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2013)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여진구라는 배우는 사실 드라마 해품달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나이를 알고 좀 놀랐던 기억이 난다. 당시 주인공들의 아역을 맡은 여진구와 김유정이 워낙 좋은 연기를 보여준 덕에 오히려 성인연기자들로 넘어가는 거에 대해 (시청자)반대 의견도 많았던 것 같다. 물론 김수현은 여진구의 뒤를 성공적으로 잘 이어 받아 톱스타로 등극했고, 한가인은 연기력 및 너무 연상으로 보인다는 둥 악플에 시달렸지만....
각설하고 요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아역배우들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미술이나 음악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도 대단하지만 연기에 대한 재능이 가장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연기는 자기 중심도 잘 잡혀있어야 하는 한 편 그 역할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타고난 감각이 없으면 잘 소화해내기 힘들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여진구는 참 대단한 재능을 가진 아역 배우이고, 이대로 성인배우가 된다면 참 훌륭한 배우가 되지 않을까하는 사견.
한줄짜리 요약을 해보자면 5명의 범죄자 집단을 아버지라 부르며 성장한 소년 화이의 이야기인데, 조금 과장을 보태서 이야기해보자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대천사를 타락시키려는 악마의 이야기 같기도 하다. 신의 아들을 꾀어서 악마로 만들고, 그럼으로서 자신의 절대성을 증명하고 싶은 악마의 이야기랄까. 영화의 부제에서도 나타나지만 이 영화에서는 '괴물'이 등장하는데, 영화 속 인물들 중 단 2명만이 괴물을 본다. 화이와 석태(김윤석). 괴물은 절대 악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화이의 무의식적인 공포 등을 표현하는 이중적인 의미를 갖기도 한다. 석태는 이 괴물을 화이와 자신만이 본다는 이유로 화이를 자신과 같은 부류라고 믿고 싶어한다. 하지만 두 사람처럼 눈에 보이지 않아도, 아마 누구나 마음 속에 괴물이 있을 것이다.
니체가 아마 그랬다지.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도 과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괴물의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 본다면, 그 심연 또한 우리를 들여다 보게 될 것이라고... 영화 화이는 이 니체의 말로 대신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한 발짝 더 나아가 해석해본다면 화이와 석태가 각각 괴물을 대하는 방식에 따른 두 사람의 차이를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절대선을 상징하는 화이를 통해 오히려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순간을 이야기한다.
5명의 아버지는 나름의 방식으로 화이를 사랑했었던 것 같다. 물론 그 사랑의 방식이 옳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출연 배우 모두가 워낙 쟁쟁한 연기파들이라 연기로는 특별히 깔 게 없었고,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도 분명하지만 스토커처럼 뭔가 수작이라고 선뜻 이야기하기는 뭔가 아쉬운 영화. 개인적으로는 영화 오프닝이 인상적이었다.
★★★
한줄 평가 : 성선설, 성악설은 모두가 맞는 말 같다는 지극한 사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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