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ing (2018)
딱히 관심이 가는 영화도, 더욱이 영화관에서 볼 생각도 전혀 없는 영화였는데, 우연히 본 평가들이 너무 좋아서 주말 밤 충동적으로 예매해서 봤다. 결론은 매우 만족. 어디선가 본 한줄 평가는 '아빠가 딸의 SNS를 턴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호러'라는 내용이었는데... 어쨌거나 오랫동안(아이가 어릴 때부터) 온 가족이 컴퓨터를 함께 잘 활용했던 탓에 가능했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딸이 갑자기 실종되고,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아버지는 고군분투한다. 몸으로 뛰는 테이큰 류 등과 달리 이 영화 속의 아버지는 컴퓨터와 핸드폰을 이용한 구글 등을 통한 검색과 각종 SNS를 통해 딸의 흔적을 차근차근 찾아나간다.
늦은 밤, 모니터 위에 평화롭게 떠다니는 화면보호기, 딸에게 연신 걸려오는 전화, 그리고 웹캠 속 잠든 아버지의 모습이 한 화면에 담겨져 있는데, 이 익숙한 구성만으로도 딸에게 뭔가 위험이 닥쳤음을 보여준다. (나중에 영화 관련 정보를 찾다 알았지만, 화면 속 비쳐지는 약통이 수면제 등일 가능성이 높고, 그래서 이 약을 먹었을 아버지가 전화를 받지 못하는 것 같다는 썰이 있었음)
다음 날이 되고 나서야 딸이 실종되었음을 깨닫고, 딸을 찾아가는 아버지의 일련의 과정 속에서 부수적으로 보이는 여러가지 모습들은 우리가 인터넷과 핸드폰 등으로 대변되는 이 놀라운 기술들이 얼마나 발전했고, 또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얼마나 깊숙이 스며들었는지를 보여준다. 손가락 한 번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누군가가 뭐를 하고 있는지, 어디 있는지 단 번에 찾아낼 수 있는 세상이 되었지만, 정말로 결정적이고 필요한 순간에는 그런 것들이 의미가 있는 것인지, 그 많은 정보들을 갖고 있음에도, 정작 같은 집에 사는 가족에 대해서 정말 잘 알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YES라고 대답하기 쉽지 않음을 일깨워준다. 페이스북을 포함, 각종 SNS에서 친구 혹은 지인이라는 이름으로 표현되는 그 모든 관계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피상적인 것인지, 몇 글자나 이모티콘 등으로 얼마나 감정을 포장하기 쉬운지, 각종 루머와 음모론이 생성되어가는 섬뜩한 에피소드들이 촘촘하게 엮여 영화라고만 보기에 불편할 정도의 생생한 긴장감을 준다.
그 동안 늘 보아오던 영화적 화면 구성이 아닌, 우리가 늘 들여다보는 모니터 속의 모습이라던가, 페이스타임을 통한 화면만으로도 영화가 허술하다던가 답답한 느낌 없이 전개되는데, 감독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감탄하면서도 우리가 그 만큼 모니터 속 세상에 얼마나 익숙해져있는지 느껴져서 다소 섬뜩하기도 했던 이야기. 감독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TMI )
1) 주연이자 아버지 역인 존 조가 동안인 탓에 나이들어보이는 분장을 했다고. (실제나이는 1972년생)
2) 딸 역을 맡았던 배우는 실제로 30대 (!!!) -> 사실 이건 알고 봤는데, 알고 봐도 놀랍다.
3) 실제 촬영은 13일동안, 그러나 편집에 2년이 걸렸다고 한다.
★★★★☆
한줄 평가 : Google rules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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