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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0.08 Kingsman: The Golden Circle (2017)
Films2017. 10. 8. 20:29

Kingsman: The Golden Circle (2017)

(스포일러 포함)

극장에서 별 생각 없이 봤던 1편이 너무 재미있었고, 그렇게 소문이 나면서 완전 대박이 났던 영화 킹스맨. 수많은 기대 속에 3년만에 2편이 나왔다. 명절 기념으로 추석 밤 늦게 관람. 연휴답게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도 극장은 만석이었다. 

 

 

줄거리는 심플하다. 1편에서 인질로 만났던 스웨덴 공주 틸디(한나 엘스트롬)와 알콩달콩하게 연애를 이어가며 킹스맨으로 살고 있는 에그시(테런 에저튼).  어느날 킹스맨 본부와 동료 요원들이 습격을 당해 모조리 몰살 당하는 일이 일어나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또 다른 요원인 멀린(마크 스트롱)과 킹스맨을 몰살 시킨 배후세력을 추적하던 중 미국에 킹스맨의 연합비밀 조직인 스테이츠맨을 찾았다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요원 해리 (콜린퍼스)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정체 불명의 둥그런 금 문신 외에는 배후세력의 단서를 찾지 못하던 중, 곳곳에 blue rash를 보이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포피(줄리안 무어)가 방송을 통해 본인이 전세계 마약을 유통하는 조직(골든 서클)의 수장임을 밝히고, 사람들에게 나타난 blue rash가 본인이 유통 시킨 마약에 신종바이러스를 섞어서 나타난 증상임을 공포한다. 그리고, 곧 감염자들이 마비를 일으키다 죽게 된다는 것을 알리며,  미 대통령을 상대로 해독제를 주는 조건으로 마약 합법화를 요구한다.  하지만, 평소 마약을 못마땅하게 생각해온 정부는 마약 중독자를 쓸어버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협상에 비협조적으로 나온다. 수 많은 중독자들이 곧 마비를 일으키고, 여자친구조차 감염이 된 걸 알게 된 에그시는 킹스맨의 복수, 그리고 감염자 구출을 목적으로 해리, 스테이츠맨의 요원 위스키와 함께 포피를 찾는다.  

 

마약 조직의 수장이라 대외적으로 나서지도 못 한채 캄보디아 오지의 미지의 유적에 숨어 지내는 포피. 고향인 미국을 그리워하며 1950년대 감성이 물씬 풍기는 거대한 왕국을 건설하고 포피랜드라고 부른다. 언젠가는 세상에 자신의 명성을 날린 날을 그리워하며, 용병과 각종 사이보그와 기계 도사견들이 지키는 포피랜드에서 살아간다. 

 

 

19금 영화답게, 킹스맨은 특유의 야하거나, 잔혹한 장면이 많다.  전작 1편 시크릿 에이전트에서 사람들이 가장 인상적으로 꼽았던 장면 2가지가 엔딩 즈음에서 켱쾌한 음악에 맞춰 머리가 폭죽처럼 빵빵 터지던 신과 스웨덴 공주가 에그시를 유혹하던 신이었다. 적당한 사실적 묘사와 적당한 CG의 혼합을 적당한 수위에서 조절한 덕분에 거부감 없이 웃으면서 볼 수 있었던 장면들이다. 처음에는 영화를 보면서 왜 19금이지? 싶다가 이유를 알게 된다. 

 

 

킹스맨의 매력 중 하나가 잔혹한 장면을 다소 만화적인 설정으로 표현하여 장면에 대한 거부감을 적당히 분산시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매력이 주요 인물인 포피의 등장신에서 이미 삐끗한다.  규율을 어긴 부하를 분쇄기에 갈아버리고, 분쇄기에 갈려 나온 고기로 햄버거를 만들어 또 다른 자신의 부하들에게 먹으라며 내주는 포피의 미소는 킹스맨 특유의 유쾌함보다는 섬뜩함이 더 두드러진다.  또, 에그시가 골든 서클의 배후를 알아내기 위해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 참가해서 골든서클 멤버의 여자친구에게 접근해 추적장치를 심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과 관련해서는 영화 개봉 이후 기사가 나기도 했는데, 굳이 저런 무리수 설정을 넣어야했나 싶었다. 오히려 1편에서 나왔던 스웨덴 공주가 에그시를 유혹하던 신이 더 야할지언정 솔직하고, 거부감이 없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장면은 원래 좀 더 야한 설정이었는데, 직설적으로 표현하기는 뭣하고, 여자친구를 두고 다른 여자와 잠자리를 가져야하는 에그시가 이를 내켜하지 않는 설정상 수위를 조절하다보니 나온 아이디어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수다. 차라리 에그시가 처음 생각했던 대로 코에 넣는 설정이면 엄청 웃긴 장면이라도 됐을 텐데, 그냥 보면서 읭 스러운 생각만 계속.

 

 

오락영화로서의 기능은 충실하게 이행했다만, 확실히 전작인 1편만 못 하다. 청불 수위의 장면도 오히려 돌직구로 갔거나 차라리 좀 더 우아하게 표현했으면 좋으련만 부적절한 연출과 유머에 대한 무리한 욕심은 기발함도, 킹스맨 특유의 유쾌함도 모두 놓친 것 같아 아쉽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추적장치를 차라리 코에 넣었으면 좀 더 웃겼을 거라고. -_-

무엇보다도 별로였던 것은 2편의 전반적인 전개나 줄거리가 마약 중독자를 옹호하는 느낌이라서 어이가 없었다고 해야하나.  영화에서는 포피가 납치한 엘튼 존(너무 늙어버림 ㅠ)은 물론 에그시의 여자친구이자, 스웨덴 공주인 틸디조차도 drug user로 나온다. 어찌보면 그 만큼 마약이 많이 퍼져있다는 은유겠지.  포피와의 협상을 촉구하는 정부 요인 중 하나 역시 마약을 사용했었다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이유가 가관이다. 하루 20시간씩 1주일간 일하려면 약이 없으면 안 된다고. 호기심이든 뭐든 치료목적이 아닌 마약 사용은 당연히 잘못 된 거다. 게다가 마약 중독자에게 아내와 아이를 잃은 요원인 위스키는 왜 이렇게 잔인하게 죽이는 건지. 줄거리상으로도 위스키의 배신은 충분히 납득 가능한 설정이건만 정작 마약을 유포 시킨 장본인인 포피가 비교적 평화롭게(?) 죽는 것에 비해 위스키의 죽음은 너무나도 잔인하다. 영화 끝나고 나오면서 남편이랑 이거 감독 조사해봐야된다고, 약 하는 거 분명하다고까지 얘기함. -_-;;

 

호기심에 한 두번 써본 사람이나 치료목적으로 이용한 사람들까지 이렇게 버려야겠냐는 외침에 죽여서라도 마약 중독자를 다 쓸어버리겠다는 미 정부의 입장은 물론 옳지 않지만 마약에 대한 기본적 자세는 맞다고 생각한다. 오락영화에서 너무 많은 기대를 하는 걸 수도 있겠다만, 사실 마약사용이 지금도 실제로 많은 문제가 되는 건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그나마 낫다만 미국은 약쟁이들을 위한 재활시설까지 있는데, 영화 끝자락에 지나가는 자막 한 줄이나 대사 한 두마디로도 마약에 관해 정부가 어떻게 대처하겠다, 이런 장면이 나왔으면 싶엇는데 그냥 그래놓고 해독제 찾아서 다들 살아났으니 끝, 해피엔딩이고 에그시는 공주와 행복하게 살았으며 3편도 나올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급 마무리하는 게 참 아쉬웠다. 그래도 간만에 부담없이 생각없이 본 킹스맨은 반가웠다. 1편에 비해 확실히 테런 에저튼은 더 멋있어졌고. 그리고, 1편만큼 잘 찍을 거 아니면 제발 3편은 나오지 말아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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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rind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