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oto to Fukuoka Day #3, 2019
교토를 떠나는 날 아침. 등교하는 학생들과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뒤섞여 길에 가득하다. 일상의 모습이 풍경처럼 느껴질 때 여행객임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후쿠오카행 신칸센은 오전 9시 출발. 일찍 나왔더니 여유가 있어 첫날 갔었던 KURASU 를 다시 가기로 했다.
이른 시간에도 제법 많은 관광객들. 첫 날에 더워서 (차마) 먹지 못 했던 따뜻한 라떼를 시켰다.
살짝 쌀쌀한 온도에서는 아무래도 몽실몽실한 우유거품 아래 쌉싸름하고 따뜻한 커피가 흘러들어오는 느낌이 더 좋다. 물론 출근했다면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사발처럼 들이키고 있겠지만 난 관광객이니 감성충만하게 먹어야지. 교토에서 먹었던 커피 중에는 여기가 가장 좋았다.
승강장에서 열차 기다리는 중. 남펴니는 현지 직장인 마냥 위화감이 없어보이고....일본어라고는 아리가또 스미마셍 말고는 1도 못 하는데 희안하게 일본만 가면 현지인 같아 보인다 ㅋㅋㅋ
관광객과 학회 참석자의 온도차. 2시간 반 정도 걸려 후쿠오카에 도착했습니다. 기차 안에서 삼각김밥 하나를 먹긴 했지만 택도 없어 미리 검색해둔 우니동 맛집으로~~~~
구글맵에도 꽤나 높은 평점으로 뜨는 맛집. 기본 2조각을 얹어주고, 장어를 한 덩이씩 추가할 때마다 600엔씩 차이가 나는데 3덩이로 시키면 보통의 성인 기준 적당한 양인 듯하다. 소금에 절인 야채 조각들, 보통 많이들 내주는 미소장국 대신 버섯과 장어내장으로 끊인 맑은 국도 깔끔하니 맛있었다. 후쿠오카에서의 첫 식사도 성공적.
일단 택시를 타고 호텔에 들러 짐부터 맡기고 남펴니 학회를 등록하기 위해 컨벤션 센터로 갔다. 호텔로 갈 때 탔던 택시기사님 정말 친절하셨음. 지나가다 함박스테이크 맛집 추천해주셔서 일정 중 가봐야지 했지만 결국 가지는 못하고 ㅠ 컨벤션 센터에서 등록 후 다시 관광객 모드로 ㅋ
숙소에서 10분 거리의 캐널시티로 일단 이동.
남편은 저녁에 학회차 교수님과 약속이 잡혀 있는 상태라 간단하게 주전부리나 먹기로 해서 첫 시작은 타코야끼로. 가장 기본으로 시켰더니 (한국과) 별다를 것 없는 맛이었다.
서서 마심이라는 친절한 한국어가 적힌 간판의 미니스탠딩바에서.
싹싹하고 우리 사진도 찍어주시던 사장님.
닭모래집 튀김과 구운 명란은 훌륭한 선택. 이번 여행에서는 음식은 실패한 적은 없는 듯. 시간이 살짝 남아 카페로 갔다.
톰과 제리가 나오는 카페 ㅋ 성인이 되고 나서 새삼 느낀 거지만 제리는 정말 못된 쥐xx 였음 ㅋㅋㅋ
보통 라떼를 먹으려다 추천메뉴에 있기에 선택해 본 티라미슈라떼. 가운데 떠 있는 티라미수크림이 호로록 넘어가면 에너지가 채워지는 달콤함. 내가 딱 좋아하는 정도의 단 맛이라 마음에 쏙.
남편은 교수님 만나러 가고 나는 일단 호텔로 복귀. 회식 때 야키니쿠 먹고 왔다면서 와이프는 왜 안 데려왔냐고 물으셨다고 ㅋㅋ 아니 그럼 미리 말씀해주셨어야져...(-.,-) 여튼 밤 문화 체험을 위해 나스카강 주변의 포장마차 거리로 향했다.
때마침 열리는 천년야시로 관광객들이 바글바글. 럭비월드컵까지 겹친 탓에 유럽에서 온 관광객 천지였다.
포장마차 앞 식탁은 자리가 없어 강변에 앉아 먹는 이들도 가득하다.
모히또 한 잔 사고...알쓰라 논알콜로 주문.
천년야시는 아무래도 시기별로 열리는 곳인 듯하고 길 건너편이 진짜 포장마차거리. 호객행위도 장난 아니다. 포장마차마다 잘 보면 간판이 있는 상단 근처에 작게 운영자의 사진과 이름이 걸려있다. 현찰로 계산하기 때문에 벌이가 제법 상당할 듯.
여튼 우리도 앉았다. 맛있어보이는 건 다 시켜봅시다.
일단은 어묵부터. 역시 푹 삶은 무는 사랑입니다. 뜻밖의 발견은 함께 나온 곤약. 쫀득쫀득하면서도 어묵 삶은 육수가 살짝 배어 나오는 게 일품이다.
각종 꼬치도. 내장은 조금 타서 아쉬웠고...뭔가 아쉬워하던 찰나에 사장님 뒷편을 보니 거대한 솥에서 연신 뽀얗게 끓어오르는 하얀 육수에 바로 삶은 라면사리를 담아 연신 나가는 게 보이길래 이 집은 라면맛집일거라며 추가 주문했고
역시 선택은 옳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평생 먹은 일본라멘 중 베스트. 배가 불러도 연신 들이키게 되는 구수하고 뜨끈한 국물.
이렇게 후쿠오카의 첫 날이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