으면 네이버사전 뒤지고 있었을 듯. 엄마가 메뉴 보고 2가지를 골라 주문. 문 연 집이 많지 않았던 걸 감안해도 외지인들보다 현지인들이 중간중간 와서 먹거나 테이크아웃을 연신 해가는 모습, 그리고 뒤에서 연신 만두며 재료를 직접 만드는 모습에 맛집이라는 막연한 기대이 점점 확신이 되어갔다.   

 

결과는 대만족. 기대는 틀리지 않았다. 처음에 국물 한입 딱 떠 먹었을 때의 그 감동이란. 특히 저 소고기는 어떻게 한 건지 모르겠는데 촉촉하고 야들한 식감이 정말 최고. 피로가 한 방에 풀리는 느낌. 고명으로 올라간 파 한 조각과 함께 먹으면 정말 환상적인 궁합이다. 먹지도 않은 술이 해장되는 느낌이랄까.  사진 찍기가 무섭게 말 한 마디 없이 정신 없이 흡입.  이 맛 때문에라도 홍콩은 와야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반성도 했다. 나는 나름 홍콩 가기 전에 맛집 블로그도 뒤지고 책도 뒤지면서 몇몇 군데를 알아왔는데 휴일로 이렇게 문을 닫을 거라는 건 예상도 못 했더랬다. 엄마 말씀이 옳았다. 여행 가서 그런데 가는 건 아니라고. 여행지에서의 식사는 남들 다 가는 데 가본데 우르르 찾아갈 게 아니라 돌아다니다 관광객 없고, 현지인들이 앉아있는 맛집 가는 게 맞는 것 같다. 정보를 많이 얻지만 우리는 그 정보 때문에 오히려 제한된 여행을 하는게 아닐까 싶었다. 여튼 저렇게 먹고 HK$43 (6천원 남짓)이 나온다. 가성비도 최고. 한국에서는 이런 맛 먹기 정말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족스러운 첫 끼 잘 먹고 갑니다. 

※ 참고로 홍콩은 합석이 흔하다. 소위 말하는 고급진 레스토랑이 아니면 웬만한 식당은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고 나가는 분위기라 자리가 없으면 합석을 시키고, 다들 당연시 여기는 분위기. 혼자 왔으면 맞은 편에 낯선 사람과 밥 먹는 것도 종종 있는 일이다. 홍콩 가기 전 알아두면 좋은 상식인 듯.

 

 

오늘의 첫 방문지는 소호. 옥토퍼스 카드 구입 겸 지하철을 타기 위해 셩완역으로 이동했다.

 

 

셩완역. 홍콩도 대중교통이 잘 되있지만, 한국과 달리 지하철은 건성으로 보면 어딘지도 모른다. 입구도 그렇고 안내도 크지 않아서 의식하지 않고 보면 보통 건물 입구라고 지나치기 좋음.

 

역사는 깔끔하고, 한국과 크게 다른 느낌은 아니다. 전철에 사람이 많이 찍지 못 했는데, 열차칸 간격에 문이 없어 끝까지 보이는 게 좀 신기했달까.

 

 

 

소호역에서 나오자마자 보이던 길 건너편의 풍경. 크리스마스로 대규모 세일이 시작되면서 어딜 가나 매장에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이런 대로변이 있다가도 한 골목만 꺾어 들어가면

이런 재래시장이 섞여있다. 살만한 건 없었지만 그래도 기웃거리면서 구경.

 

 

 

 

다시 골목을 꺾어나오니 브랜드 체인점들이 널린 대로변. TOPSHOP 매장 발견해서 반가워서 봤는데, 마네킹 머리가 죄다 내부자들 안상구 스타일......어째서....

 

 

여튼 돌아다니다보니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에 도착. 홍콩의 명물이자 세계에서 가장 긴 에스컬레이터(800m) 라고 한다. 시간 대에 따라 상행, 하행을 다르게 운행하는데 관광객들이 주로 오는 시간에는 상행으로 다닌다. 중경삼림에서 왕조위를 짝사랑하는 여주인공이 그의 집을 몰래 훔쳐보는 장면에 나오면서 더 유명해졌다고. (여행책자 안내상 상행은 10:20-24:00,  하행은 06:00-10:00)

영화에서 바로 요 장면.

 

800m가 일괄적으로 모두 이어진 곳은 아니고 중간중간 끊기는 곳이 있고, 계단 및 출구가 있다.

 

 

 

 

에스컬레이터 위에서 발견한 란퐁유엔. 홍콩에서 가장 유명한 밀크티 맛집이라고 한다. 저걸 먹기 위해 선 줄....

 

한층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도 좋다.  절반을 못 갔을 때 쯔음인가, 건물 하나를 완전히 부수고 새로 공사짓는 곳이 있었다. 그냥 공사현장인갑다 싶어서 대수롭지 않게 신경썼는데, 홍콩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풍경이라 이상하게 기억이 남았는데, 얼마 전 짠내투어에서 홍콩이 나왔더랬다. 거기서 나와서 알게 된 거였지만, 그 공사터가 바로 중경삼림에 나왔던 양조위의 집이었다는 사실. 짠내투어에서는 거기를 보려고 온 거였는데, 공사현장인 걸 보고 다들 허탈해하는 것에 나도 다시 놀랐다. 어쩐지....ㅎㅎㅎ

 

 

 

 

에스컬레이터의 끝에는 소호가 있습니다. 날이 날인만큼 관광객 절반에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온 현지인들로 사람이 꽤 많았다. 바와 각종 카페가 많다고 하는데, 뭐 홍콩의 뒤죽박죽 이질적 풍경에 그새 익숙해진 탓인지 정갈한 카페거리는 오히려 심심하게 느껴졌다. 란콰이퐁은 밤에 와야 재밌다는데 나중에 한 번 다시 와야지. 잠시 둘러보고 다시 슬슬 내려오기 시작했다.

 

 

 

 

에스컬레이터 옆 계단을 따라 내려오다 발견한 특이한 풍경에 사진 찰칵. 근데 여기 짠내투어에도 나왔다. 알고보니 미슐랭 레스토랑...가성비 갑이라고. 그런데 뭐, 난 후회하지 않아. 알았으니 다음에 또 가면 되는 거지.

 

가게 정면샷. 이런 사진은 매 여행마다 찍는다.

 

 

핫한 바와 카페가 즐비한 소호와 란콰이퐁을 벗어나 또 샛골목으로 투어를 시작했다. 여기서도 가려던 맛집이 있어서 엄마한테 욕 아닌 욕 먹어가면서 찾았는데 또 문 닫음 ㅠㅠ 이제부터 맛집 찾아 안 가고 다니면서 먹기로 하고 다시 골목 투어를 시작했다.

20도면 덥지는 않아도 생선 내놓고 팔기 적당한 온도는 아닌 것 같은데 얼음도 없이 저렇게 생선들이 나와있다.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나타난 먹자골목 분위기. 골목 끝에서 끝까지 테이블이 깔려있고 식사하는 사람들로 바글바글. 관광객은 없고 대부분 현지인 분위기라 여기다 싶었다.

 

그래도 길에서 먹는 건 조금 찝찝한 기분이 들어 골목에 있는 비교적 깔끔해 보이는 가게에 들어가 주문한 죽 두 그릇. 저 닭죽.........아직도 생각난다.  한국에서 먹는 닭죽과 생긴 건 큰 차이가 없는데 국물 베이스가 한국보다는 강하고, 고수 약간과 샐러리가 들어있는데, 와. 너무 잘 어울린다. 내가 닭죽해서 이 야채들 넣는다고 나올 맛은 아닐 것 같은데. 계단 지란도 독특하고. 감기기운이 뚝 떨어지는 맛있다. 이렇게 오늘 아침, 점심으로 인해 홍콩을 와야하는 이유가 다시 생겨버리고. 나중에 찾아보니 이런 홍콩식 죽요리를 콘지(congee)라고 한단다.

 

그리고 아까 본 란퐁유엔으로 갑니다. 그렇게 맛있다는 밀크티를 먹으러. 먼저 현찰을 준비하고. 여기가 유명한 이유는 저렇게 망에 걸러내는 밀크티 때문이라고. 찾아보니 Silk stocking milk tea라고도 한다는데 설마 진짜 실크스타킹은 아닌 것 같고. 아이스가 조금 더 비싸다. 가게 앞은 어수선하고, 테이크아웃도 되고 안에서 주문해서 먹어도 되는데 굳이 앉아 먹을 필요는 없을 듯하여 테이크아웃으로 선택.

차 특유의 씁쓸한 맛이 훨씬 강한데 그저 달달하기만 하지 않아서 만족스러웠다. 한국에서 먹어본 밀크티 중 이런 맛을 내는 곳은 아직 보지 못한 듯. 아이스 한잔에 HK$22. 따뜻한 차는 1-2불 더 쌌던 것 같다.

 

 

 

돌아다니다 웬 깔끔한 몰이 보여서 입장. 여기 이름이 뭐였더라....여튼 매장 전반에 있는 브랜드가 홍콩 로컬 브랜드인 듯 했다. (아님 우리나라에 안 들어왔거나) 대부분 한국에서 본 적 없는 이름들. 전반적 분위기나 가격이 최고급도 아니지만 싼 가격도 아니었다. 주 타겟 고객이 관광객은 아닌 것 같고, 홍콩에서 중산층 이상 타겟인듯.

 

홍콩에서의 바바리샷. 여행 직전 감기 걸린 통에 여행 내내 마스크를 달고 다녔다. 이게 웬 민폐.....여튼 이 사진 찍었던 매장에서 예쁜 레이스자켓 구매. 가격이며 옷 퀄리티가 다 괜찮았다. 매장 둘러보고 화장실 해결하고 나와서 다시 이동. 빅토리아 피크로 가기 위해 피크트램 타러 이동.

 

 

 

가다가 명품샵 다 모여있는 몰이 보여 잠깐 들어갔더니 엄청 화려하게 해놓은 크리스마스 데코. 애들 진짜 많았다. 애들이 좋아할만한 모든 요소는 총집합에 사람들도 사진 찍고 난리. 너무 어수선해서 잠깐 둘러보고 바로 나옴.

 

센트럴 지역. 허리를 젖혀여만 겨우 끝이 보이는 마천루들. 불과 10분 거리의 시장판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쭉쭉 솟아오른 마천루는 위압감마저 느껴진다. 휴일이라 정장 입은 사람들은 없었지만, 여기는 금융가 느낌. 우리나라 역삼이나 강남과 비슷하고, 싱가폴 금융가도 여기랑 비슷한 분위기.

 

 

 

피크트램 줄 보고 바로 포기. 줄이 말도 못하게 길다. 사진에 다 담기지 않았지만 사진속 보이는 인원의 10배 가까운 인원이 알수없는 형태로 줄을 서 있다. 줄 요상하게 설라치면 어디선가 보안요원(?) 같은 분들이 나와서 강하게 제지하는 걸 볼 수 있음. 날씨도 뭔가 흐렸고, 야경은 다음에 또 와서 보면 되니까. 이유없이 줄 30분 이상 서는 짓 안 하는 나이기에 큰 아쉬움 없이 돌아섬.

 

 

 

더운 곳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야자수에 칭칭 감겨있는 전구 장식이라니.

 

밤이 되니 그제서야 느껴지는 크리스마스 분위기.

 

 

 

 

 

 

낮에 오리구이집을 우연히 지나가다 봤는데, 미슐랭 1스타이길래 기억해뒀다가 다시 찾았다. 운 좋게도 줄 안 서고 바로 입장.

하지만 오리는 이미 품절 ㅠㅠ 아쉬운 대로 닭요리를 시켰는데, 꽤 맛있었다. 엄마도 같은 메뉴를 시키심. 간장소스 베이스의 닭요리를 얹은 밥인데, 단촐하니 맛있었다. 내 스타일 메뉴. 주윤발이 자주 왔던 집인지, 곳곳에 가게 주인과 주윤발이 찍힌 사진이 걸려있다. 2015년부터 꾸준히 미슐랭 1스타에 등록되는 집인 듯. 1인당 HK$58,  미슐랭 명성을 감안하면 가격도 적당함.

 

 

우리가 마지막 손님이었다. 우리가 일어설 때 즈음에는 주방도 정리되고, 나와서 보니 셔터도 반쯤 내린다.

 

 

 

다시 큰 길로 나와 트램 타고 호텔로 귀가. 이렇게 첫날이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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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rindari
Stranger/'17 HK & Macau2018. 1. 14. 14:18

 

사람 붐비는 게 질색인 터라, 2017년 겨울 휴가는 성수기를 피한 1월 말이나 2월로 생각했었더랬다. 그러나 전공의(라고 쓰고 노예라고 읽는다)의 휴가는 원래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매력. 교수님 휴가에 맞춰서 휴가를 받는 바람에 엉겁결에 꿈의 휴가 기간인 크리스마스 주간에 휴가를 받았다. 사실대로 고백하자면 원하던 시기의 휴가가 아니라 그닥 내키지는 않았다. 하지만 남들은 휴가 내고 싶어도 못 내는 시기니 사정 모르는 사람들은 그저 부럽다고만 하고. 불평만 하지 말고 그냥 감사하게 갔다오자 싶어서 휴가를 계획했다. 어쨌거나 남편님은 시험 1주 전이라 휴가를 갈 수 없어 엄마랑 휴가를 가기로 결심. 나도 힘들고, 엄마도 나이가 있으신데 멀리 가기도 그렇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었는데 생각치도 못한 엄마의 러시아 여행 요청에 잠시 벙쪄있다가 이왕 이렇게 된 거 극한의 겨울을 겪어보자! 고 다짐했는데, 일정이 맞는 게 없어 결국 러시아 여행은 취소가 됨. 맛있는 거 먹고 편하게 놀자는 취지로 홍콩을 추천 받아 가게 되었다. 

 

비행기, 숙소는 2달 전에 잡고 책은 거진 한 달 전에 샀지만, 본격 휴가 시즌이라 당직 간격은 짧아지고 일이 확 늘면서 결국 책은 거의 읽지 못 했다. 입국 관련 정보와 교통편 관련 옥토퍼스 카드 사라는 것 외에는 별 숙지한 내용 없이 백짓장 같은 상태로 홍콩행. 심지어 호텔도 위치 잘못 알아서 홍콩섬 아니고 구룡반도에 잡은 줄 알고 있었다. 교수님이 구룡반도에 호텔 잡았니? 라고 해서 당당하게 네. 라고 말했는데 출발 1주 전 구글맵을 돌려보니 호텔이 홍콩섬에 있는 것을 확인.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휴가 3일 전에 감기에 걸렸다. 아프리카나 인도에 갔으면 조난 당할 기세. 그래도 휴가는 갑니다. 성수기로 환불도 안 되고 어쨌거나 놀아야되니까요.

 

 

그러나 12월 23일 역대급 미세먼지로 모든 비행기가 지연되고, 일본행 비행기는 무더기 결항 사태가 발생. 공항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연신 비행기 결항/지연 뉴스가 뜨는데 조마조마했다. 안 그래도 23일과 24일 표 중에 고민했는데 24일로 잡은 게 불행 중 다행. 밤 8시 비행기였는데, 5시쯤 도착한 공항은 난리도 아님.

 

모두 DELAYED. 우리 비행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2시간 지연 확정. 2층 식당은 그야말로 아수라장. 샌드위치는 그나마 줄이 없어 먹었는데 알바생 왈, '양배추 떨어져서 못 넣어드려요'  자리가 나는 대로 앉아서 먹고, 피난민 대피소가 별 건가. 옆 테이블의 일가족은 아기들까지 데리고 밥 먹느라 난리도 아니었다. 아저씨는 아기들 챙기다가 국 바지에 엎지르고....하...

 

 

 

탑승장 입구에서 부질없는 사진 놀이. 결국 3시간 지연이 되었다.

 

 

감격스러운 이륙 사진. 결항 안 된게 어디냐며...

 

 

 

 

비몽사몽간에 그래도 홍콩 인증샷이나 찍자며. 홍콩은 우리보다 1시간이 빠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8시 출국, 11시 반 도착, 숙소 오전 1시~2시 도착하고 취침이었으나 지연된 탓에 원래의 도착시간에 한국에서 출발,  홍콩 공항에 내렸을 때는 새벽 2시반 (한국은 오전 3시반), 숙소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와서 씻고 침대에 누우니 3시 반이 넘어있었다. 그나마 한국보다 1시간 빨라서 다행이었다.

 

졸린 눈만큼이나 초점없이 찍은 홍콩에서의 두번째 사진. 사진으로만 보던 빨간 택시는 실제가 더 멋졌다. 차안 공간도 넓고, 생각보다 쾌적해서 감탄.

 

홍콩은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다. 야간버스를 타고 이동할 계획이었지만 시간도 너무 늦고 피곤해서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잘 한 선택이었다. 택시로 30분 정도 걸렸는데 370 홍콩달러 (1홍콩달러=140원 정도). 여튼 첫 날은 스케쥴이 요상하게 꼬이면서 숙소 들어가서 씻고 쓰러져자기 바빴다. 본격적인 홍콩 여행기는 다음 블로깅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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