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ranger

La La Land (2016)

예전에 미쿡에서 교환학생으로 잠시 지내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던 한 수업에서 캘리포니아의 별칭이 lala land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날씨가 좋다보니 사람들이 그저 즐겁고 딱히 별 생각이 없다고 붙여진 별명(?)이라던가.

그래서 그랬는지 몰라도 라라랜드는 뭔가 끌리면서도 딱히 보고 싶지 않았던 영화였다. 이 영화를 본 주변 사람들의 평이 대체적으로 기대 이하였다는 말이 많았고, 한 가지 더 고백하건데, 남주역의 라이언 고슬링이 아주 어릴 적 만났던 구남친과 비슷한 이미지(적어도 내 기억 속에는)라 웬지 모를 묘한 느낌도 있었기 때문이다 (남편 미안...ㅋㅋㅋ)

그래서 기대를 딱히 안 해서인지, 아니면 내가 생각했던 줄거리/장르와 달라서인지 볼라도 막상 영화는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부담스럽지 않은 두 배우의 노래와 목소리, 엠마 스톤의 화사한 원색 드레스, 별이 가득한 플라네타리움에서의 두 사람은 너무 예뻤다. 서로의 꿈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막상 그 꿈대로 살아갈 수 없는 냉혹한 현실조차도 구질구질하지만 그 질척거림이 과하지 않게 표현되어 그런 모습조차도 예쁜 영화였던 것 같다. 

현실적인 결말은 안타까웠지만, 두 사람이 서로를 아름답게, 또 의미 있게 기억하고, 꿈을 이루면서 살게 되는 하나의 방법인 것 같기도 해서 보는 내내 싱숭생숭. 역시 사랑도 여유가 있어야 하는 법이구나 싶어 새삼 짠했다. 존 레전드가 나와서 한번 더 놀란 영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