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gapore - 2
둘째 날이 밝았다. 싱가폴에서는 처음 맞이하는 아침. 피로 누적도 있고, 친구가 건강상 무리할 상황이 아니라 느지막하게 늦잠을 자고 일어났다. 집 앞으로 버스를 타러 갔다. 싱가폴은 도로가 한국과 반대방향.
친구가 사는 곳은 east coast 쪽으로 약간 외곽 쪽이고, 시내로 나가려면 버스나 택시를 타야 한다. 아점을 간단하게 먹고,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약 15분을 달려 시내 중심가로 갔다. 오늘은 Merlion Park와 Marina Bay Sands mall (MBS mall)를 들를 예정.
이것이 그 유명한 Marina Bay Sands Hotel.
건물 꼭대기에 3개의 타워를 잇는 수영장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보면 크다 혹은 멋있다는 느낌은 그닥 없었고, 마치 타워 위에 거대한 배를 얹어 놓은 듯한 모습이 다소 기묘한 느낌이었달까.
야경을 못 보면 싱가폴을 즐기지 못한 것이라고 할 정도로 싱가폴에 왔다면 반드시 하고 가야할 일 중 하나라고 한다. 그 만큼 야경이 멋지긴 하다. 그런 야경을 보기 위한 5대 view point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곳, Marina Bay Sands의 꼭대기라고 한다. 수영장은 투숙객에게만 개방되어 있는데, 객실료가 아무리 싸게 잡는다고 해도 하룻밤에 30만원을 넘어가는 가격이기 때문에(친구 말로는 호텔이 지어진 초기에는 하룻밤 숙박료가 90만원에 육박했다고..)보통 싱가폴 여행 일정 때 일정 중 하룻밤은 이 호텔의 수영장을 쓰기 위해 호텔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수영을 위한 수영장이 아니라 야경을 위한 수영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막상 호텔 내 객실은 굉장히 만족스러워 하는 경우는 잘 못 봤다고 한다. 나는 친구 덕분에 호텔을 이용할 일이 없었지만. 대신 나는 꼭대기의 KU DE TA club을 갔다. 클럽은 다음날 갔기 때문에 야경에 관련된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싱가폴의 상징인 Merlion. 머리는 사자, 몸통은 물고기의 형태로 싱가폴의 상징이라고 한다. 오리지날은 Sentosa에 있다. (이 역시 다른 날 일정이었기 때문에 다음 포스팅을 참고)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앞에서 물을 받아먹는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시즌이 시즌이다보니 한국인 관광객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중국인들, 그리고 유럽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서양인들.
큰 멀라이언 뒤에 귀여운 미니미 멀라이언이 또 있다. 타일로 모자이크처럼 만든 형태.
바로 전날만 해도 추운 한국에 있다보니 갑작스런 더운 날씨에 정신이 없었다. 스타벅스 들러서 친구와 나란히 프라푸치노를 마시며 땀을 좀 식힌 뒤 파크 주변을 돌아 MBS mall로 갔다.
MBS mall로 들어가는 길에 있던 예쁜 꽃나무. 적도에 가깝게 위치한 열대지방이다 보니 식물이 다양하고 예쁜 게 많다. 타히티에서 본 티아레아 비슷한 꽃도 있었던 것 같은데 여튼.
싱가폴에서 처음 먹는 비한식 메뉴. 워밍업 차원에서 강한 현지 음식 대신 딘타이펑을 갔다. 한국 명동에도 매장이 들어온 걸로 알고 있는데, 정작 가보지는 못했다는. 거긴 비싸다는데 여기는 적당한 가격. 사람이 많아서 대기 리스트에 올려놓고 10분 정도 기다리다 들어갔다.
밥 먹고 뭉개적 거린 뒤 다시 구경 시작.
싱가폴은 1년 내내 한국의 여름 날씨가 계속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나마 내가 간 2월은 겨울에 속해서 덜 더운 편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한 낮이 섭씨 28~32도였고, 습도도 꽤 높은 편이다. 날씨가 날씨인 만큼 실내나 교통(버스, 지하철, 택시도)은 냉방이 굉장히 잘 되기 때문에 얇은 가디건 등의 긴 옷은 필수로 챙겨야. 문제는 갑작스러운 더운 날씨 탓에 정신 없어서 MBS mall 내 사진을 하나도 못 찍었다. -_- 몰 내는 여의도 IFC mall과 비슷한 느낌. 깔끔하고, 온갖 다양한 매장이 들어와있다. 하지만 한국과 같은 브랜드라 해도 한국에 없는 다양한 모델이 들어와있고, 데코도 잘 해놓은 편. ZARA (자라) 매장에 들렀었는데, 한국의 자라와 수준이 다르다. 한국에 자라가 들어오기 전 미국에서 본 자라는 괜찮은 브랜드였는데, 현재 한국에서는 영 아니라는 느낌. 디자인을 떠나서 가격대비 옷의 질이 너무 구리다는 느낌이었달까. 반면 여기는 적어도 싸구려를 갖다 놓는다는 느낌은 없다. 블라우스 괜찮은 거 하나 있었는데 고민하다가 그냥 포기.
온갖 매장을 둘러보고 마지막 일정으로 TWG로 갔다. TWG는 싱가폴의 명품 Tea 브랜드. 방금 검색해보니 지난 달 말 한국 청담동에 salon이 생겼다는 기사가 있....네.. 티만 파는 매장 데코가 화려해서 예쁜데 안에서는 사진을 못 찍게 해서 밖에 카페에서만 찍은 사진.
French earl grey와 차로 만든 아이스크림. silver moon 하고 white jasmine 어쩌구 하는 아이스크림이었는데, 아. 진짜 맛있었다. 친구랑 먹는 내내 맛있다 맛있다 감탄하면서 먹었다는. 마카롱과 아이스크림이 차를 베이스로 하기 때문에 향이 확실히 다르다. 가게 되면 차만 먹지 말고 꼭 마카롱과 아이스크림 추천!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나도 정작 마카롱은 안 먹었다는. 여튼 이 날은 몰 구경하다가 하루가 다 갔다. 이걸로 둘째날 일정은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