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Jul 2019

kirindari 2019. 8. 3. 13:53

​흰바지(?) 기념샷.

 

한가했던 어느 날 점심, 카페 가서 노닥거리기도 해보고.

 

7월의 호캉스 첫번째 여의도 콘래드. 3년차 때 학회로 왔던 게 거진 1년 반 전이다. 퇴근하고 집에서 정리하다보니 9시 넘어서 도착. 저녁도 해결하고 간 터라 방에서 좀 쉬다가 루프탑 바인 vertigo로.  

 

논알콜 시그니처 칵테일이 있길래 주문했는데 피나콜라다 느낌으로 생각보다 괜찮았다. 사이드로 시킨 감튀도 강추. 비싸긴 했지만 비싼 값은 하더이다. 금요일 밤인데다 주변이 온통 회사이다보니 멋있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 방에서 쉬다 나온 터라 편하게 옷을 입었더니 약간 뻘쭘했지만, 뭐 좋은 곳에 잘 꾸미고 온 사람들 본 재미도 쏠쏠. 바깥쪽은 쇼파로 된 곳도 있는데 거기는 10만원인가 더 줘야 앉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하더라. 단체로 여름밤에 올 때 괜찮을 듯 했다.

 

​이름에서 주는 이미지 탓인지 초고층에 있을 줄 알았건만 기대와 달리 9층에 있었고, 바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고층 건물들에서 내려다보고 있을 것 같은 아찔한 느낌을 준다. 바람 맞아가면서 노닥거리다 보니 어느 덧 주변 건물들도 하나씩 불이 꺼지고 잔을 비우고 방으로 컴백.

 

​호캉스의 최대매력은 쾌적한 방 커다란 침대에서 보는 TV

 

 

​인터넷을 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앱 flightrader24. 하늘에 지나가는 비행기가 보일 때 앱을 실행한 뒤 비행기를 카메라 렌즈로 담으면 실시간으로 해당 비행기의 항공사와 기종, 출발지와 목적지가 뜬다. 쓸모라고는 1도 없는 앱이지만 재미삼아 다운 받아봤는데, 신기하면서도 조금은 오싹한 느낌. GPS를 이용한 원리라고.

 

 

기이한 하늘.

​생일 선물로 안경을 새로 해드림. 백화점을 갔다가 너무 비싼 것(테만 거의 백만원대)들만 있길래 코엑스로 넘어왔다가 발견한 매장 파피루스. 지나가다 보기만 했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디자인도, 가격대도 괜찮았다. 무엇보다도 신기했던 게 각종 신기한 기계들로 시력 측정 및 안경렌즈와 실제 안구의 각도를 맞춰주는 시스템이 신기해서 옆에서 구경하는 재미도 상당했다. 라식을 하고 나서 안경 쓸 일이 없어서 다행인 건지.

 

​특급치즈계란말이. 남은 계란 다 쓴다고 6개를 넣었다가 양이 너무 많아서 꾸역꾸역 먹어버림..

 

 

​어느 날의 미친 ESD 기록. 오후 4시쯤 시작했는데 9시 반이 넘어 끝났다. -_- 웬만하면 사진 안 남기는데 이건 정말...남길 수 밖에 없는 사진. 핀 꽂는데 정신이 나갈 지경. 옆에서 보고 있는 나도 힘이 빠지는데 기저질환 때문에 sedation 이 완전히 되지도 않아 시술 중간중간 환자 분이 발작적으로 일어나려고 하는 게 충분히 이해가 됨. 하지만 더 슬픈 건 병리 결과에서 margin positive가 나와 추가시술을 얼마 전에 다시 했다는 이야기...이번에도 양성 나오면 수술 확정인 거고, 그 몇 시간이 헛수고가 되는 느낌이랄까. -_- 같이 스크럽 섰던 간호사 선생님 왈 이런 시간을 들여 하는 술기라기에 인건비도 안 나오는 짓이라며 몇 번을 개탄함. 그래도 4시간 넘게 서서 짜증 한 번 안 내고 묵묵히 시술하시던 교수님이 새삼 존경스러워 보이던 날. 인내심이라는 것도 분명 타고난 성품 중 하나인 듯 하다. 나는이런 시술을 할 성격이 절대 못 된다는 것을 그날 하루에도 몇 번이고 확인하게 됨. 

 

 

 

​집에서 라인 잡는다고 난리 친 날. 제가 c line하고 a line만 잡아봐서 서툴어서 미안합니다......

 

 

 

​병원 근처 새로 생긴 마라탕집 라공방. 깔끔하고 괜찮았다. 하지만 얼마 뒤 마라탕 위생문제가 기사가 터졌지

 

 

​병원 카페. 자주 가서 늘 반가워하시는 주인 분께서 복날이라고 닭다리(ㅋㅋ)를 주심

 

 

 

​7월 호캉스 2탄 용산드래곤시티서울.

부페 가격이 4-5만원 대라 별 기대를 안 했는데, 가성비 가장 괜찮은 부페 중 하나였다. 블로그후기도 괜찮고. 여름에 방어를 먹게 될 줄은 몰랐는데, 방어 매우 훌륭했다.

​한강뷰. 그나저나 이 넓은 빈 녹지는 무엇이 되려나. 서울도 뉴욕의 센트럴 파크처럼 아예 큰 녹지를 만들어도 좋을 텐데 여기마저 아파트가 들어서려나 싶어 뭔가 안타깝다.

 

​조식은 오믈렛이죠. 프렌치 토스트 완전 맛있었고, 하지만 치즈랑 햄은.....쉽지 않다. 햄과 치즈에 부딪힐 때마다 유럽장기여행은 나에게 무리일 것 같다.

 

 

​집에서 블루베리 몽땅 털어놓고 꿀 뿌려 먹는 요거트.

 

그리고 월급날이 지나고 이렇게 되었습니다.

 

 

 

이번 달은 예상치 못하게 바쁜 달이었다. 7월에 턴이 바뀌면서 새로 파트를 짜는데, 가장 빡센 파트를 맡은 친구가 다리를 다치고 수술을 하는 바람에 교수님이 배려(?) 차원으로 한 달만 너가 해라 라고 해서 졸지에 받게 된 것. 옆에서 보고 힘들 거라는 걸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심한 파트였던 것 ㅠㅠ 데일리 시술에 온갖 뻘협진은 물론이고 8시면 거진 칼 같이 회진 도시는 과장님 덕분에 매일매일 아침 6시반 기상에 저녁은 탈진해서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게다가 위에 사진 올렸던 그 문제의 시술 날. 아침 7시에 출근해서 밤 10시에 온 그 날 이후 주말에 감기까지 걸려 겔겔거렸지만, 그래도 나름 무사히 한 달 잘 넘어갔고, 교수님 옆에서 이런 저런 것들을 많이 배워 나름 유익했더랬다. 이제는 정말로 턴이 바뀌어 1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남은 기간동안 많이많이 얻어가야지. 남은 여름 아깝지 않게.